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세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7세반의 이야기 입니다.
스포츠계열의 유치원이고 한반에 15명
그중 여아는 4명입니다.(저희 아이와 나머지는 ABC로 하겠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말씀 드릴께요.
한달 반-두달전
A의 엄마와 아이들과 같이 간식을 먹이며 놀고 있었는데
A가 갑자기 생각난듯 " 나는 C랑 친한데 C는 00이랑 놀지 않아"
"영어시간에도 옆에 앉지 말라고 하고 자기한테 말도 하지 말라고 하고 쳐다보지도 말래"하자
저희 아이도 " 나는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C는 미안해 해도 나만 용서해주지 않아"
순간적으로 A엄마와 저는 당황하였고 아이들 얘기를 무시할수 없어
그날 저녁 선생님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저희 아이와 나머지 세아이의 성향을 얘기 하시면서
ABC는 규칙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00이는 자유롭다 보니 여기서 뭔가 어긋난것 같다고 하시고
실제로 둘이 그런 경향이 있다고 하시면서
심각하지 않고 성향차이라고 설명해 주시고는 그래도 친하게 지내라고 조율해 보시겠다고 했습니다.
다음날 유치원을 갔다온 아이는 선생님이 친하게 지내라고 했다면서
얼굴이 신나서 이제 그친구랑 재미있게 놀수 있다고 좋아라 했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알았습니다.
헌데 얼마전에 A아이가 얘기하길 잠깐 그때만 그러다가 똑같이 되돌아 왔다고 하더군요.
저희 아이는 조잘조잘 유치원에서 있던 이야기를 잘 말하는 편이 아니라
다른 아이에게 귀동냥을 해서 듣고 잘 친해지지 않는 뭔가가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특별히 아이가 얘기하지 않았구요.
그러다
지난 목요일 A의 엄마가 수영봉사를 하러 원에 갔습니다.
아이들의 샤워를 돕고 옷을 입고 머리를 말리는데
C라는 아이가 뜬금없이 "저는 00이가 싫어요"해서
"친구끼리는 그러는거 아니야, 사이좋게 지내야지 " 했더니
"저는 그러기 싫어요!" 그러길래 저희 아이를 보니 한숨을 쉬면서 가만히 듣고 있더랍니다.
뭐라도 싫다는 말을 하기 바랬는데 늘상 듣는 것처럼 표정은 않좋으면서 그리 행동했답니다.
그 다음날 제가 수영봉사를 갔습니다.
매번 엄마들이 도우미를 하는것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이 수영배우는 것을 어려워해서
사기진작 차원에서 갔던 것이지요. 그리고 전날 다른 엄마도 봤으니까 엄마도 왔으면 해서요.
그리고 이날은 옆반이랑 같이 하는 자유수영이라서 여자아이들이 8-9명쯤 되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샤워후 아이들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는데
아이들이 머리말려달라고 제 앞으로 줄을 섰습니다.
하나하나 아이들 돌아보고 머리를 말리면서 이름이 뭔지 나를 아는지 묻고 있는데
C라는 아이가 보이길래
"요즘 00이랑 잘 지낸다면서? 아줌마가 들어서 알고 있지~"했더니
"아니요! 저는 00이랑 안친한대요, 저는 00이를 싫어해요!" 합니다.
보통 그나이때 누가 미워도 상대방 엄마가 있으면 눈치보기 마련인데
아주 당당하고 당돌하게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얘기하더군요.
그러더니, 그 아이뒤에 섰던 다른반 아이가 " 얘가 00이한테 100년동안 안논다고 했어요"해서
제가 C에게 "정말?"그랬더니 아주 당차게 "네!"하더군요
저는 짐짓 "어머, C가 그런말도 할줄 아니? 얼굴이 이뻐서 마음도 이쁘고 말도 이쁘게 할줄 알았는데, 정말?"
" 친구끼리는 친하게 지내는 거야"했더니
약간 인상을 쓰면서 "저는 00이랑 친하게 지낼 생각이 없는데요"
"아줌마는 00이 친구들이니까 이렇게 너희들 샤워도 도와주고 다 이쁘게 보이는데....
