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에 직장생활 정말 열심히 했어요.
좋아했다기보다는 인정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남들보다 더 노력했고 능력도 괜찮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늘 다른 사람이 더 인정받곤 했어요.
그게 많이 억울했고 자존심도 상하고 그랬어요.
그런 일이 몇번 반복되다보니 자신감도 뚝 떨어지고
아무래도 내가 갈 길이 아닌가보다.싶어서 그만두었어요.
그리고 10년정도 전업으로 지냈어요.
전업주부로 청소하고 살림하고 애 키우는게 오히려 더 좋았어요.
그러다 경제적인 부분도 생각하게 되었고
아이가 자라고 스스로 하다보니 제가 집에서 할일도 없고해서
예전에 하던 일을 다시 알아봤어요.
워낙 자신감이 떨어져있던 상태라서 제 경력에 비해 쉬운 일로 골랐고
시간도 짧게 근무하는 파트로 결정을 했어요.
인정받고싶다는 생각은 애시당초 없었어요.
마흔인 아줌마가 파트로 일하는데 뭘 얼마나 인정받겠어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사고싶은거나 사야겠다.는 좀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일이 참 재미있더라구요.
일이 재미있다보니 이런저런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떠올랐고
오히려 예전처럼 노력할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쉽게 인정을 받았어요.
1년 계약직으로 들어와서 이제 4개월 되어가는데 휴가도 일반직원과 똑같이 주겠대요.
내년에 정식으로 채용되길 기다리며 저보다 좀더 근무했던 사람들도 있는데
절더러 내년에 정식으로 근무해달라고 합니다.
참 좋은 일이고 행복한 일인데 그냥 예전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렇게 애쓰고 노력하고 공들였을때는 늘상 그 자리가 다른 사람 차지가 되어서
정말 많이 슬프고 힘들었거든요.
더 나은 자리에 가기위해 아무리 애써도 내 자리가 될수 없어서 다 포기하고
물러나서 마음을 비웠는데 그 기회가 제게 오네요.
참 신기하기도 하고 희한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