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민한걸까요..
그닥 친정에 애정이 없어요.
별로 사랑 받은 기억이 없다는게 정확하겠죠.
삼형제인데 막내 동생이 그러더라구요.
'난 좀 애정결핍이 있는거 같아'
삼형제중 가장 사랑 많이 받은 막내가 그런 말을 해서 좀 놀랬어요.
막내는 그래도 예쁨 받고 살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친정 엄마가 전업주부지만 워낙 바깥 활동도 많이 하고 바빠요.
마당발이라 아는 사람도 많고, 약속도 많고, 활동도 많고..
초등학교때는 어려서 그런지 별 기억이 없고, 사춘기 이후 부쩍 엄마에게 많이 서운해 했는데
중학교 올라가 처음 본 시험에선 반에서 7등인가 했는데, 엄마랑 수영장 갔다가 그 이야기를 엄마에게 했어요.
'엄마. 나 이번 시험, 반에서 7등했다.'
엄마, 그냥 풀에서 나가 집에 가 버리더라구요.
물론 저는 풀에 놔두고..
성적이 맘에 안든다는거죠
(난 자랑한거였는데..ㅎ)
저와 약속을 하고 다른 약속이 잡히면 제 약속은 당연히 캔슬.
나와 하는 이야기는 성적, 공부에 관한 것 뿐.
다니던 중학교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 한달치 식비를 내 둬요.
그럼 중학교 하교 후, 바로 그 식당 가서 밥 먹고 바로 학원으로 가요.
거시서 밤 10시, 11시까지 공부하다 차타고 집에 가는거죠..
상의도 없는 과외, 학원 수업, 제 인생 플랜...
교우 관계도 걘 공부 못하니 잘라야 하고, 걘 뭐가 모자라니 잘라야 하고..
집에 전화기가 2대라 제게 전화가 걸려오면 한쪽에서 듣고 있어요.
그러다 별 시덥잖은 얘기들만 하고 있음, 끊어라 한마디 하죠 ㅎㅎ
친구들도 니네 엄마 무서워 집에 전화 못하겠다 하고..
뭐 암튼 대단한 엄마였어요.
반면..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제 취향은 어떤지, 성격은 어떤지
뭐 이런건 전..........혀 관심이 없었죠.
사춘기때 엄마한테 울며 한 소리 중에 하나가
'엄마가 공부 빼고 나한테 관심있는게 뭐야. 내가 좋아하는 색을 알기를해, 좋아하는 음식을 알기를 해'
정서적으론 전혀 충족이 안된거죠..
이런 기분은 다 커서인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다른 사람들(엄마 지인들)에게 보여지는 부분에선 잘해요.
제 혼수를 해 준다거나, 애 출산 후 조리원 비용을 대준다거나..
허나..
손주를 보러 찾아 오는 건 일년에 두 세번?
엄마 나 힘들어 죽겠어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나도 힘들어. 나한테 기대하지마..
네 기대 안해요.
헌데, 엄마, 말만이라도 좀 살갑게 해주면 안돼?
애 둘, 연년생 아이도 어려 힘에 부쳐 일주일에 두번 살림을 다른 분께 부탁드려요.
엄마 아는 사람도 많고, 주위에 살림 도움 받는 분들도 많은데
Y에도 사람이 없어 한달 기다려야 한다고 하고, 주위 친구들에게도 알아보고 알아보다 없어 엄마에게 부탁하니
심드렁한 말투로 내가 뭐 아니..
최근들어 가끔씩 머리도 깨질 듯 아프고
단어 기억도 안나고 말도 어눌해 졌어요.
외할머니가 치매가 있었던지라 겁이 나서 뇌검사를 했는데 우울증 판정을 받았어요.
엄마에게 우울증이라더라.... 했더니
그래? 별거 아닌 작은거지?
엄마가 밖의 다른 사람들에게 저렇게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거 보면
속에서 열불이 치밀어요.
세네달에 한번 연락할까 말까인데, 통화할때마다 이렇게 상처를 받으니 참..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