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뒤늦게 맞벌이 요구하는 남편의 진심..

맞벌이 조회수 : 4,813
작성일 : 2013-06-27 23:58:25
제 남편은 맞벌이를 원하지는 않아요.
대신 맞벌이를 한다면 말리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맞벌이 시 육아나 살림은 할 마음이 없어요.
이유는 아내가 맞벌이를 해도 자기 버는만큼 못버니까요.

남편과 여러차례 다투며 남편의 진심을 알아버렸어요.

한 때 맞벌이로 재택을 하며
같이 돈 버는데 남편은 조금도 가사와 육아에 조금도 더 애쓰지 않아서...아주 심각하게 다툰 적 있었어요.
결혼 내내 집 살 때 대출로 전 마음의 여유없이 살아오다가
재택으로 돈을 버니 그 동안 틀어쥐고 쥐어짜내던 경제생활이
여유가 생겼어요.
예를 들면, 외식을 해도 1인분 맥시멈 1만원이다가
제가 돈을 벌면서 소고기도 먹고, 부페도 가기도 했어요~
기존 남편 벌이로도 생활 가능한데 부가적 수입이 있는 셈이니
그런 소비가 가능했고, 저도 여유생겨 좋았지만..
남편 또한 와이프가 쥐어짜지 않으니 그 여유를 즐기더라구요.
재택근무다보니 집에서 일하니 일하는 티는 안 나도
경제적 수입은 늘어난 상황~
남편월급통장에서 기본적으로 빠지는 공과금, 보험,카드값외에
제가 현금생활비를 10원도 안빼서 썼으니 수입은 확실히 있었죠~

그러다 어느날 제가 폭발했어요.
왜 같이 돈을 버는데 남편은 가사육아 하나도 더 하는 게 없냐니
남편은 누가 돈 벌래서 버냐며 뭐하러 돈버냐하드라구요.
자기한테서 독립하려고 돈 버냐는데 기가 막히더군요.
니가 하고싶어서 하는데 왜 직장생활하는 자기한테 피곤하게 집안일까지 요구하냐구요.
자기한테 피해주지 말라더군요.
넘 어이가 없었지만..꼭 짚고 넘어가야겠드라구요.
남편은 집을 정리해서 따로 살자고하드라구요.
알겠다고 이혼하자고 강수 뒀어요.
그당시 4살 아들하나.. 제가 못키운다고 했고,
집 내놓고 집 보여주고 집팔고 그런거 당신이 다 알아서하라고..
내가 집에서 일하지만. 집 보여주는 거 협조 못한다.
당신 퇴근 후나, 휴일에 하고 난 일절 관여 않겠다. 했죠.
그동안 그런 잡일??? 뒷치닥꺼리??는 제가 다 했거든요.
그랬더니...생각을 돌려 저한테 원하는 게 뭐냐고 하드라구요.
집안일은 어짜피 좀 덜해도 견딜 수 있고
빨래도 주말에 몰아해도 되지만, 아이케어는 반반씩하자.
지금은 아이 아침에 밥먹이고 준비시켜 등원시키고
하원 후도 데리고와서 놀아주고 밥챙겨주고까지...내가 다하는데
아침 10시 등원이니 아침시간은 당신이 챙기고
오후는 아이케어 내가 하겠다. 나도 오전시간 내 건강챙기러 운동다녀야겠다. 했더니 남편이 도우미를 쓰자고 하더군요.
본인이 8시쯤 나가니 2시간만 케어해 줄 사람 필요하다고 도우미 얼마안하니 쓰자더군요.
그러라고 했죠. 대신 도우미 알아보고 그런거 다 알아서하라고 했어요.
그 저녁에 인터넷 검색해서 도우미 업체 연락을하니,
2시간만 도우미 필요하다니 기본 반일이 4시간..4만원이고
9시부터가 기본근무인데 8시부터면 추가요금도 있다고 했어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하루 45천원은 가뿐한 금액이지만
한달 20일은 90만원... 출산후 도우미 쓴 이후 단한번도 도우미를써본적없으니 그 비용이 아깝죠~
그 상황에 전 도우미비용 10원도 못준다.
오전은 당신담당이니 당신월급에서 다 부담하라고 했더니
그럼 자기가 살림할테니 저더러 돈 벌어오래요.
알겠다고 그럼 회사 그만두라니깐
남편이 그럴테니 각서를 쓰래요.
자기가 현재 벌어오는만큼 못벌어오는 경우 이 집에서 나만 빈손으로 나간다.
라구요. 모든 게 돈이었구나!
본심은 돈을 벌어오니 대접받고싶었고
돈을 더 많이 버니깐 유세떠는 것....

