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 형제들 사이에 딸 하나이고,
대학도 남녀 공학에서도 공대를 나왔어서 좀 성격도 무던하고, 남자같다는 얘기도 듣기도 한 편이예요.
여고를 나왔지만
여자애들 무리가 많이 모여있는 것은 내 스탈이 아니다.. 하면서
친구를 한두명하고만 깊게 사귀면서 그냥 공부를 열심히 하고,
세상과는 담을 쌓은듯이 책을 파고들던 타입이였어요.
그런데 어쩌다보니 선낵한 첫 직장이 여자들이 무지 많은 곳이였어요.
그때만 해도 몰랐는데, 여자들 많은 조직이 얼마나 뒷말이 많고 암투가 많고, 시샘과 질투가 많은지-
정말 저는 그곳서 일 자체보다는 여자들 조직이란 곳의 쓴맛을 더 많이 본듯해요.
그곳서 정말 속앓이도 많이했고,
눈치나 센스 (?) 가 없는 탓에 - 이건 제 성격이니 뭐 어쩔수 없고..- 오해도 많이 받고, 뒷담화도 많이 들었죠...
사회 생활이란게 머릿 속 지식뿐만이 아니라 사람간의 대응이나 눈치빠름, 상사의 비위맞추기
이런게 더 필요한데 저는 사실 그런쪽으론 맹탕이였거든요.
탁- 치면 탁-하고 반응하는 편이 아니라, 띠용- @.@ 하고 얼어버리는 편...
그러니 여자들끼리의 입방아에도 참 많이 올랐었겠지요...;;
그 곳의 분위기에 너무 지긋지긋해 하고, 여자들 모인 분위기가 참 싫다하면서 4년을 있다가
회사를 옮기고 시간이 흘러흘러 그 첫직장이 어느덧 10년 전 일이 되었네요.
첫직장서 만난 사람들 중 3,4명과는 계속 인연이 이어져서 간간히 만나기도 하고, 서로 결혼식도 가주고 하다가-
애기를 낳고 집에서 쉬다보니 그 친구들도 전업맘이고, 집도 얼추 가까운 거리이고 해서
외롭고 심심하다 보니 좀 다시 자주 만나게 되었어요.
애기들 연령도 비슷하고, 사는 동네도 비슷하고, 종종 만나서 애기 키우는 얘기도 하고,
사는 얘기도 하면서 외로움도 달래곤 했지요.
외로워서인지 이렇게 애기들 데리고 모여서 만나고 나면 좋더라구요. 시간도 잘가고-
어쩌다보니 애기데리고 부부동반으로도 몇번 만나고,
저녁 식사들도 같이하면서 남자들끼ㅣㄹ도 친해졌고요.
그런데 얼마전 그 모임 중 한명이 남편 따라 미국을 가게 되었는데 ( 남편이 꽤 좋은 회사에 스카웃..)
그 친구가 빠진 다음 모임에서 그 친구 뒷담화가 나오더군요. 것도 좀 심하게....
심지어 그 친구가 외국 가기 전에 집안 살림을 깨알같이
다 중고사이트 통해서 팔았다는 것까지도 입방아를 찧으면서-
( 전 그게 참 알뜰하다 생각했는데...;; )
그 친구가 말 실수로 좀 감정을 상하게 한 일들이 몇번 있었지만
전, 뭐 그려려니- 하고 지난간 것들에 대해서까지도 다 들추면서-
거기엔 그 친구가 ( 남편 잘 만나서) 외국간다는 것에 대한 시샘도 분명 있지요.
그 모임에 참 오랜만에 만난 선배 언니가 왔는데,
그 언니는 저에게 ' 식당갈때 아이들에게 핸드폰 동영상 안 보여주려고 책을 챙겨간다며? ' 라고 말하며웃더군요.
저는 그 언니를 몇년만에 만난건데도 다른 친구들 통해 들었나보지요. 아마 그들만의 입방아에서
저는 유난떠는 엄마로 인식이 되었겠지요.
다시금 그 뒤담화를 들으니 아차- 싶으면서
내가 너무 싫었했던 10년전 그 직장의 분위기와 바뀐게 없구나-
내가 이들을 너무 믿었구나 싶기도 하면서, 다시금 멀리해야하나-
좀 혼란스럽더군요.
어디에나 있는 가쉽거리나 뒷담화인데
저만 유독 이런걸 너무 못 참아 하는건지-
모임 다녀오고 나서 마음이 한참이나 좀 힘들어 주절거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