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오늘 생일이예요.
결혼18년동안 올해 처음으로 생일을 몰랐네요.
음력으로 따져서인지 여름만되면 시부모님 생신 역시 모두 여름에 있어 그것 챙기느라 신경이 곤두서서
정작 남편생일은 잊고 있었어요.
남편도 몰랐다가 어제 시어머니 전화받고 알았다고 하네요.
어젯밤에 알게되어 오늘 아침에 부랴부랴 온갖 재료를 꺼내 아침상을 보았어요.
밥도 솥밥으로 하고 미역국 끓이고 반찬은 닭가슴살불고기, 버섯볶음, 얼갈이 겉절이, 콩나물무침을 새로하고
부추전도 부쳤어요. 나름 있는 재료로 정성껏 차렸다고 하는데 남편이 화를 내네요. 여기 자기 좋아하는 반찬도 없고
다 제가 좋아하는 반찬이라네요.. 이렇게 성의 없이 차렸나구요.. 힘이 쭉 빠지더군요.
그러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점심때까지 자네요.
남편이 자는 동안 제가 아이 학원에 데려다 주러 가면서 실수로 남편폰을 제건줄 알고 바꿔들고 왔어요.
이걸 깨닫고 부랴부랴 집에 들어갔더니 또 난리가 났어요..
그러더니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날선 말을 해요.
남편도 저도 방학있는 직업이라 하루종일 같이 있는데 정말 불편해요.
밥만 먹냐구 점심은 안먹겠다고 쏘아 붙이는걸 흑임자 떡 사다가 포도 한 송이랑 줬더니
포도한송이를 어떻게 다 먹냐구 또 쏘아붙이네요.
저는요. 남편이 제게 무얼 해줄때 그 맘을 헤아리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제 생일에는 있는 반찬에 미역국 그리고 계란말이 하나만 해줘도 감사히 먹었어요.
그러서인지 남편이 아무리 반찬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준비한 사람 성의가 있는데 이런식으로 날카롭게 말하는거는 영 적응이 안돼요.
자기 생일을 잊고 있었다는것에 화가 난것 같은데
18년만에 처음이고 미안하다고 했어요.
솔직히 한번 잊을 수도 있지 않나요? 음력인데..
정말 하루종일 비위맞추기 힘들어요.
저녁은 뷔페 예약했는데 아이들하고 다녀오라고 할까봐요.
제 얼굴만 보면 톡톡 날카로운 말만 하는데 정말이지 견디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