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6년이 된 애 없는 주부예요. 나이는 30대 중반
남편문제로 자연임신은 기대하기가 아주 힘들구요.
경력은 인공수정 4번 시험관 5번
남편은 담배 하루 한갑 피는 꼴초 술은 드셨다 하면 끝장을 보는 주당 그 덕에 정자 운동성과 모양이
시험관을 거듭할때 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수준입니다.
시험관을 처음 할때만 해도 시어머니가 제 눈치를 얼마나 보면서 미안해하시던지요.
어머니 저는 아기 없어도 어머니만 좋으면 되요..
애 없어도 남편이랑 잘 살수 있어요. 어머니 속상해하지 마세요. 그랬는데
시술을 김밥 말듯 말아먹는다고 요즘엔 저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일어나면서 화를 삼킨다고
제발 날 선하게 좀 만들어 달라고 신신당부 하십니다.
저도 처음엔 아이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애 없이 6년 살아보니깐 천성이 게으르고 끈기가 부족한 제 성격에는 이것도 나쁘지 않아요
이거 부끄러운 과거인데
전 돌머리에 끈기없고 학습능력이 딸려서 학창시절엔 하위권을 항상 듬직하게 지켰고
남편도 공부머리는 지질이도 없어 학교다닐때 기억은 선생님한테 맞고 학원 안가다가 걸려서
부모님한테 맞고 그런 기억밖에 없어요.
남편은 공부 꼴등이라고 살 가치가 없는 인생은 아닌거다 그래도 대학은 둘다 갔으니
우리가 입만 다물면 자식이 지 머리 딸리는거 부모 탓은 안할것이다.
나는 공부도 못하고 능력이 딸려서 가난하지만 그래도 내가 태어난거 후회하지도 부모 원망도
없다. 살 수 있다는거 자체에 감사한다.
자식도 그럴껏이다.
어렵게 가졌는데 우리 자식이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얼마나 효도하겠느냐 하지만
부모 닮아서 공부 못하는 자식 솔직히 요즘 세대엔 안낳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멋진 소신이 있는데 소신대로 살려니 주변 사람들이 등을 돌려서 어렵네요.
비슷한 처지에 안생기는 분들은 얼마나 간절하게 바라는지 지켜보는것도 아플 정도인데
저는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병원에서는 6번째 시험관 준비하라고 하고
시댁에서는 또 한약을 보내왔지만 안먹고 버팅기다가 남편한테 한소리 듣고
엄마한테 엄마 자식을 왜 낳아야 해?
했는데 엄마가 애 안낳을꺼면 결혼은 왜 했니?
라는 말로 되묻네요.
한국 사회에서 애가 없는 아줌마는 비정상이라고 너는 비정상이라고
그래서 정상으로 고쳐야 한다고 시어머니가 아무리 말을 해도 딴청이고
남편은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돈 많은 사람만 행복할수 있다는 너의 편견을 버리면
자식이 간절해질꺼라고 하지만 또 딴청이고
추석이 다가오며 절 공포에 물들어 버리게 하고
저를 어찌하면 제 정신이 들까요?
어디 고칠수 있는 조언이나 정신이 번쩍나게 하는 매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