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고아처럼 컸어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넉넉한 고아원에서 자란 사람 같아요.
경제적으로는 큰 고생 없이 컸지만
부모자식간에 감정적 교류도 없고
힘든일 있을때 부모님께 속터놓고 얘기한적도 없대요.
부모님에 대해서도 키워주시고 학비 내주신 것에 대해서만
고맙지 그외에는 별다른 감정이 없대요.
남편은 저를 만나서 감정적인 교류를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요.
그 정도로 메마른 사람이었어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정말 이렇게 살가웠나?싶을 정도로 변했어요.
남편에게는 저와 자식이 진짜 가족같대요.
부모,형제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유대감과 가족이란 감정을 느낀대요.
결혼해서 시부모님께도 최선을 다하고 노력했어요.
그러나 그럴때마다 돌아오는 얘기는
"쟤가 돈 바라나봐.몇푼 줘" 라는 이야기였고
그래도 친해지려고 더 노력하면
"쟤는 돈을 얼마를 바라는 거야? 돈을 더 달란거야?"라는 식이었어요.
친해진다는 의미를 돈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뒤로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어요.
하루는 시어머니가 우리가족을 한참을 보더니 시아버지께 그러시더군요.
"우리도 좀 쟤네처럼 지내봐.당신이 노력을 안해서 그렇잖아.
노력해서 쟤네집처럼 만들어 봐."
울 시어머니 참 별나다고 생각은 해봤지만 그 얘기 듣는순간 기가 막히더군요.
더 기막힌건 몇개월 뒤에 시아버지가 부르시더니 그럽니다.
"니들 시어머니 앞에서 친하게 지내지 마라.
내가 친해지려고 지금 무척 노력중인데 잘 안된다.
니들은 벌써부터 그렇게 친하게 지내는거 아니다.
나중에 우리나이쯤 되서 그때쯤 친해지든지 해라.지금은 그렇게 지내지 마라."이러십니다.
그뒤로 시댁에 발길 끊었습니다.
이 일 한가지 때문이 아니라 구구절절 별별일이 많았는데 그게 다 쌓여서 발길을 끊었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시어머니가 다시 연락을 했어요.
"니들 어떻게 지내냐? 너희들 사이 나빠진거 맞지?"라구요.
참 기가막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