사실 주위에 길냥이들 많잖아요.
그래서 그냥 오다가다 보이면 불러보는 정도였는데요.
엊그제 제가 자주가는 산책로에 길냥이가 한마리 있더군요.
그래서 평소 하던대로 '냐옹냐옹' 했더니 다른 길냥이하고는 다르게
저한테 다가오더군요. 그래서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목도 만져줬더니
앵깁니다. 눈도 지긋이 감고 쓰다듬어 주는것을 좋아하더군요.
그러다가 배가 고픈지 궁금해서 배를 만져봤는데 배도 너무 홀쪽한데다가
아무래도 임신중이거나 아니면 새끼 낳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느낌이 들더군요.
혹시나 새끼를 낳았다면 어미가 이렇게 배를 주리면 아이들한테 어떻게 젖을 먹이나
생각이 들어서 참치캔을 사서 줄까 생각하다가 참치캔 사오면 이녀석이 다시는
안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차에 싣고 마트로 가서 참치캔 산 다음에
그 녀석이 있던곳으로 다시 와서 참치캔을 주려고 했는데 녀석이 차에 오르는건 경계하더군요.
그래서 근처 마트로 참치캔을 사러 갔습니다.
가면서 니가 기다리면 먹을 복이 있는거고 없으면 먹을복이 없는거다
이러면서 잽싸게 참치캔 사가지고 와서
불렀더니 어느샌가 제 쪽으로 뛰어 오더군요.
그래서 저도 기쁜 마음에 참치캔 얼른 하나 열어서 줬더니 잘 먹습니다.
종이컵에 물도 좀 따라주고 잘 살아라 하고 왔더랬죠.
궁금해서 오늘 다시 가봤습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데 혹시 있을까 하면서 갔는데 어느 차 밑에 녀석이 보이더군요.
어제 사놨던 참치캔이 있어서 얼른 하나 꺼내 줬더니 와서 잘 먹습니다.
근데 잘 먹던 녀석이 갑자기 참치를 한입 물고 빗속을 뚫고 달리더니 숲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따라가 봤더니 거기에 냥이 새끼들이 있더군요.
일단은 두마리만 보였는데 더 있을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자기 배를 조금 채우더니 바로 새끼들 생각해서 참치 물고 빗속을 뛰어가는
녀석을 보면서 약간 뭉클해 지더군요.
모성은 정말.......
새끼들 너무 귀여웠어요...
새끼들한테도 먹을것좀 주려고 했는데 많이 경계하더군요.
오면서 '내일 다시 올께' 하고 왔는데,
내일은 사진 몇장 찍어 와야 겠어요. ㅎ
늦은 시간에 녀석들이 눈에 살살 밟혀서 적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