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갈아요?”…진선미 “경찰CCTV 뒷부분도 충격적”“
국정원 댓글 삭제되는 판에 잠이 와요?” 영상 파문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경찰의 ‘국정원 대선 개입’ 증거 은폐를 방관하는 CCTV 영상과 관련해 26일 “이상규 의원이 맨 마지막에 공개해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 않은 데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 나온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에서 사퇴했지만 참관인 자리에서 관람한 진 의원은 이날 국민TV라디오 ‘이슈인터뷰’에서 “2012년 12월 16일 경찰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날”이라며 “9시 38분경에서 42분경에 나오는 영상이 있다”고 소개했다.
진 의원은 “한 분석관이 다른 분석관에게 ‘깨끗하게 정리해’, ‘혹시 모르잖아 이게 다 문제가 될지’, ‘떼고 지우려는 거 아니야?’, ‘정리할 수 있는 것 하시면 되고요’, ‘발설하면 안되는 것, 문서...’, ‘했던 것들 다 갈아버려요? 싹 다?’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 의원은 “이게 무슨 의미일까, 또 이성한 경찰청장이 농담이라고 하시려나 싶다”며 “누가 봐도 결국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이미 15일 경에 일정한 댓글을 달았다는 증거들을 확보했는데 다 없애고 전혀 다른 ‘댓글이 나오지 않았다’고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바꾸는 과정이 고스란히 증거로 남아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25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에서 공개한 경찰 CCTV 동영상. ⓒ <한겨레> 하니TV 캡처
이와 관련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25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에서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4시경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의 수사관들이 업무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30초짜리 동영상에서 한 수사관이 “지금 자도 돼요?”라고 묻자, 다른 수사관이 “지금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 지금?”라고 말한다. 이어 또 다른 수사관이 “삭제를 좀 하는 편이더라구요. 왜 글을 썼다가 삭제를 하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삭제를 하더라구요”라고 말한다.
해당 영상은 국정원이 댓글 삭제 등을 통해 선거 개입 증거를 계속 인멸하고 있으며 그 순간을 경찰이 포착했지만 직무유기를 했을 가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국정원 직원 김모씨는 12월 13일 자신의 노트북을 이미 경찰에 제출한 상태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다른 직원들을 동원해 증거인멸 작업을 했을 가능성도 드러낸다. 이 내용은 지난 6월 14일 검찰이 발표한 수사 결과에는 없었다.
해당 영상에 대해 이성한 경찰청장은 특위에서 “당사자에게 점심시간에 확인했다. 다른 사람이 자기 일 끝나고 잠잔다고 하니까 ‘농담’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