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친정 엄마

KAZA 조회수 : 1,494
작성일 : 2013-07-01 10:34:24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더 아픈 손가락이 있다고 하잖아요.

저희 엄마한테 저는 덜 아픈 손가락입니다.

세세한 비교나 그 간에 있었던 일 전부 다 생략하더라도

해외여행 다녀오면서 제가 드린 선물 같은 거,

결혼하기 전 집에서 쓰던 물건 중 좀 쓸만한 것들,(일부러 부모님 쓰고 계셔서 놔두고 온 것들)

저희 엄마는 다 제 여동생 주십니다.

 

어제 남편과 같이 친정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는데,

제가 지난 주에 선물해드린 실크 스카프가 동생 책상 위에 떡하니 올려져 있습니다.

디자인이나 색상이 젊은 동생한테는 어울리지도 않는 그런 스카프를요.

왜 주셨냐 했더니 너희 동생 맨날 회사 다니니까 줬다고 하세요.

참고로 저도 회사 다니고, 저희 엄마도 아직까지 다니시는 곳이 있습니다.

동생만 회사다니지 않아요.

 

여동생은 곧 시집가고, 딱히 저보다 처지가 나쁘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좋은 회사 다니고, 어쨌건 자기 해야 할 일은 다 하고 사는 괜찮은 동생입니다.

저 역시 동생이랑 고만고만하고, 현재로서는 딱히 누가 더 낫네 할 만한 건 없습니다.

 

20대 초중반에는 그런 차별(엄마는 아니라고 펄쩍 뛰시지만)에 일일이 분노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일들에 상처받는 내 마음도 좀 알아달라고 얘기해왔습니다.

 

그렇다고 저희 엄마가 편애를 절대적으로 하시는 그런 분은 아닙니다.

제 나이또래 부모님들이 모두 그렇듯이 두 자식 모두를 위해 희생적으로 살아오셨고,

저에게도 잘 해주십니다.

 

하지만 왜 크지는 않지만 몇몇 지나칠 수 있는 구석들에서

저는 어릴 때부터 아… 우리 엄마가 참 살뜰히도 동생을 챙기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어린 마음에 상처받은 적 많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부모에게 분노하는 내 마음 속 어린아이를 이제 놔줘야겠다는 생각에

뭔가 다 이유가 있겠으려니 했는데, 어제도 전 좀…. 슬펐어요.

집에 오는 길 차 안에서 엉엉 울면서 남편한테 이런 얘기했는데 별 말 없이 다독여줬어요.

찌질한 아내라고 비난하지 않고요ㅋㅋ

이젠 저보고 네가 언니니까 참아라, 넌 더 많이 누리고 살았잖니 라는 말 대신에

그냥 있는 그대로 내 감정을 그대로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전 좀 위안을 받았어요.

 

나이 먹고 후회할까 제 딴에는 고생 많이 하신 엄마께 좋은 거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친정이든 시댁이든 적당히 거리 유지하고 지내면서 제 가정에 충실 하려고 해요.

IP : 168.248.xxx.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은
    '13.7.1 10:41 AM (180.65.xxx.29)

    야무지고 알아서 잘하고 동생은 엄마눈에 어설퍼 보이나봐요

  • 2. 저도 그래요
    '13.7.1 10:47 AM (121.140.xxx.135)

    아들딸 뿐만 아니라 친손자 외손자 차별하고 외손자들 중에서도 예쁜딸자식/덜예쁜딸자식네 아이들 차별합니다.
    정말 나이 사십 될때까지 원망과 풀어짐 반복...매번 다짐합니다. 엉뚱한데 에너지 쏟지 말자고.
    그 에너지 좋은 데 썼으면 엄청나게 발전했을 듯 싶네요.

  • 3. 조심스럽게
    '13.7.1 10:49 AM (58.225.xxx.34)

    굳이 편애라기보다

    쓰던 거 필요없으니까 친정에 두고 갔나보다
    나(엄마)보다 더 필요해 보이니 늙은 나는 아무렇게나 지내도 되니
    (아직 시집 못간 직장생활하느라 힘든)둘째 딸에게 주자

    받은 스카프를 주신 것도....

