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은 얼마전에 다 치뤘구요, 그쪽 집은 이미 이사 갔고. 저희는 2주일쯤 있다가 이사갈 계획이에요. (봉천동-->분당)
처음 이사를 결정하고, 집 보러 다니고, 잔금 치룰때까지는 참 좋았어요.
그런데 모든 것이 정해지고 나서, (흥분이 가라앉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무엇이 중요한지 헷갈립니다.
깔때기라고.... 아시아나 추락사고를 보고 나서, 무엇이 중요한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전학을 간다고 하니, 울어주는 친구들이 있네요. (헤어지기 싫다고요...)
아이는 지금 학군 별로 안좋은 곳이긴 하지만 학교대표로 발명교실 다니고 있고, 각종 대회에서도 상 타면서 인정받고 있구요. 오래된 주택가의 지긋지긋한 골목길, 오토바이가 그렇게도 싫었지만, 오밀조밀 걸어서 5분 거리에 모든게 다 있구요(동사무소니, 은행이니...) 근처에 서울대가 있어서 그곳의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구, 또.. 아이가 계속 열심히만 해준다면 서울대 영재원 같은 곳에 기회도 있을 것 같구요..
이사를 고민했던 것은 처음 초등입학때부터였는데,이 근처에 보이는 중고등학생들의 헬렐레한 모습들, 어쩌다 들리는 좀 엉망인 듯한 수업분위기 등이 너무 싫고, 걱정이 되었구요. 골목길과 시장통의 지저분함, 시끄러움, 위험함(수시로 지나다니는 오토바이와 차들...) 이 너무 싫었어요.
하지만 막상 떠나려보니 이 복잡하고 오래된 동네의 장점이 눈에 뜨이네요.
1. 가장 큰 장점 : 아이가 이곳에서 행복해하면서 잘 다니고 있으며 지금처럼 해준다면, 닭의 머리는 되어 주지 않을까..
2. 교통 편리, 남편과 나의 직장 가까움
3. 돈 절약하고 저금 가능
이사가면
1. 깨끗하고 정리된, 안정된 분위기의 아파트 단지, 편의시설 및 놀이터, 녹지
2. 어디에나 노는 아이들이야 있겠지만, 그래도 그런 친구들이 주류가 되지는 못할 듯..즉 공부하는 분위기..
3. 그러나 남편과 나의 직장이 멀어지고, 저금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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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복비나 그런거 좀 손해보고, 주인에게 양해구한뒤 다시 그 집을 세놓아달라고 하고
여기에서 그냥 살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미친짓같아 보이지요...?
아이가 여기에서 이렇게 행복해하면서 잘 살고 있는데
그걸 굳이 떼어내서 옮길 필요가 있을지...
참고로 아이는 전학가는거 싫지만, 극도로 반대하지는 않는 상황이에요..
5학년이구요.
내신이니 뭐니 생각해서 이곳 고등학교를 그냥 보낼까...
특목고 보낼 계획은 없지만, 혹시 아이가 원하면 준비시켜 볼 수도 있을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