친구를 미워하면 마음이 힘든데, 그렇지 않니?"했더니
"저는 괜찮아요!" 하길래
"혹시 무슨 일이 있었니?"했더니 고개를 끄떡이길래
"무슨일?"하니까
"그건 말하고 싶지 않아요!"
"언제부터 그랬니?"
"6살때 부터요"
"아줌마한테 말할수 없으면 선생님께라도 얘기해서 풀자. 않좋은건 고치고 도와주는게 친구야....알았지?"
".........."
주변에 있는 아이 친구들은 하나둘씩 저는 00이랑 친해요 미워하지 않아요, 인사도 잘해요 합니다.
헌데 모두들 그아이가 우리아이를 싫어한다는건 기정사실로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제 아이가 맨 마지막에 남고
저랑 같이 내려가서 아이가 실내화 신는걸 뒤에서 보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C가 오는데 갑자기 저랑 00이를 보며 인상을 확 구기더니
오고있는쪽 복도에 붙어서 보란듯이 옆걸음으로 지나쳐 갔습니다. 일부러 나는 너는 피한다는듯이.
아이들의 점심시간이였기에 제일마지막으로 제 아이들 교실에 넣어주고
돌아오면서 찹찹함을 감출수 없었습니다.
그아이 마음속에 뭐가 있길래 왜그리 적대적인 감정으로 대하는지,
무슨 사건이 있었던 것인지 알수가 없어서 답답했지요.
그러다, 아이가 하원을 하고 간식을 먹는데 말합니다.
"엄마, 오늘 C가 선생님한테 혼났다"
"왜?"
"100년동안 안논다는걸 선생님이 아셔서 혼났어"
"그래? 그럼 00이 마음은 어땠어?"
"슬펐어""아휴 그렇구나, 마음이 많이 아펐겠다"
선생님이 알고 계신다는 말을 듣고 선생님께 문자를 드렸습니다.
편한시간에 전화달라고.
좀있다 전화가 오셔서 오늘 훈육에 대해서 말이 오고갔습니다.
다들 오늘 뭐가 즐거웠는지3가지 써오기로 했는데
유독 00이 얼굴이 많이 어두워서 무슨일인지 물었답니다.
그랬더니 슬프다면서 C가 100년동안 너랑 안논다는 말을 했지요.
해서 샘이 그런말을 하는거 아니라고 혼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수영장탈의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그렇게 당당하게 얘기하는 모습, 지지않고 또박또박 말대꾸하며 말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고 했습니다.
본인이 오늘 혼내면서 처음으로 그런모습을 접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사실, C라는 아이가 체격이 큰편이고 똑똑하고 싹싹해서
선생님들이나 엄마들에게 좋은 이미지였는데 저는 아니였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늘 이아이는 저나 제 아이가 인사를 하거나 아는척을 해도
뭔가 화가 난것처럼 고개를 돌려버리거나 신경질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게 지금에야 생각이 난것입니다.
선생님도 그 모습이나 탈의실사건을 정말 믿기 싫어하시는 눈치였고
저에게 그 C라는 아이의 장점부분을 말하시려고 애를 쓰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잘 얘기하지 않는데 C가 정말 고집이 쎄서 한번 혼내면 정말 오래 풀어지지 않고
엄마아빠를 꼼짝못하게 말이나 행동으로 보여줘서 엄마가 힘들다고 했다고 하시더라구요.
맞벌이를 하는중이라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는 분이라면
그리고 그 감정을 아이에게 들킨상태라면 능히 휘둘릴수 있어 보였습니다.
저에게 속상하시지요~하고 말씀하시지만
그동안 아이가 온몸으로 얘기했는데 친하게 지내라고만 얘기했던 것이 너무 후회되고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아...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아이가 일단 문제고
그아이를 둘러싼 모든 아이들이 그아이가 우리아이를 싫어한다는걸 다 알고 있고
놀이를 하면서 C가 주축이 되는 놀이에 동조하다보면
본인들도 모르게 왕따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채 지난 세월들을 지냈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고
내아이 마음과 이 눌린 마음이 무엇으로 표출될지 참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선생님이 C엄마와 통화해 보신다해서 저는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월요일.
제가 일부러 샘과 얘기를 하려고 원으로 들렸습니다.
