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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냥..이사 준비를 하면서 일요일 아침의 단상...

.. 조회수 : 2,009
작성일 : 2013-06-30 07:43:42

한 달 후면 외국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남편이 외국에 있지만 큰 돈 버는건 아닙니다..

지금 형편도 넉넉하지 못하고요..

남편이 외로운지 가족들과 살고 싶어해서, 어쩔수 없이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외국으로 간다고 해도 아이들에겐 큰 매리트가 없는 나라이고 아들들도 지금 사춘기이기에 애매합니다.. 저도 그렇게 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여트 각설하고..

집이 매매가 되고, 현실은 빨리이사 준비를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현재 계획은 짧게는 5년정도 잡고 있습니다..

가구는 다 놔두고 오라고 합니다..이사비용 보다는 현지에서 사는 돈과 비슷하다며..

가전도 다 놔두고 가야 됩니다..전압이 맞지 않기에..

옷이랑 필요한 책만 갖고 오라고 합니다..

책은 예전에 줄 사람들 주고 남은 책장만 6개입니다..둘러보니 10년동안 안 본 책도 수두룩 합니다..

예전에는 책이 빽빽히 꽃혀 있는걸 보면 뿌듯 했는데, 오늘은 가슴이 답답합니다..이 많은 책을 다 어떻게 하나 싶고..

그리고 소형가전들..토스트기(충동구매)는 마트에서 할인해서 구입 했는데, 아이들은 퍽퍽해서 싫다고

달걀옷 입혀서 후라이팬에 구워 주는걸 더 좋아합니다..토스트기는 제가 학원에서 일할때 아이들 시험 끝나면 토스트기 몇번 사용한게 다 압니다.. 뭐니뭐니 해도 코팅후라이팬이 따봉입니다..ㅠ.ㅠ

그리고..전기주전자..플라스틱 좋지 않다고 해서 스텐으로 검색 검색 또 검색해서 구입 한겁니다..제가 아끼는 가전인데

커피 마시는 사람이 나 뿐이여서 작은 차 주전자에 가스렌지로 물 끓여서 먹습니다.. 비싼 돈 주고 구입 해 놓고 뭐 하는 짓인지

전기주전자는 이쁜 수건에 곱게 고이고이 덮여 있습니다..혹시라도 먼지라도 앉을까봐..ㅠ.ㅠ

식탁은 일부러 작은 2인용으로 구입 했습니다. 식탁에 많은 물건들이 있는건 아닌데, 아침에도 뉴스보면서 시간보면서 먹느라 습관이 상 펴 놓고 먹는거다 보니 식탁은 자리만 차지하는 장식용입니다...

장농 결혼할때 제일 좋고 비싼 장농으로 했는데 딱 한번 이사하고 나니 농에 흠집이 나고 비틀어 지니 비싼 농 아무 필요 없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자렌지 겨울에 찬 우유 마시는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데워서 주려고 해더니 전자렌지 데우니 맛 없다고 차디찬 우유 그냥 마십니다. 전자렌지는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구입 했는데 아무 필요 없는 가전이 되었습니다.. 비닐도 뜯지도 않았네요..

저렴하다고 원플러스원 한다고..아주 곱게(??)재워 놓은 샴푸, 세정제들...식품들,.공산품들..

영어랑 음악 듣는다고 구입한 카셋트테입과..시디들...10년동안 한번도 안 들었습니다.. 저 많이 바빴거든요 (변명)

그리고 여기저기서 받은 화장품 샘플들..샤워하고 바디로션으로 발라야지 하는데 바디로션 바르는게 습관이 되지 않아

샘플들이 아주 곱게 가지런하게 모셔져 있네요..

매년 매실 담그다고 구입한 매실통..그리고 어쩔수도 없는 매실액기스들...엄청난 정성과 들인 돈...

차라리 비싸더라도 매실액기스를 필요할때 사 먹을걸...매실액기스 다 놔고 가려고 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싱크대에 가득가득 들어차 있는 컵이랑 접시와 반찬그릇들...컵 깨지면 그냥 하나 더 사면 되는걸...

참, 글 쓰다가 보니 생각이 나는데 우리집은 빌라여서 옥상에 창고가 있습니다..이 창고는 처음에 이사올때 불 필요한 물건 다 넣어 놓았는데 10년동안 그대로 있습닏..아마도 불 필요한 물건이였으니 처음부터 필요가 없었나 봅니다..

여기까지 생각 정리를 해 놓고 보니, 제가 정작 생활하면서 필요한 가재도구는 별로 없었구나 싶어요..

얼마전 콘도 같은 집 글 읽으면서 느끼는것도 많았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는 어려운데

막상 제가 이런 현실에 닥치고 보니 제가 얼마나 많은 짐들을 이고지고 살았는지...

다시 한번 느껴집니다..

있으면 좋은 물건들은 없어도 되다는 사실..내 몸만 다이어트가 필요한게 아니라

살림살이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건 알았습니다..

외국으로 가는 이사가 아니였으면 또 이고지고 이사 했을건데,

물건하나 구입 할때도 검색 검색 또 검색하고 구입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실로 다가오니 생각하고 구입 했던 물건들도 다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에 이사 올 사람을 위해서 안 하던 청소 더 열심히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IP : 112.147.xxx.2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결나은세상
    '13.6.30 7:57 AM (119.64.xxx.158)

    원글님 글과 콘도같은집 글을 읽고나니새삼 욕심 덕지덕지 붙은삶이 얼마나 덧없는지 평온이 찾아온 아침입니다.
    인생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 2. 맞아요
    '13.6.30 8:02 AM (211.234.xxx.136)

    불필요한 욕심인거 알면서도 또..
    꼭 있어야 한다는 자기체면을 걸어 어제도 그릇을 샀어요.
    콘도같은집은 저에게 너무 먼..

    먼 곳 가셔서 건강히 지내세요~^^

  • 3. ㅠ ㅠ
    '13.6.30 8:04 AM (220.86.xxx.151)

    구구절절 저와 어쩜 똑같으신지..
    저도 내 몸매를 슬림화하는게 아니라 집과 머릿속을 슬림화하고 싶어요
    비만해질대로 비만해있어서.. ㅠ ㅠ

  • 4. 장터에
    '13.6.30 8:10 AM (193.83.xxx.176)

    다 파시고 편하게 가볍게 새출발 하시길요.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길 빕니다.

  • 5. 알라딘
    '13.6.30 10:13 AM (116.41.xxx.186) - 삭제된댓글

    알라딘 중고팔기에 책 다 보내면 알아서 가격책정해서 매입해줘요~~~

  • 6. 알라딘
    '13.6.30 10:15 AM (116.41.xxx.186) - 삭제된댓글

    책 박스에 보내서 신창하면 택배에서 와서 다 가져갑니다 저는 제가 책 분류하는 것으로 해서 최근 20박스 팔았네요

  • 7. ....
    '13.6.30 11:34 AM (117.111.xxx.114)

    아름다운가게에 기증신청하시면 직접와서 가져갑니다
    저랑 최근 비슷한걸 느끼셨네요
    이사 잘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8. 로렌
    '14.1.4 3:13 PM (112.170.xxx.167)

    정리저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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