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우리 아이들한테만 수영을 배우라고 했었지
정작 저 자신은 수영을 할 생각조차 안하고 살았어요.
오십 중반에 이르러서야
더 늦기전에 수영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난 3월부터 결심을 하고 아침에 출근전에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그동안 자유형이니, 배영, 평영.. 모두 재미나게 배웠어요.
강습 끝나면 쏜살같이 샤워하고 드라이할 시간도 없이 가야
겨우 출근시간에 맞춰서 도착해요.
그동안 없는 시간에 나름 애 많이 썻어요.
별로 운동에 소질도 없고, 뭐 제대로 하는 운동도 없었는데
그래도 강사 말로는 수영을 아주 잘 배운다고 하고
강습 도중에 시범을 보일 때엔
배영, 평영은 제가 하도록 하고 그랬어요.
그때 제 생각은 젊은 아가씨로 하면 아가씨들이 부담스러울까봐
나이든 나를 하는가보다고 했는데
남편이 저 배영, 평영하는 폼을 보면서
아주 정석대로 잘 한다고 하네요. ㅎㅎㅎ
6월부터 웨이브 하면서 접영을 배우는데 이게 영 안되는 거예요.
물속에서 킥을 하고 올라와서 팔을 돌리면
여지없이 살려주세요~ 하는 똥폼이 되어 버리는 거예요.
그동안 강사가 아르켜주면 주는대로 다 따라했기 때문에
접영이 안되니까 무지 속상하더라구요.
나름 우리반에서는 에이스였는데 접영에서 죽을 쑤고 있었어요.
강습때 얼마나 발차기를 했는지
사실 그동안 오리발 가장자리의 피부가 다 벗겨져서 물에 들어가면 얼마나 쓰라린지 몰라요.
어찌되었건 그렇게 맹렬히 연습해도 안되던 접영이
오늘 아침에 갑자기 뙇~ 되는 겁니다.
물속에서 킥을 하니깐 붕~하니 날아서
살려주세요~ 폼이 아니고 우아하게 리커버리가 되더군요!
이게 웬일인가? 하고 계속 그렇게 가는데
우하하~~
계속 접영이 제대로 되는 거예요!
제게 이런 날이 드디어 왔군요!!
발가락 피부가 다 벗겨지도록 연습한거,
시간을 쥐어짜내서 밤이면 일찍 자고 아침이면 부랴부랴 일어나던 노력이
이제야 다 보상받는 기분입니다.
하도 안되던 것이 되니까 너무 기분이 좋아서 썼어요.
예쁘게 봐주세요.
근데 왜 살은 안 빠질까요..
고거이 궁금하네요. ㅠㅠ
남편 말로는 먹는 걸 줄이기 전엔 안되는 거라는데
저는 먹는 건 못 줄이겠어요.
그래도 수영을 맨날 하는데 왜 살은 안 빠지냐구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