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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삐용이 (고양이)와 살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

삐용엄마 조회수 : 2,370
작성일 : 2013-07-02 13:43:49
오랫만에 삐용이 사진 올리고 - 그전에는
삐용이와의 일상은 게시판에,  사진은 줌인줌아웃에 올렸는데요
이번에는 한꺼번에 줌인줌아웃에 같이 올렸더니
정말 용량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일상 얘기 쓰면서 쓰려고 했던 얘기가 빠졌어요.ㅎㅎ

뭐냐하면 이번에 또 삐용이 때문에 겪게 된 일상적인 얘기인데
제목과 같이 고양이와 살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 중 하나에 해당되는 것이고요.


1. 좋은가구, 예쁜가구   (흠집의 대상)
2. 고운 색의 옷들 (진드기보다 강력한 고양이 털로 도배)
3. 간식, 야식, 배달음식 등등 (빵,고기,치킨 등등 고양이들 눈치보여서 집에서 먹기 힘듦.ㅠ.ㅠ)
4. 적당히 지저분하게 사는 것  (고양이 씻기고 털빠짐 관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깔끔떨게 되는 현상)
5. 늦잠 자기 ( 삐용이는 요새 새벽에 꼭 울면서 문 열어 달라고 난리 임)
6. 문 닫고 사는 일  (문 닫아 놓으면 당장 문 열라고 난리가 남)
7. 매끈한 팔, 다리 ( 보통 아깽이때 장난 치면서 물고 할퀸 자국이 그대로 남음 ㅠ.ㅠ)
8. 모기장  ....


일단 생각나는 건 이정도인데요.
제가 집중적으로 말하고 싶은건 바로 모기장 이에요.
얼마전 저희가 겪은 경험담이기도 하고요.

저흰 여름이면 큰 모기장을 치고 정말 편하게 지냈어요. 몇년 동안요.
모기장치면 모기에서 해방되고 잠도 편하게 잘 자고요.

작년 늦가을쯤에 삐용이가 저희 집으로 오고 올해 여름이 되었으니
삐용이 온 후 첫 모기장 치던 지난주 어느날
정말 모기장을 칠 수 있을까 고민했었죠.

아니나 다를까 모기장 꺼내 놓고 방향 잡아가며 남편이랑 제가 끙끙대는데
그  틈에 삐용이가 안방으로 냅다 달려 들어와서는 모기장 속으로 푹 들어가더니
아주 난리를 치면서 우다다 거리고 모기장 속에 파뭍혀서 뭘 하는지 나오지도 않고
완전 흥분 상태가 된 거에요.

겨우 잡아서 모기장 칠 동안 안방에서 내보내고 문 닫고 
무사히 모기장을 치고 보니
그새 삐용이가 모기장에 구멍을 열 군데가 넘게 뚫어 놨어요. ㅜ.ㅜ
동글 동글  모기 잘 들어오게끔..

역시 걱정했던 일이..
임시방편으로 구멍난 곳에 테잎으로 붙여놓긴 했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안방문 열어놓고 잤었다가 모기장 친 후로는 또 모기장이 그지경이 된 후로는
안방문을 닫고 자게 되었지요.
이것도 첫날은 당장 문 열라고 어찌나 울어대는지..
처음엔 악을 쓰면서 문 열라고 울다가 나중엔 사람 마음을 흔들어 대는 처량한 울음으로
목 놓아 우는데 
도저히 못 견디고 열어줬다가

금새 또 우다다 거리면서 모기장을 향해 날라오는 삐용이 때문에
독한맘 먹고 삐용이는 거실 나무틀에서 자라고 하고 안방문 닫고 자요.

며칠 고생했는데 삐용이도 다행히 이젠 그러려니 하는지 잘때는 안울고
대신 새벽 5시면 문앞에서 울어댑니다. 문 열라고..

문 열어주면 으엥~ 하면서 우다다 안방에서 난동 좀 부리다가
지 배고프다고 빨리 밥 내놓으라고 하고요.


저는 분명 삐용이를 교육 시켰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삐용이가 저를 교육시키고 있는 상황이 많아지는 것도 같고요.


그나저나 고양이랑 살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 저것 말고 또 있을까요?
고양이들마다 다 다르겠지만요.
저희 삐용이는 저희집에 가구가 없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벽지나 이런곳에도 따로 스크래치 안해요.

