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의 삼십대 중반 여자입니다.
저...지금 마음이 너무 지옥이에요. 이렇게라도 뭔가 끄적되지 않으면 이 짜증과 분노를 어찌 할 바 몰라서요.
아버지 회사에서 십년넘게 일하고 있는데,
업무가 점점 늘어나서 지금 반년동안 휴일을 휴일답게 놀아 본 적이 없어요.
일을 해도 끝이 없고, 인원을 좀 보충해주면 될 텐데 ..........혼자 다 하라네요.
수십년전에 아버지 본인이 사무업무 보실 때만 생각하시는 듯....지금 제 업무가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닌데 엄살 부린다고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회사가 지역...으로 나뉘어져 2개 사업체를 운영해서 , 회사가 1개 있을 때랑 매출은 비슷하지만,
업무량은 2배가 되었는데..그걸 잘 모르세요. 결산 쯤 되면 미쳐버릴 거 같아요. 스트레스 받아서
배고프지도 않고 16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서 결산해야 될 때는....내가 왜 사나...싶기도 하고
울면서 일해요. (이런 제 모습을 보고 부모님은 철없다고....)
주변에서 딸래미 일 그만 시키고, 시집 보내라고 해도
부모가 믄 책임이냐고, 본인이 알아서 가야하는거라고 하십니다.
네. 물론 제가 연애하고 결혼하고...해야하는 거지만, 제 지금 상태로는 선자리도 안 들어와요.
나이도 나이지만, 선 주선해 주시는 분들마다 '사장 딸....은 싫데'라는 말을 들어요.
일하는 사장 딸은 싫답니다. 그걸로 만나보기도 전에 퇴짜 맞은게 여러 번...
(그렇다고 저희 집안이 엄청난 자산가..집안 아니고 그냥 좀 자수성가 한 아버지를 두었을 뿐)
뭐 속물같지만, 시집이라도 가면 이 집안에서, 이 회사에서 탈출 할 수 있을려나....하고 희망을 품은 건
삼십대 초반 까지이고, 지금은 그냥 포기................제 인생 어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일만 하다가 늙어가나 하고 조바심도 나고,
제가 아가들을 좋아하는데, 아가들 보면, '나는 이번 생애에서 아가..낳을 수나 있을려나?' 생각도 들곤 해요.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 장가를 갔어요. 나름 가정 꾸리고 사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한데
부모님한데 소홀해지니깐, 그 모든 책임이 저한데 오네요.
원래도 딸한데 의지를 많이 하셨던 두 분인데........답답해요.
시간을 내서 혼자 여행이라도 갔다올까...싶은데 엄마는 자기 데리고 가야지 혼자 가면 안된다고 하셔서
그것도 불편해서 못 가고..있어요.
우리 부모님은 왜 저러시나...? 싶은 생각도 많이 들어요. 나이를 드시니 아집이 늘어난게 눈에 보이는데
아니라고 펄펄 뛰시네요. ㅎㅎㅎ 저만..아주 죽겠어요. 새 며느리가 성에 안 차시는 듯 한데, 그 스트레스를
저한데 풀어요. 제가 무슨 죄인지...몇 개월 전부터 부모님 집 나와 혼자 사는데, 갈 때마다 눈치 보여요.
또 무슨 소리...해서 나한데 스트레스 풀려고 하나? 하고요. 제가 또 그걸 남동생 부부 한데 말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잖아요. 엄마가 해주신 반찬...안 가져간다고 역정 내시면, 제가 일부러 반찬 달라고 하면
또..반찬통 갖고 가서 안 줘서 반찬통 없어서 못 주잖아..하고 도 화 내시고.
며느리가 들어 온 다음엔 며느리...가 더 좋은가봐요. 딸보다
딸은 일해서 스트레스 받고 늙어가도 되고, 며느리를 임신 초기에 입덧에 기겁해서 그냥 누워만 있으라 하고
월급 받는 것도 제가 일한 댓가로 받는데, 뭔가 생색 내실려고 하고 며느리는 그냥 용돈으로 일백 주신다네요.
며느리 좋아하는 삼계탕 먹으러 가고, 삼계탕 싫어하는 딸은 그럼 먹기 싫으면 집에 가라..하고
동생 돈은 아깝고 제돈은 그냥 받아도 되는 돈 취급 .
아침에 눈 뜰 때 제일 첨 생각나는게 '죽고 싶다' 에요.
배부름 투정같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참아왔던 '가족'과 '일' 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제 목까지 차오른 거 같아요.
더 이상 힘들어지면 머리가 터질 거 같은 느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좀 나아지려나요?
우물안 개구리처럼 회사 일에만 전전긍긍 하루를 보내고 , 부모님 만나면 또 스트레스 받고...
제 인생이라는게.......사라진 거 같아요.
아침에 출근해서도 올케 용돈 주는 걸로 아버지라 한판하고, 회사일도 머리 아프고
집 근처에 정신과 병원 있는지 검색해봤어요. 그 누구도 아니고, 제발 제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요.
제일 행복했던 나날들은 이십대 초반에 혼자 일본 유학 가 있을 때요...
마음이 지옥이다...혼자 우울해져서 일도 안 하고 있는데,
오늘은 급여날...ㅎㅎㅎㅎ 일해야되요. 제가 이래요..이래볼까 저래볼까 하다가
결국은 눈 앞에 불 끄러 가죠. ...........한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