담임샘은 전화통화중이고 5-6세때 담임하셨던 분이 저를 보더니 "속상하시지요..."하며
아이들이 없는 교실로 저를 데리고 갑니다.
잠깐 회의 시간에 얘기를 전해듣고 정말 놀랐다
이런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너무 당황스럽다.
초등고학년들이나 하는 행동과 말을 했다는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셨습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담임했을 때, 그리고 지금 차량운행을 하면서 봤던 C라는 아이에 대해서 약간 얘기해 주셨습니다.
자매가 같이 원을 다니는데 동생이랑 성향이 완전 반대다
동생은 저희 아이같이 밝고 해맑은데다가 영재적 기질이 있어서 언니보다 일찍 한글을 깨우쳐 책을 읽었다
그럼, C가 한보따리 동화책을 가져와서 야, 네가 읽어 하면서 본인은 동생이 읽어주는 책을 턱을 괴고 듣다가
다 읽으면 또 책을 가져오는 식으로 동생을 부렸다
집에서도 그렇다는데 원에서도 반에 불러들이거나 자기가 동생반에 가서 책읽기를 시켰다.
엄마가 주의를 주거나 혼내면 더욱더 동생을 괴롭혔다.
차를 타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를 옆에 앉히려고 다른 아이들은 못앉게 하고
유순한 아이에게는 조롱하고 하대하면서
그러는 모습보고 주의를 주는 선생님 말씀은 귓등으로 듣고
다른 아이 웃는 모습이 아저씨 같다고 놀리길래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얄미워서
너는 웃으면 호빵맨같아 했더니
집에가서 대성통곡하고 울어서 그집 엄마가 원으로 전화가 왔었다 하더군요.
또한, 샘들이랑 회의를 하면서 동생에 대한 눌림, 질투 등이 원인이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좀전에 신발장에서 C가 우리아이허리를 한손으로 감싸고 다정스럽게 얘기하길래
아...사이 않좋다더니 놀기는 하나부다. 사이가 좋아진건가 하고 무슨얘기인가 하고 가까이 갔더니
C가 놀라면서 후다닥 도망을 가길래 우리아이에게 무슨얘기인지 물었더니
C가 좋아하는 친구랑 잠깐얘기를 했는데 그아이랑 놀지 말라고, 걔는 내친구 라면서 말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협박이였던 거지요. 이거 7살 맞나요?
담임선생님이 오시고
C엄마가 상황을 다 알고 내아이의 성향을 알고 있으니 죄송하다고 미안하다며
제 전화번호를 알고 싶다고 해서 처음엔 망설였지만
둘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라 마음이 잘 통할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알려주셨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통화내용으론 서로 좋은 결론을 낼수 있을꺼란 기대를 한다면서...
그리고, 전화가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이와 대화를 해보겠습니다.
씩씩하게 전화하셨습니다. 그리고 끝이구요.
오히려 제가 어른이 아이를 놓고 할일이 아닌것 같아 많이 망설였는데
선생님이 알고 계신내용 확인하다가 탈의실 얘기가 나왔다며
서로 아이들 잘 살펴보고 잘 기릅시다 했습니다.
좋은 얘기도 아니고 참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같이 자식키우는 입장에서, 7살짜리를 놓고 뭔짓인지 원....
헌데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저희아이가 또 말을 합니다.
"엄마, 오늘 체육실에서 내려오는데 이번엔 1000년동안 놀지 않을꺼래.
그러면서 놀이시간에는 엄마아빠놀이하면서 놀았다.
놀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놀았어. 참 이상해. 그치?"
"그래? 그말 들었을때 기분이 어땠어?"
"속상했어"
"그랬겠다, 엄마도 많이 속상하다...그래서 너는 뭐라고 했니?"
"그러지마 그랬어"하는데 엄마속상하지 말라고 그냥 하는 소리인게 뻔히 보이는 대답을 합니다.
"아마도 C가 자신도 자신의 마음을 잘 몰라서 그러나봐"했더니
"C가 자기엄마가 얘기해 줬다는데
C마음속에 병이 있대. 그래서 00이랑 잘 못노는거래.
C는 조금 병이 있다는데, 내가 생각할때는 큰것 같아.
빨리 나아야 할텐데..."
휴~~우 이런 아이에게 무슨얘기를 해줘야 할지....난감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