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 할머니가 있어요.

음.. 조회수 : 2,088
작성일 : 2013-07-11 00:40:55
저희 애 미술수업 같이 듣는 아이의 외할머니세요.
아이는 다섯살이고, 여느 다서살 아이들처럼 말도 안듣고 장난치고 해찰하고 그렇죠.
그런데 이 할머니가 너무 신경질적이에요. 양미간에 아예 늘 내천자가 그려져 있어요.

예컨대 이런 경우들요,
미술수업이라 끝나면 선생님이 간단히 브리핑을 해 줘요.
아이가 토끼를 그리고 토끼 귀를 발 아래 그렸어요.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귀를 숨겼다구요.
선생님이 말씀하시자마자 이 할머니가 애를 막 다그쳐요, 왜 이렇게 그렸어? 이게 토끼야? 너 토끼 몰라?
수업 끝난 후에 애들을 씻기는데 이 아이가 낮은 세면대에 발을 안내려놓으니 또 애를 잡으시네요.
내가 너 때문에 힘들어죽겠어, 또 이렇게 말 안들을거야? 할머니 힘들어 죽을까? 
물감 묻은걸 지우는데 주변을 막 둘러보시더니 선생님들 식사 후에 설거지용으로 쓰는 수세미로 애를 벅벅.
애가 아파서 막 우니까 시끄럽다고 또 철썩, 하도 우니까 선생님이 내다보시고 잘 말씀드려 겨우 수세미 뺏었어요.

이건 오늘 하루 일이구요, 같이 들은지 몇달 됐는데 매주 이러세요.
애도 또 같이 할머니한테 바락바락 대들고 한번 울음 터지면 귀청 찢어지게 울고.
오죽하면 저희 애가 미술가기 싫대서, 왜 그러냐 했더니 그 친구랑 할머니랑 싸우는 소리 듣기 싫다고..

게시판에서나 베이비시터가 애를 막 대한다느니 엄마한테 말해주고 싶다느니 하는 이야기 들었지
제 주변에서 이렇게 보기는 또 처음이라.. 그것도 진짜 외할머니신데요.
마음이 참 안좋더라구요, 제가 뭐 도와줄 것도 없고 그냥 지켜보다가 애가 할머니한테 너무 혼나기 전에
먼저 데려가서 씻겨주거나 간식거리 건네주며 애가 할머니랑 좀 떨어져있게 하거나 그런 정도에요.

자려고 누웠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아까 낮에 서럽게 울던 그 아이 목소리가 계속 맴돌아서 더 뒤척이네요.
다음 주에 또 만날텐데 마치 제가 혼날 것 처럼 기분이 좀 그래요..

IP : 121.147.xxx.22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후...
    '13.7.11 12:42 AM (175.182.xxx.52) - 삭제된댓글

    그 애엄마 만나면 진짜 알려주고 싶네요.
    엄마는 모르고 있겠죠?

  • 2. 애 엄마힌테 알리세요.
    '13.7.11 12:43 AM (193.83.xxx.45)

    아이 살리는 길입니다.

  • 3. 왜 참으셨어요
    '13.7.11 12:43 AM (67.87.xxx.210)

    애가 부당하게 당하는데 어르신이라고 애도 보호못하고,,,
    어른대 어른으로 당당하게 요구하시길 바래요, 거품물어도 그 사람 사정입니다,
    창의력을 꺽오도 유분수지,,,

  • 4. 이런
    '13.7.11 12:58 AM (125.180.xxx.210)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어쩌나요?
    아이 엄마에게 얘기해줘야할 듯 해요.
    차라리 시터가 낫겠네요.

  • 5. 할머니들
    '13.7.11 1:08 AM (110.13.xxx.12)

    체력이 떨어져서 그래요.
    아이를 맡길때 잘 보셔요.
    이 어르신이 에너지가 남아 있는 분인지 본인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분인지..
    젊은 엄마들도 힘들다 매일 하소연이 올라오는데
    할머니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 6. ...
    '13.7.11 5:56 AM (182.219.xxx.140)

    애는 핏줄이 보호할 수 있는게 아니라 어른이 보호할 수 있는것 같네요
    지금 그 외할머니는 어른이 아니네요
    망설이지 말고 엄마에게 알리세요
    아동학대입니다.

  • 7. 어쩌면
    '13.7.11 9:10 AM (121.138.xxx.20)

    애엄마가 없는 집일 수도 있죠.
    아는 분이 이혼하면서 애 키울 형편이 안 되어 조모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원래도 입이 좀 거친 분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어찌나 애를 혼내고 구박하는지 온 동네에 소문이 다 났어요.
    애도 불쌍하고 늙으막에 애 키우느라 고생하는 그 할머니 팔자도 딱하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7564 금나와라 뚝딱 7 토마토 2013/09/15 3,090
297563 촉촉한 파데 뭐가 있을까요? 2 반전 2013/09/15 2,461
297562 e북, 로설 보시는분들? 3 플로럴 2013/09/15 2,203
297561 어제 본 어이없는 운전자~ 9 김여사 2013/09/15 2,901
297560 해초박피 해보신분 11 2013/09/15 1,824
297559 병상 중 세정 방법 구합니다. 5 오늘은선물 2013/09/15 1,704
297558 이런 저런 글 읽다 보니 울 시어머님이랑 보낸 9년이 다 있네요.. 3 .... 2013/09/15 2,326
297557 금나와라~몽규 여친‥공효진과 닮았네요 7 금나와라 뚝.. 2013/09/15 1,802
297556 포도 많이 먹으면 살찌죠? 13 dd 2013/09/15 7,868
297555 팬틴 클리닉케어 대체할 만한 헤어제품 추천부탁드려요 자유 2013/09/15 1,397
297554 채총장 감찰한다네요-박근혜 정말 비열해요. 26 속상... 2013/09/15 4,196
297553 서울 집값.. 중소형(10평~20평) 오를것 같다는 느낌 안드나.. 7 ... 2013/09/15 3,800
297552 컴고수님들~ 컴터 어디서 사셔요? 5 평생 쓰고 .. 2013/09/15 1,562
297551 민주당에는 황주홍의원같은 인물이 더 많아져야 합니다(펌) 10 ... 2013/09/15 1,546
297550 퇴행성관절염 수술하신분 문의 드립니다 4 큰엄마 2013/09/15 3,902
297549 밑에 영재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가 글 읽고 궁금한 점! 18 달려라호호 2013/09/15 4,160
297548 선물받은 화장품 교환될까요? 8 궁금 2013/09/15 4,576
297547 교포 선물 1 ??? 2013/09/15 2,521
297546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아닌가요? 3 ... 2013/09/15 1,963
297545 월드워z영어원서나 한글번역본 읽어보신분 3 스타애비뉴 2013/09/15 1,459
297544 자켓과 옷 등.. 이번 여름에 지른게 엄청난데.. 1 옷.. 2013/09/15 2,057
297543 은지원 여기저기 나오는거 17 2013/09/15 6,105
297542 매실 질문이요 2 11 2013/09/15 1,525
297541 왕가네에서 김해숙이 맡은 엄마란 캐릭터... 7 어휴 2013/09/15 3,334
297540 산적꼬지에 파 꽂아도 되나요? 차례상? 8 산적 2013/09/15 3,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