그건 좀 기특하네요.ㅎㅎ
IP : 58.78.xxx.6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슈짱
    '13.7.2 1:53 PM (222.237.xxx.250)

    ㅎㅎㅎ 맞아요.
    왜 고양이키우는 사람들을 집사라는 표현 했는지 살다봄 이해가 돼죠.
    이녀석들이 그래도 그래도 의리는 있어요. 작년 딸래미가 몸살이 나서 누워있는데 울집 막둥이가 슬며시
    다가 오더니 손옆에 뭘 놓고 가드래요. 먼가 싶어서 봤더니 사료 한알....
    지가 봐도 누나가 안돼보였는지 밥먹고 힘내라고 준것 같아서 가슴이 뭉클했다나 머...
    8년차 세분의 반려동물을 모시고 살다보니 이런 뭉클한 한건으로 사고친 수십건의 일을 웃고 삽니다.

  • 2. ㅎㅎㅎ
    '13.7.2 1:54 PM (125.186.xxx.63)

    삐용이에게 모기장이 얼마나 재밌는 놀이터겠어요.
    아마 에버랜드급일것 같네요^^
    스크레치는 고양이도 자라는 발톱을 갈아야하는것 같던데.
    박스같은걸로 만들어주기도 하더라구요.
    가구나 벽지 손상안시키는것만으로도 기특하네요^^

    더운 여름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어젯밤에 길냥이 밥주러 나갔더니 얼룩고양이가 그곳에 아예 진을 치고 누워있더라구요.
    가여운 것들...
    저희집에 사막쥐가 일곱마리라 길냥이한텐 밥주는걸로 대신하고있는데
    정말 고양이 너무 예쁘고,
    사막쥐들이 천수를 다하면;;;
    꼭 길냥이 입양하고 싶어요^^

  • 3. ??
    '13.7.2 1:59 PM (211.49.xxx.245)

    모기장 부분 너무 재미있어요~~~~~~~~~~~~~~

  • 4. 삐용엄마
    '13.7.2 2:12 PM (58.78.xxx.62)

    모기장은 글쎄 어찌나 야무지게 뜯어 놨는지
    모기장에 파뭍혀서 북북 소리를 내길래 불안했는데 역시나..
    지금도 호시탐탐 모기장을 노려요.
    저는 매일 아침 6시면 일어나서 일단 모기장 옆면 내려온 것을 위로 올려 놓아요
    삐용이가 건들지 못하게요.

    처음에 이렇게 했더니만 안방 들어와서 고개 떨어지도록 모기장을 올려다보면서
    불만 가득한 소리로 냥냥 대더라고요.
    지금은 좀 나아졌고요.

    발톱은 제가 좀 길다 싶으면 깎아주고 그래서 그런지 삐용이는 발톱을 잘 안가는 거 같아요.

    저도 양 팔목에 삐용이 발톱 흔적이 많아요. 아깽이때 흔적이지만요.
    다리에도 좀 있고요. ㅠ.ㅠ
    지금은 할퀴는 건 아니고 지는 장난친다고 제 손이랑 팔목을 깨물깨물 하는데
    송곳니도 커지고 힘도 쎄져서 그런지 아파요. 못하게 하긴 하는데 가끔 지혼자 장난 칠때는
    답이 없어요.ㅎㅎ

  • 5. ..
    '13.7.2 2:21 PM (121.254.xxx.230)

    크.. 저희집하고 똑같네요.
    모기장. 울집 녀석도 좋아해요.
    안그래두 달려 들고 그래서 찢어져서 테이프 붙여났답니다.
    저도 문 닫고 자는데 요즘은 또 얼마나 부지런한지..ㅠㅠ
    새벽1시에 잠들어서 5시 쪼매 넘으면 일어나서 방문을 열어달라구 냐옹~ㅎ
    맨 위분 댓글중에 사료 한 알 놓고 갔더라 하는 얘기는 감동이면서도 재밌기도 하고요.
    냥이를 키우면 이렇게 순간순간 놀랍고 감동일때가 한번씩 있더라구요.
    전 한달여전쯤, 힘든일이 있어서 집에 아무도 없을때 혼자 냥이 앞에서 울고 있었는데..ㅠ
    냥이가 오더니 앞발로 눈물 흐르는 제 눈을 어루? 만져 주더군요. 빤히 절 쳐다보면서요
    괜찮다고.. 마치 위로해주는것 같았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잊을 수 없을것 같아요.
    동물 한마리가 건조한 우리 가족에게 사랑을 가르쳐주고 있답니다.

  • 6. 삐용엄마
    '13.7.2 2:28 PM (58.78.xxx.62)

    사료 한 알과
    눈 어루만져 주는 일이
    저에게도 과연 있을까요?

