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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암!!무조건 수술해야 하나요? 좀 기다려도, 괜찮나요??◑^^

지고넬바이젠 조회수 : 2,071
작성일 : 2013-07-23 10:13:18

평소 겁이 많아서 공단 건강검진조차도 꺼리던 집사람이 4년전 우연히,

동네에서 초음파검사로 소문난 OO외과에서 검사를 받았다.

유방암은 괜찮고 갑상선 쪽이 좀 이상하므로,

복용중인 아스피린을 끊고서 조직검사를 해보자고 한단다 .

 

‘외과 주제에 초음파검사는 자기 전공도 아닌데, 뭘 정확하게 알겠어?’

하는 생각에 친구들에게 유명 방사선과를 수소문하여 알아보니,

우리 집에서 정반대 방향으로 20킬로 이상 멀리 떨어진 곳이 추천되었다.

불원천리 명의를 찾아가서, 초음파와 조직검사 받아보니 다행히 괜찮단다.

 

갑상선암은 제일 순한 암으로 정평이 나있지만, 친한 친구 와이프가

갑상선암으로 10년 고생하다고 세상을 떠났기에 우린 남다른 경각심을 가진다.

1년 후 정기검진 시에는 그래도 못미더워서,

최고 권위와 공신력을 자랑하는 △△병원을 찾았다.

암인지, 아닌지 좀 불분명하므로, 6개월마다 검진하며 ‘경과관찰’ 하자고 한다.

 

그 후 지난 3년동안 와이프는 상당히 구체적인 암의 공포에 헤어나지 못하엿다.

담당의사는, “암과 정상세포의 중간 같은 것들이 보인다.

갑상선 암은 대체로 진행속도가 느리지만, 재수 없으면 확-번져서

손 쓸사이 없이 죽게 되는 급성 갑상선 암에 걸릴 수도 있다“라고 경고하여,

우리도 선제적 수술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다.

 

주위에 알아보니, 중간단계에서 수술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난 수술요법이란 그 자체 성질상 부작용이 많다는 직접 체험논리와

의료선진국 일본에서는 갑상선암을 거의 수술하지 않는다는 막연한 사실논리로써,

중간단계에서 선제적 수술은 절대 하지 말자고 적극 주장하였다,

이런 무모함 속에서도,

‘혹시 의사 말대로 갑자기 암이 도져서 집사람이 죽게 되면 다 내 탓인데,

내가 무슨 염치로 이 세상을 혼자 살 수 있겠나? 같이 죽어야 하겠지!’

하는 각오까지도 하였다.

 

집사람은 일상 속에서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들을 잘 다스려 주었다.

최근 다시 6개월 검진을 받았다.

이번에는 부분마취까지 하면서 정밀실시하는 생체검사(生檢)와

신 의료기술인 유전자 변이검사까지도 받아보았다.

 

담당의사는 여러 자료들을 취합하여 가지고서는,

“의심되는 부분의 크기가 0.8센치로 작고,

여러 검사치들에 의한 암확률은 30%정도이므로,

지금 수술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고로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려 보자!

이젠 1년 마다 초음파검사만 해 보자.”라고, 최종 정리하였다.

4년 동안 험난한 항해 끝에, 무사히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다.

 

그동안 내 주변 가까이에는 정말 천만다행으로 ‘암’이 없었다.

그래서 남들이 암에 대한 이야기를 하여도 별 실감없이 건성으로 듣곤 하였다.

그런데 금년 봄, 갑자기 처제가 유명 대학병원에서 폐암3기(?) 진단을 받고,

큰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담당의사의 말이 매우 애매모호하고 계속 아리송하였다.

ㅡ폐암 2기 인지 3기인지, 어느 것인지 잘 모르겠단다.

ㅡ전기 또는 후기, 어느 쪽인지 잘 모르겠단다.

ㅡ더 충격적인 것은, 폐암인지 아닌지 진짜 정확한 것은,

수술후 잘라낸 부분을 조직검사 해보아야 알 수 있단다.