미친거 아니냐고..가정살림은 얼마를 벌든 거기에 맞춰 사는 거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말아라.
그리고 내가 벌려면 그거 못벌겠냐고..그무렵 연봉 6천쯤.
장사를 했으니 매달려 더 일하면 남편버는 것보다는 더 벌 수 있었어요.
실지로 들쑥날쑥하긴해도 남편보다 더 버는 달도 있었구요.
근데 그런 치사스런 조건을 수용할 마음이 없었어요.

원하는대로 안되니 남편이....더 싸울 마음은 없는지
정말 원하는 게 뭐냐고 묻더라구요.
재택이어도 수입이 있고 그 수입으로 부부가 여유생겼으니
엄연한 맞벌이임을 마음으로 인정해달라.
그리고, 저녁에 설거지만 해달라.
딱 두가지였어요.

그 때 변한 건 꼴랑 설거지 하나였지만...
남편의 본심을 적나라하게 알게된것....
하지만, 지금껏 아내라는 존재가 본인이 버는 돈으로 살림이나하고 아이나 키우는 대수롭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남편이 생각하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하나하나 신경쓰려면
회사일 못지않게 손이 많이가고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하다못해 반나절도우미도 한달 100만원가까이 드는데
온종일 아이키우고 집안일하는 것..
적어도 200만원 세이브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최근 82쿡 맞벌이 원하신다는 남편분들...
제 남편은 맞벌이를 원하지는 않는 사람이지만...
그 속내는 경제적 여유 혹은 보탬을 원하지만
가사일에는 본인의 책임을 하지 않는 거...
그건 아내가 벌어봤자 얼마 번다고!
라는 생각을....우리남편과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싶네요...

그리고 그 이후 남편은 설거지 꼭꼭...저녁에 못하면 아침에 해놀고 출근했고..
1년쯤 후에 씀씀이 커진 저는 씀씀이 줄이고자 제가 하던 일을 접었습니다~
설거지 해줄 때도 있지만...그 후 그 문제로 다시 다툰 일은 2년 지난 지금도 없어요~




IP : 180.230.xxx.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사분담싫어하면
    '13.6.28 12:28 AM (112.151.xxx.163)

    굳이 맞벌이 권하지 않는 차원이 아니라 이왕이면 자기버는걸로 살아주길 더 원하긴 해요

  • 2. 여기 바보
    '13.6.28 6:27 AM (220.86.xxx.151)

    이곳에서 나가 돈벌지 않는 비 맞벌이들을 무능력자처럼 이야기하는 거 보고
    실소가 나옵니다. 뇌가 청순하다 못해 기본 산수도 안되는 사람들만 있는 듯.

    아이 한 번 아프고 집안 일 뭣 좀 처리하려다 보니 그때 한창 제 회사일 바쁠때라 사람으로 다 처리..
    한달 3백 깨지더군요. 인건비로..
    아이 케어해주는 사람, 집에 사람 없으니 과외와 학원으로 돌리고 살림 도우미 쓰고..
    맞벌 맞벌 난리치기전에 기본 산수를 좀 하고 사시길.

  • 3. 민서네
    '13.7.5 10:21 AM (1.238.xxx.197) - 삭제된댓글

    아직 우리나라 남편들 정서가 이중적이어서요.. 경제적 부담 와이프가 덜어줘서 좋긴 한데, 그렇다고 전통적으로 와이프가 해왔던 일을 남편들이 하자니 하기 싫은 거죠..
    와이프가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도 크게 달라지진 않아요.. 아직까지의 사회적 정서가 그래서 우리 남편만 신사고를 가지긴 힘드니깐요. 기득권이쟎아요.. 설사, 돈을 벌지 않아도 집안일과 육아는 힘든 부분이어서 전업주부든 맞벌이 주부든 끊임없이 남편과 투쟁? 하는 중이며,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딸들 세대에는 좀 더 달라지지 않을까요?

