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용량이 작다고 생각 안했어요.
정말 김치냉장고 안사고 싶었는데
어느날 시골에서 오신 엄마가
조선팔도에 김치냉장고 없는 집은 우리 딸집뿐이라고
얼마나 한탄을 하시면서
돈을 쥐어주기까지 하셔서
엄마 맘에 드는 뚜껑형 냉장고를 샀어요.
이번에 새아파트 분양 받아서 입주하게 됐거든요.
냉동실때문에 단문형은 그렇고
냉장고도 18년이나 돼서 새거로 바꿨어요.
이사정리하면서 김치냉장고 팔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고
또 엄마가 새아파트에 냉장고가 못들어가냐고 섭섭해하셔서
안고 있더라도 가져가야지 싶어 가져왔어요.
근데 냉장고가 텅텅 비었어요.
마트를 몇번 다녀온거 같은데도
냉장고 열어보면 기본적인 양념외엔 텅텅 비어있어요.
인스턴트, 음료수 이런거 전혀 안좋아하고
밥만 좋아하고 반찬도 별로 안해먹고..
근데 밥해먹으려면 뭐가 없는데
뭘 채워야
엄마가 올라오시면
밥좀 해먹고 산다고 흐뭇해하실까요?
지금 들어있는건 된장,고추장, 우유, 물
양파,계란,두부,버섯,수박
근데 정작 밥먹을려면 뭘 해먹어얄지 모르겠어요.
냉장고가 너무 헐렁해서 냉장고도 냉장고 주인도 좀 불쌍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