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글을 읽으면서 달리는 댓글들 보면서 참 세상 많이 변했구나 싶습니다.
그리고 딸만 있는 저는 조금 마음이 놓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변할 수 없는 진리가 있습니다.
부모 자식간은 천륜이라는 것, 가족이라는 것은 필요에 따라,
또는 상황에 따라 자기 편리한대로 이끌어 나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남편 친구중에 엄마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 있습니다.
곁에서 보는 저희가 민망할 정도로 그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가 불량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된 원인은 할머니께 있습니다.
젊었을 때 일찍 남편을 잃은 할머니는 몇 번 자식들을 버리고 재혼을 했다 다시 돌아오고
그 자식들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않아 변변한 직업을 가진 자식이 없습니다.
남편 친구인 그 아들만이 그 집에서 그나마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1년전에 그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저희는 그 아들이 후련해할 줄 알았습니다.
모시고 살면서 그 부부의 스트레스가 엄청났던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아들이 우울증이 걸려 한동안 고생을 했습니다.
공황장애가 왔을 정도였으니까요.
나중에 남편한테 그 아들이 속 마음을 털어놓더랍니다.
자기가 좀더 어진 여자를 아내로 만났으면 씻을 수 없는 불효 때문에
평생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고요.
자기 스스로 자신의 못남을 자책하면서 펑펑 울더랍니다.
물론 겉으로보면 닭살 부부처럼 사이가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가끔 그 아내를 바라보는 서늘한
그 남자의 눈빛은 이미 부부의 정이나 애뜻함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남자들이 아내가 자기 가족에 대한 소홀함에도 다 괜찮다고 하는 말이 진실일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아무리 아내가 사랑스러워도 부모를 지워버릴만큼은 아닙니다.
그저 그런척 하는 것일뿐입니다.
아내가 시댁에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남편을 인정하듯 시부모를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부모 자식간에도 쿨하자고 하시는 분들 보면 참 무식의 소치입니다.
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없었다면 나도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