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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만나기로 한 날이에요
나는 옷장을 열고
작년 여름의 햇빛을 꺼내요
이 햇빛은 조금 창백하지만
매우 부드럽지요
눈을 감으면 산들바람이 불기도 해요
햇빛을 걸치고 약속한 카페로 가요
낡아서 보풀이 일어난 햇빛을 걸친 노파가
건너편 자리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어요
팔꿈치를 움직일 때마다
푸석거리며 먼지가 일어나요
오십년도 더 됐나 봐요
쩍쩍 갈라진 햇빛의 골을 따라
밤새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새색시를 싣고
옷고름을 비틀며 꽃가마가 나가요
담배를 피는 청년의 햇빛은
따갑고 눈부시군요
여자는 떠나고 바닷가의 햇빛은
용서가 없어요
우는 아이를 어르며 어쩔 줄 모르는
저 여자의 햇빛은 너무 투명해요
창을 가르는 번개, 폭우 속에 담장을 짓찧는
흐릿한 햇빛을 대체 어떻게 감아올린 걸까요
여자의 품에 안긴 아기가
자꾸 여자의 햇빛에 조그만 손가락을 문질러요
화들짝 놀라며 여자는 아기를 떼어놓지요
물수건으로 아기의 손에 묻은 햇빛을 닦아내요
하지만, 보세요 벌써 아기는
찻집 창문에 어른거리는 햇빛을 움켜쥐고 있는 걸요
햇빛은 누구도 피할 수 없어요
오십 년 된, 삼십 년 된, 지난달의, 그제의, 죽은 엄마의,
햇빛을 걸친 사람들이 피곤한 얼굴을 문지르고 있어요
당신은 언제쯤 이곳에 도착할까요
나는 탁자에 떨어진 햇빛을 주머니에 넣어요
- 이용임, ≪햇빛 증후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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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4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7월 24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7월 2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96847.html
2013년 7월 24일 한국일보
[하루빨리 한국일보가 정상화 되기를 기원합니다.]
의혹은 늘어나고... 눈은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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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한 번 뛰는 장거리 경주가 아니다.
숱한 단거리 경주의 연속이다.”
- 월터 엘리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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