    원래 남의 가정사나 남녀관계는 관여하고 싶지않다는 주의지만
    좀더 이해하시고 보시면...??

    그리고 엄마와 부드러운 대화를 하시고 표현하세요
    등진 모녀지간도 아닌데 안타깝네요

  • 4. ...
    '13.7.1 10:49 AM (223.62.xxx.94)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하지만 손가락도 길고짧은건 있습니다
    그냥 그러려니하세요

  • 5. 원글
    '13.7.1 11:15 AM (168.248.xxx.1)

    저도 엉뚱한데 에너지 쏟지 말고 내 삶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대부분은 그냥 넘기는데요,
    가끔은 좀.. 저도 제 마음이 아직 완전히 내려놓지 못해서 그런건지 화가 났어요.
    동생이나 저나 다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데
    엄마는 항상 저한테 동생 잘 챙겨라, 외할머니 잘 챙겨라 하시네요.
    잘 하고 싶다가도 어느 순간 강요처럼 느껴질 땐 거부감 들어요.

  • 6. ..
    '13.7.1 12:14 PM (1.224.xxx.197)

    편애는 아니구요
    저두 좀 그런편인데
    큰딸은 저자신이랑 동일시하게되더라구요
    그만큼 가깝고
    말을 구태여 안해도 뭐든지 이해해준다는 그
    런 느낌일거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96859 최근에 코스트코 다녀오신분? 6 soso 2013/09/13 2,859
296858 땀이 안나다가 올여름부터 갑자기 나는데 체질변화일까요 1 ,,,,,,.. 2013/09/13 2,859
296857 촛불집회 생중계 - 국정원 규탄 민주당 / 시국회의 범국민대회 5 lowsim.. 2013/09/13 1,200
296856 판교 봇들마을 휴먼시아 4단지 어때요? 1 쥬쥬 2013/09/13 6,101
296855 다문화 가정 2 가을 2013/09/13 1,465
296854 일산 코스코에 마카롱 있나요? 4 ^^ 2013/09/13 1,879
296853 학생 연주복 3 연주복 2013/09/13 2,310
296852 청소사업은 어떤 경로로 알아보면 될까요? 1 사업 2013/09/13 1,019
296851 직장에 중국(연변)분이 계세요. 1 직장에서 2013/09/13 1,727
296850 가게를 하고 있는데 동네사람들이 한마디씩 하네요 5 뚱띵이맘 2013/09/13 3,499
296849 꼬인 인간관계 풀기? 4 2013/09/13 2,909
296848 아기 이름지을 때 고서(?)에서 따와서 짓는거요 22 예비엄마 2013/09/13 2,624
296847 오클락 같은곳에서 파는 화장품 유통기한? 3 이얍 2013/09/13 956
296846 서유럽 패키지 여행에 환전은 언제... 3 오솔길 2013/09/13 2,607
296845 7년이상 쇼파 쓰신 분들~ 10 쇼파쇼파 2013/09/13 5,096
296844 어금니 치료하는데 기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2 치과 질문 .. 2013/09/13 1,441
296843 채동욱검찰총장 감찰압력에 사퇴를 ㅠㅠ 사퇴했네요 2013/09/13 1,499
296842 캐나다 여행 8 사아랑 2013/09/13 2,514
296841 삼성서울병원 2인실 입원비? 10 입원 2013/09/13 15,826
296840 개인쇼핑몰에 옷 반품 하겠다니까 안된다고 하네요 6 ... 2013/09/13 2,245
296839 서초동주변 아파트어디가 살기좋을까요? 4 도움원해요... 2013/09/13 3,059
296838 어제 박원숙씨 여행하는 모습 나온거요~ 2 내레이션 2013/09/13 2,494
296837 테이블 세팅 이쁘게 하는 감각 키우기 좋은 블로그나 키톡 추천 .. 1 ..... 2013/09/13 1,249
296836 이런 액자를 뭐라고 칭하나요? 2 궁금해요^^.. 2013/09/13 1,400
296835 혹시 초등학교 씨디 씨디 2013/09/13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