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새누리당과 국정원을 구출해준 민주당의 무리수 [유창선 칼럼]

탱자 조회수 : 943
작성일 : 2013-07-21 23:21:33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인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회의록과 녹음기록물 등 자료 일체의 열람·공개를 국가기록원에 요구하는 자료제출요구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요구안은 민주당이 먼저 제의하고 새누리당이 수용함으로써 두 당 사이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얼핏보면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문제의 대화록을 무단으로 공개하고 열람하며 그 내용을 날조한데 대한 민주당의 반격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재의 정국상황을 놓고보면 그렇게 평가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의도와는 반대로, 국정원은 무단공개에 대한 면죄부를 받게되었고 새누리당은 국정원 정국을 NLL 정국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물타기에 성공을 거두는 상황이 되었다. 당초 논란이 되었던 것은 국정원이 자의적으로 발췌대화록을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열람시킨 행위의 위법성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대화록 전면공개는 국정원의 정치적 쿠데타로까지 받아들여졌다. 당연히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처벌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민주당이 대통령기록물의 열람과 공개를 선도하는 상황이 되었기에 더 이상 국정원의 그같은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또한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로 조성된 국정원 정국에서 절대적 수세에 직면해있었다. 더구나 김무성 의원 등의 발언으로 지난 대선에서 대화록을 사전 입수하는 등 정치공작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곤혹스러워 하던 참이었다. 국정원 대선개입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NLL 정국의 도래는 새누리당으로서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으로서는 회의록 원문에 대한 열람을 통해 새누리당의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어느 일방의 완전한 승리와 패배로 끝나기가 어렵게 되어있다. 앞으로 있을 열람 과정에서 국정원이 자신들이 보관중인 대화록 내용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면 모를까, 두 당 사이의 공방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이 사실무근이었음이 확인되었다고 할 것이고, 새누리당은 표현만 다르지 결국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확인되었다고 할 것이다. 결국 해석의 차이를 둘러싸고 두 당 사이의 공방전은 계속될 것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로 절대적 수세에 몰리던 새누리당으로서는 팽팽하게 공방을 펼치는 정국으로 전환되는 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여론은 NLL 대화록에 대한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날조와 음해에 결코 넘어가지 않았다. 보수언론의 대대적인 지원사격에도 불구하고 국민 다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NLL 포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더 이상 대화록의 내용을 갖고 다투어 새누리당의 물타기 전략에 말려들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무단공개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 맞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 문제에 집중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투쟁을 벌이는 것이 옳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말이다. NLL을 갖고 싸울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문제를 갖고 싸우는 것이 기본방향이 되었어야 했다. 새누리당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문제가 눈앞에 놓여있는데 왜 다른 어려운 문제를 갖고 싸우려하나.

 

그런데 문재인 의원은 회의록 공개를 제안하며 다시 불을 붙였고 중심을 못잡는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록 열람.공개를 선도하여 결국 다시 NLL정국을 만드는데 앞장서 버렸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드러났던 민주당과 문재인 의원의 한계가 재현되는 듯한 느낌이다. 문 의원에게는 대화록의 진위를 가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그가 참여정부에서 서있던 위치를 생각할 때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시기에 그보다 더 큰 것을 보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결국은 자신들을 중심으로 보다가 전체를 놓치는 우를 다시 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과정은 지난 대선을 복기하는 듯이 빼어닮았다. 여기까지가 문재인 의원과 민주당의 한계가 아닐까. 결국 7월 정국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NLL 포기니 아니니 하며 치고받다가 끝날 것 같다.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180008

 

IP : 118.43.xxx.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탱자
    '13.7.21 11:23 PM (118.43.xxx.3)

    유창선씨의 7월 3일 컬럼인데, 20여일 전에 벌써 7월 정국의 상황을 보고 있었군요.

  • 2. 비단
    '13.7.21 11:42 PM (175.223.xxx.228)

    유창선뿐이 아니었어요.
    안철수 포함 생각있는 사람들은 국정원사건 물타기라고 걸려들면 안된다고 누누이 경고했는데
    박영선이 그리고 문재인이 덥석 물어버렸죠
    문재인은 아예 원본을 공개하자고 요구해서 남재준도 살려줬지요. 이 사람은 당과 따로 놀고 있어요 내내.
    원본을 까도 해석의 문제가 남아서 완패완승의 문제가 아닌데 쓸데없는데 시간 에너지 쏟고 있고
    요즘은 국정원보다 nll 이 화제의 중심에 있으니.
    민주당도 곤혹스러울 겁니다 지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9351 타파웨어 인터넷에서 사면 3 타파웨어 2013/09/22 1,962
299350 찹쌀로 밥해먹으면 무슨 수치가 높아지나요? 4 .. 2013/09/22 2,821
299349 추석 나물 살안찌게 먹는법입니다. 1 ^^ 2013/09/22 2,056
299348 제육볶음이 자꾸 질기거나 타거나 해요 14 초보 2013/09/22 3,451
299347 간단한 설문조사 중입니다 참여부탁드립니다 :) 세라핀 2013/09/22 706
299346 인천으로 새우사러 가려고하는데요 10 스노피 2013/09/22 2,578
299345 저 밑 장터글로 욕먹고 있는 사람 255 저예요 2013/09/22 16,792
299344 아빠 어디가 오늘 처음부터 끝까지 봤네요. 4 오랜만에 웃.. 2013/09/22 3,629
299343 헉....여행가서 찍은사진이 다 날라갔어요........... 4 ........ 2013/09/22 1,265
299342 지방대나온 한전맨이 낫지 않나요? 4 엥; 2013/09/22 2,818
299341 침대를 구매하려고 계약금을~ 1 바꾸자 2013/09/22 906
299340 '국정원 규탄' 시국미사 23일 서울광장서…원정스님도 소식 전해.. 1 쏘시개 2013/09/22 877
299339 연근생으로 먹으면 3 살림 2013/09/22 3,508
299338 종로3가 정말 무섭네요.. 27 2013/09/22 34,735
299337 日, 5개 수입금지국 중 한국에만 강력 항의 3 여전히 수입.. 2013/09/22 1,311
299336 전요... 망상이있음 10 냠냠 2013/09/22 3,251
299335 아빠 어디가...아이들 힙색. 어디거죠? 2 벨트색 2013/09/22 9,747
299334 선물 박스 단상.. 2 엄마생각 2013/09/22 1,097
299333 채동욱 사퇴 후폭풍…대형사건 수사 차질 불가피 1 4대강 담합.. 2013/09/22 988
299332 강남 오래된 작은 아파트와 외곽 넓은 새아파트 중 18 뻘질문 2013/09/22 4,075
299331 박 대통령 지지도, MBC 여론조사 믿어야 하나? 4 변동 없다 2013/09/22 1,195
299330 안드로메다 공주님을 여왕으로 모시는 지구별 나라 2 ㅋㅋㅋㅋㅋㅋ.. 2013/09/22 1,285
299329 시골 국간장 2 2013/09/22 1,223
299328 용인 수지 유기견센터 혹시 5 하하 2013/09/22 1,766
299327 슬그머니 사퇴하고 내년 서울시장 후보 나오려고?” 1 朴사과 한마.. 2013/09/22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