ㅡ(수술 후에도 통상적으로 표현되는 ‘수술은 잘 되었다’는 말이 없이,)

눈에 보이는 것은 제거하였지만, 눈에 안보이는 쪽이 더 많으므로

지금 무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고 지켜보아야 한단다.

(참- 기가 막혔다!! )

 

다른 의사들은 대체로 명확하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듯한데,

이 사람은 도무지 좋거나 나쁘거나 간에 속 시원한 표현이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처제가 의료공무원이기에

담당의사가 사실대로 정확하게 설명을 해준 듯하다.)

 

내 자신도 23년 전에 퇴행성 ‘목 디스크’와 ‘경추관 협착증’으로 인하여

디스크 2개를 빼내고 인조뼈를 삽입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당시에는 목 디스크 수술이 아주 드물고 매우 위험한 수술이었기에,

대한민국 최고 병원에서, 최고 의사에게, 최고의 처치를, 받았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문제는,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그 후 수술요법 자체의 부작용과 한계

또 체력장애 등으로 인하여 삶의 질은 형편없이 전락되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수년전 한국일보 의학 전문기자의 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MRI 판독의 오독확률이 50%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정상인을 MRI 촬영후에 문진없이 교과서만 가지고서 단순판독하여 보니,

놀랍게도 절반정도가 디스크 환자로 판독되어 나왔다고 한다.

 

그 기사를 보고나서야 비로서,

그 동안에 사적으로 만났던 외과 의사들이 내가 목 디스크 수술을 거론하면,

“한국 사람은 원래 목이 짧고 경추관이 좁다”

또 “사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증상이 중요하다”......등등

간헐적으로 내비친 단편적 이야기들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난 어처구니없게도 이런 문제가 많은 MRI 판독기법

그러나 그 당시로써는 최첨단 의학기술이었던 MRI(자기공명촬영장치)에

의존하여 큰 수술이 결정되어 버렸던 것이다.

옛날부터 몸에 칼 대는 것이 아니라고, 주위에서 만류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현대의학과 현대과학을 아무런 의심없이 믿었다.

난 지금, 내가 수술방법을 선택한 것에 대하여 크게 후회막급이다.

누가 목 디스크 수술하겠다고 하면, 도시락 싸가지고 가서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우린 흔히 현대 서양의학에 대하여 (특히 수술요법에 대하여) 너무 과도하게

또 맹신의 정도로 까지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을 가지는 듯하다.

특히 양의학 의사들은 더욱 심하여 수술요법을 만능으로 확신하며,

현대의학에 대한 단순 의심조차도 무지와 모독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환자들에게 권위감을 주기 위하여 또 그들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폐암이다. 3기 이다. 2기 후반이다. 또는 암을 깨끗하게 도려내었다.” 등

명확하고 단정적인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래서 우리 환자들은 진단결과를 어떤 개연성의 사실로써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아주 확정적인 사실로써 받아들이게 된다.

 

사실은, MRI, CT, 패트 CT...등 최첨단 의학기술도

판독기법이 아직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태인 듯하며,

또 유전자 검사처럼 우리가 21세기 첨단과학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도

의학적 정설이 아니라 단지 가설에 기반되어 설계되었기에

검사자체의 신뢰성은 그리 높지 않은 듯하다.

 

내가 존경하는 동네 나이 많은 내과 의사는,

“요즘 의사들은 검사치에 너무 의존한다.“고 여러번 혀를 찬적이 있다.

난 의사는 아니지만, 20 여년을 목 디스크 수술환자로 살아오면서,

수술요법과 현대의학에 대하여 내 나름대로 오랫동안 생각하여 보았다.

 

그 결론은, 어떤 병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첨단 의료장비와 기술이 아니라, 바로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자각증상 판단’(문진)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 부분은 그 성질상 의사가 환자 본인이 아니므로 잘 모를 뿐더러,

오늘날 그들이 쉽게 간과해버리는 경향을 가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환자 자신 이다.

