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92986.html
국정원 선거 개입 문제를 덮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가장 피하고 싶었던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에게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정리될 수 있던 것을 여당은 물론 국가와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우려했던 지난 편지가 생각납니다. 이런 상황의 바닥에는 국민과 대통령을 언제든 속이고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의 오만과 얕은꾀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제 주인을 조삼모사(朝三暮四) 고사 속의 원숭이쯤으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대뜸 <삼국지>의 ‘십상시’가 떠오른 까닭이기도 합니다.
사실 국정원의 선거 개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집단이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두려워 저지른 짓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절대로 박근혜 후보가 좋아서 한 짓은 아닙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말처럼 이명박-박근혜, 얼마나 서로 경원하던 사이였습니까. 따라서 님은 자초지종을 따져 죄지은 사람 벌주고, 잘못된 제도 바로잡으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반대로 사건 은폐를 위해 여당이 국정원과 공모하여 대통령 기록물의 위·변조 및 공개라는 정치공작까지 벌이기에 이르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정원의 선거 개입 문제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대통령선거 때 한번 잘 우려먹었던 것을 다시 끌어내 문제를 삼은 것입니다. 선거 때는 그나마 불법의 경계선상에서 들락날락했지만, 이번엔 아예 불법의 한복판에서 난장을 죽이고 있습니다.
보고도 못 받았다면 허수아비 대통령이 되는 셈이고, 보고받고 허락했다면 삼척동자만도 못한 대통령이 되기 때문입니다. ‘얼라 대통령’보다 ‘허수아비 대통령’이 낫다고 할 순 없습니다.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것이니 (박근혜)님은 당사자입니다. 남에게 미룰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일이 꼬인 것은 그 처리를 상시들에게 미뤄놓은 까닭이 큽니다. 정상회담 대화록 문제도 원칙에 따라 정리해야 합니다. 그건 5년 뒤 바로 님의 일입니다. 문재인과 야당이 지정기록물을 절차를 밟아 공개하자고 나서자, ‘그게 아니고…’라며 딴소리를 해대는 저 상시들의 행태란 얼마나 졸렬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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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머리가 무능하니 십상시(10명의 내시)들이 판을 친다 하는군요.
지금의 십상시들은 누굴까요... 꼽다 보니 너무 많아~~ 변에 구더기 끓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