    전 상상도 못할 일이에요. ^^;

    삐용이는 아직 저희를 많이 교육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런 모습은 전혀 안보이네요.
    그래도 사랑스러운 녀석이지만요.ㅎㅎ

  • 7. 귀엽네요.
    '13.7.2 2:37 PM (203.233.xxx.130)

    울 냥이도 요즘 베란다 올라타는 스파이더 묘기에 맛들렸어요 ㅜㅜ
    스파이더 캣이라고 부릅니다요 ~~
    방충망에 붙어있는 하루살이들이 탐이 나는지 모든 방충망에 살짝 살짝 구멍을 내고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이쁘고 사랑스러워서 식구들이 너무나도 좋아해요.
    대답하는고양이거든요..

    멀리서 다른 방에서 자기 이름 부르면 대답하면서 와요.. 어찌나 귀여운지.. 강아지만, 사람 잘 따르는지 알았는데요.. 아휴... 고양이도 너무 이쁘고 좋아요...

  • 8. 삐용엄마
    '13.7.2 2:45 PM (58.78.xxx.62)

    귀엽네요님 고양이는 암고양이 인가요?
    웬지 그럴 거 같아요.ㅎㅎ

    저희 삐용이는요 무심한척 하면서 은근히 신경쓰는 성격이랄까 그래요.
    꼭꼭 숨어있다가 제가 막 찾고 부르면 대답은 안하고 버틸때까지 버티다가 그래도 찾아대면
    은근슬쩍 고개를 조금씩 내보여요. 제가 볼때까지.ㅎㅎ

  • 9. 귀엽네요,
    '13.7.2 2:48 PM (203.233.xxx.130)

    암컷.. 맞아요 ㅋㅋ 암컷이예요..
    대답잘하고.. 항상 너무 붙어다녀요..
    전자제품 AS 기사님들 와서 고치는데도 옆에서 뭐하는지 꼭 보고 싶어해서
    기사분이 혹시 다칠지도 모르니 좀 데려가 달라고 ㅜㅜ 할 정도로 항상 궁금해 하고 옆에 있기를 좋아해요..
    신기해요..
    삐용이도 너무 귀여워요..
    가끔 후다닥 너무 빠르게 뛰어다닐때는 사람들을 미소짓게 하는 매력이 있더라구요...

  • 10. ㅎㅎ
    '13.7.2 3:17 PM (110.14.xxx.210)

    강쥐맘인데 삐용이 이야기 재밌게 읽었어요^^
    댓글 내용도 너무 사랑스럽고...ㅎ

  • 11. 보라장
    '13.7.2 3:58 PM (125.131.xxx.56) - 삭제된댓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사랑스럽다는 거!! (^ㅅ^)/

  • 12. 11
    '13.7.2 7:15 PM (110.70.xxx.224)

    띠띠님 삐용이도 점점 띠띠님과 마음으로 교감하는 더 멋진 고양이가 될거예요
    저도 두냥이 남아들을 키우는데 1살때보다 5살이된 지금은 마치 친구처럼 자식처럼 그래요
    ㅅ첨엔 마냥 동물 같았는데 한해한해 지나면서 교감이 더 되는것 같아요
    아플때 쥐돌이 인형 물고와서 가져다주고
    우울하거나 슬플땐 하루종일 제 곁에서 함께 있어줘요 까불거나 장난치거나 하지 않고 조용히 옆에 있어주고 안기고 그러더군요 ^^
    삐용이도 나이 들 수록 더 멋진 고양이가 될거예요
    2살까지는 철없이 장난만 많이 쳐요^^

  • 13. ㅇㅇ
    '13.7.2 8:01 PM (203.226.xxx.8)

    또 삐용이...

  • 14. ㅇㅇ
    '13.7.2 10:50 PM (1.231.xxx.158)

    또 삐용이...




    너무너무 좋아요!!!1
    글 자주 올려 주세요! 여기 말고 살돋에 사진도 올려 주세용!!!!!!!!!!!!
    보고싶다, 이쁜 삐용이 ㅋ

  • 15. 으냥
    '13.7.8 5:56 PM (110.11.xxx.117)

    저도 모기장 사려다가 냥이 있는 집에선 무용지물, 신나는 장난감 된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울집애는 아침되면 알람 울리기 전부터 문밖에나 창문밖에서 울어요.
    문 열면 문밖에 딱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제 다리에 지 얼굴 비비면서 들어와서는
    쓰다듬어 달라고 얼굴 들이밀고, 애정이 넘쳐서 그러는지 제 코나 입술을 깨물어요.
    독거노인 목덜미에 키스마크 비스무레한 것도 만들어주는 효녀(?)입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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