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좀 넘은 아이 하나를 키웁니다.
정말 한참 예쁘더니 두 돌 넘어서부터 하루종일 짜증에 발악에 소리지르고 울고불고.. 정말 너무 힘들어요.
이 닦기, 손 씻기, 세수하기 싫어하는 것은 기본이구요
뭐든지 안해, 싫어가 입에 붙어 있습니다.
낯을 엄청 많이 가리고 무서운 것도 많은 아이인데요
한편으로는 활발하고 나가서 뛰어놀고 그러는 것도 좋아해요.
한참 잘 놀고 뛰어다니다가도 낯선 사람들이 오거나 또래들이 다가와도 겁먹어서 제 뒤에 숨고 그러는 아이죠.
소심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양면적인 (?) 아이인데요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제가 **야, 우리 나갈까? 그러면 일단 싫어! 안해! 이러면서 소리지르고 발버둥을 칩니다.
한 번 데리고 나가는게 너무 힘들어요.
집에만 있자니 답답하고 자기도 에너지 분출이 안되는건지 매사에 짜증입니다.
티비에도 목숨걸고 매번 "뽀로로 보자" 가 입에 붙어 있어요.
티비 안틀어주면 막 난리가 나고 세상 떠나갈 듯 울죠.
티비를 없애버릴까도 고민중입니다.
우는 아이 모르는 척 냅두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울다가 제 풀에 지쳐 헤헤 웃으며
엄마 미안해, 하면서 제게 와요. -_-;
근데 정말 애가 우렁찬 목소리로 두 시간 동안 우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복잡합니다.
저는 원래 아이를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요
어쨌든 오랜 심사숙고 끝에 계획임신으로 이 아이를 낳았고
한 아이만 키울 작정이기도 하고..
버릇없고 발버둥치고 막 울고불고 떼쓰는 것을 보면 정말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솔직한 속마음으로 왜 아이를 낳았을까.. 하는 후회까지 들 정도에요.
한 번 자기 마음에 안들면 한 시간 울고불고 소리지르는 것은 기본이구요
안아줘봐도, 달래줘봐도, 윽박지르거나 소리쳐봐도 아무 소용이 없어요.
정말 해도해도 안되겠길래 너무 화가 나서 우는 아이 냅두고 저도 같이 울어버린 적도 있답니다.
저희 남편도, 시댁 어르신들도, 친정 부모님들도 혀를 내두릅니다.
어린이집이나 놀이학교를 보내자니 이런 상태로 보냈다가는 선생님이 백 번 이고 때릴 것 같다네요.
그리고 워낙 엄마 엄마만 찾는 아이라 어린이집에 보낼 엄두도 안나구요.
처음에는 다 떼쓰고 울고 하다가 적응한다지만 얘는 진짜 엄마 껌딱지거든요. ㅠㅠ
두 돌, 자아가 생기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안되면 화가 나는 것도 알겠지만
이 아이는 좀 심한 것 같아요. 정말 하루가 지옥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라고 생각하기에는 제가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요.
아이를 기쁨으로 키워야 하는데 매일 너무 속상합니다.
신경성 위염에 역류성 식도염까지 생겨서 제 몸도 힘들어졌어요.
저 혼자 애 데리고 전전긍긍 하는 것을 보고
주말에 애 떼쓰고 우는 것을 본 남편은 소아정신과나 어디 가서 상담받아봐야 하는 것도 이야기 하더군요.
저 어떡해야 할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