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하고 있는 제일 비싼 가방이 6만 5천원 짜리 가방입니다.
지금 애용하는 가방은 호주 사는 친구가 선물한 칸막이 많은 쇼퍼백, 편해요!
다만...
15년 전, 롯데 백화점 본점에 갔다가 홀렸던 가방이 있어요.
다홍색의 사다리꼴, 가방이라기보다 좀 큰 핸드백?
선이 너무 고왔어요. 에밀레종의 비천녀 옷자락처럼 유려한 곡선
곱다, 정말 곱다. 그 생각만 났어요.
매장 이름이 에르메르였고요, 글로만 보던 에르메스.
이래서 명품이라고 하는구나 절로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제 나이가 23, 4였을 때고 막 입사한 신인이라 월급이 120만원이었죠.
가격 물어볼 생각조차 안 했고 2백? 2백 오십? 떠올려만 봤네요.
그 뒤로 다른 어떤 가방을 봐도 그 가방만큼 아름답다는 느낌을 못 받았어요.
카드를 긁어서라도 그 가방을 샀더라면
지금처럼 기억이 날 때마다 아련아련한 이 감정은 없었겠지요.
그야말로 '소유할 수 없기에 더 아름답다.' 네요.
첫사랑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