 

요즘 대학병원 의사들은

첨단 의료장비와 기술에 의한 여러 많은 검사치들 중에서

단지 한, 두가지에서 부정적 결과치만 엿보이면,

문진내용 등과 종합적으로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아예 생략해버리고

막바로 손쉽게 ‘수술요법’을 추천하는 것은 혹시 아닐까?

 

그런데 그 많은 첨단 의료과학에 의한 검사들의 정확도와 신뢰도는,

검사 자체의 여러 문제점 등으로 인하여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높은 편이 못된다.

 

혹시 그들은 의료분쟁에 대한 지나친 방어적 태도에서,

단지 암의 가능성이 상상되어지는 단계에서도 일단 “암이다!”라고,

무조건 단정적으로 진단, 처치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이 현대의학 그 자체의 어쩔 수 없는 한계이고,

그런 한계를 인정하지 못하는 의사들의 오만함에서 기인되는 것일까?

 

어떤 의사가 사석에서,

“의사 말 너무 믿으면 큰 일 나고, 의사 말 너무 안 믿으면 죽는다.” 라고

하였는데, 두고 두고 생각해보아도 참 명언이다.

우리는 흔히 의사의 말을 너무 믿고, 너무 순종하며, 따르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우리 사회의 ‘의사 선상님’들에 대한 지나친 권위주의 문화와

의식에도 그 책임도 있다.

어쨌든 의사의 권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자기 중심을 지키면서 자기이성으로 최종판단 하는 것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의사를 불신하면 죽는 수도 생긴다.

의사불신의 첫째 원인은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의료시스템에 있다.

의료행위는 상행위가 아닌 보건행위로 엄격하게 구별되어야 하며,

병원은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인데도,

이 부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천민 자본주의에 의하여 크게 훼손되어 버렸다.

 

또 우리 의사 선상님들이 세계 최고 ‘의사들의 천국’에서

너무 ‘무사 안일주의’로 Easy Going만 하고 있으며,

특정 국가면허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과

전문 의료인으로써의 ‘PROFESIONALISM’은 잊어버리고 있는 듯하다.

 

이젠 우리 사회도,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하며 허리 띠 바싹 졸라매고서

오로지 『경제성장』만을 향하여 치닫아야 하였던

그런 개도국의 단계는 이미 지나간 듯하다.

또 시대적 흐름의 관점에서 살펴보아도,

21세기에 세계는 ‘양(量)보다는 질(質)의 시대’로 Up-grade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이젠 우리도 편안한 마음으로 병원에 가고,

달리 신경 않쓰고 편안한 마음으로 의사의 진단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EUROPE형 의료시스템’ 하에서 좀 살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 사회도 ,

이런 '미국형 의료시스템'에 대하여 좀 더 심각한 문제의식과 개선의지를 가지며,

또 의료 수요, 공급자 사이의 합리적인 평형점을 도출하기위한 ‘사회적 합의’에도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어 진다.

 

 

2013.07.20

IP : 14.36.xxx.14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고넬바이젠
    '13.7.23 10:14 AM (14.36.xxx.149)

    페암이 무서운 것은 말기가 되도록 거의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 2. 지고넬바이젠
    '13.7.23 10:15 AM (14.36.xxx.149)

    암에 대한 선제적 수술요법의 실사례이다.
    우리 친구는 폐암이라고 해서 수술하여 폐의 일부를 짤라 내었는데,
    그것을 조직검사 해보니까 암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도 ‘암’이 아니라고 무척이나 좋아했다.

  • 3.
    '13.7.23 10:46 AM (39.7.xxx.77)

    잘 읽었습니다.

  • 4. 갑상선암
    '13.7.23 10:54 AM (14.36.xxx.149)

    병원의 최첨단 의료장비와 의료과학, 무조건 믿어야 되나?

  • 5. 수술요법
    '13.7.23 10:58 AM (14.36.xxx.149)

    암 진단의 내막과 수술요법의 허와 실에 대하여
    좀 더 깊게 생각해야 될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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