  • 4. 유세
    '16.2.5 3:37 AM (122.62.xxx.132) - 삭제된댓글

    돈번다고 유세

  • 5. 돈과 부부관계
    '16.2.5 3:46 AM (122.62.xxx.132) - 삭제된댓글

    전업, 가사/육아, 전통적인 가치관과 새로운 가치관의 부딪힘
    전통 - 전업, 남편이 가장으로서 당연히 먹여살려야 한다는 책임감. 부인에 대해 돈 벌어오라는 생각을 안하던 세대, 돈번다고 유세떰. 하지만 자랑스럽게. 내가 먹여살리니까. 부인이 나가 일한다면 마음아파 하던 세대.
    전환기-전업, 맞벌이 부부보며 혼자 번다고 억울해하는 남편 증가, 결국엔 돈번다고 유세, 부인이 일하러 안 나가면 미워함.
    신세대 - 당연히 맞벌이하고 여자가 돈 못 벌면 죄책감 느껴야 하는 세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9479 초등학교에서 선행상,효행상은 어떻게 받는건가요 3 양은냄비 2013/06/29 1,130
269478 예배 때 기도 중 궁금한점요 4 새로운 2013/06/29 857
269477 한화리조트 경주 스프링돔 개장시간 아시는 분계실까요? 더워서풍덩 2013/06/29 1,074
269476 [부산/인문학] 제3회 새로고침 강연회 -자기계발의 이중성 요뿡이 2013/06/29 447
269475 kbs가 6.10항쟁 다큐를 하네요 1 웬일로 2013/06/29 512
269474 해운대 말고 레지던스 있는 바다는 없나요? f 2013/06/29 565
269473 나만 알고있는 좋은 약.. 329 ge 2013/06/29 27,449
269472 분쇄 원두커피 샀는데, 좀 맛있게 먹는 방법 없을까요? 18 첨으로 2013/06/29 11,061
269471 끊어진 줄로 알았던 생리가 일 년만에... 5 황당 2013/06/29 5,208
269470 어제 광화문에서 자유발언하셨던 피디님 2 kbs 그 .. 2013/06/29 1,005
269469 길고긴 터널의 끝.. 3 ........ 2013/06/29 1,186
269468 시누에게 한마디 해야할까요 17 /// 2013/06/29 5,479
269467 훈제연어 밥반찬으로 먹어도 되나요..? -.-;; 3 ... 2013/06/29 1,617
269466 빌려준 돈 받고도 화가나요. 1 aa 2013/06/29 2,033
269465 정상어학원 웍북 삽니다. 2 답답... 2013/06/29 1,110
269464 KBS '국정원 보도' 비판 프로 간부교체에 '부당인사' 의혹 4 샬랄라 2013/06/29 662
269463 초등3학년 사회, 과학 문제 인쇄할 수 있는 사이트 아세요? 4 처음처럼 2013/06/29 1,282
269462 광주 지역방송 야구중계에 ... 2013/06/29 609
269461 상습 울집앞 고양이똥 6 소요 2013/06/29 4,170
269460 놀아도 꼭초딩이랑놀아요. 2 5살 2013/06/29 680
269459 청소고수 여러분께 여쭤요 4 희망이 보인.. 2013/06/29 1,211
269458 이넘에 오지랖.주책..이렇게 늙어가는구나. 10 세월아세월아.. 2013/06/29 3,357
269457 롤리타렘피카와 씨롤리타 2 어떡할까요 2013/06/29 1,064
269456 화장지 만큼은 가격비교가 안되네요 15 ,,,, 2013/06/29 5,497
269455 소개팅자리에서 남자수입 물어봐서 차였다는 낚시글이요 10 ..... 2013/06/29 3,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