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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31살 女점주 수면제 70알 삼켜… “앞이 캄캄해

스윗길 조회수 : 5,693
작성일 : 2013-06-22 23:34:56
 
 ▲ 김 씨가 5월까지 운영하던 경기도 지역 세븐일레븐 매장의 현재 모습(왼쪽). 각종 비용이 0원으로 수정된 계약서. ⓒ천지일보(뉴스천지)

자본금 없다는 청년에 ‘무자본 인수’ 권유
남은건 정신병·분노… “롯데, 무릎 꿇고 사과해야”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이달 15일은 정산금이 나오는 날이었다. 지난 한 달간 세븐일레븐 점포를 운영한 결과를 받는 날이다.

그러나 김민경(여, 31살) 씨는 16일 새벽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등 총 70알의 약을 입 속으로 털어 넣었다.

죽는 게 억울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5월 정산 결과도 마이너스라는 사실에 어쩔 줄 모르는 심정이 돼 버렸다. 롯데가 지난 5개월간 자신에게 한 일을 죽음으로라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당장 아르바이트생 월급과 대부업체 이자를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이 사태가 해결은 될 수 있나?” 막막함이 엄습했다. 김 씨는 작년 12월 24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경기도 일산에서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했다.

◆6번째 점주 사망 사례 될 뻔
약을 먹은 김 씨를 발견한 건 남자친구 전남우(가명) 씨였다. 다행히 심각한 상태가 아닌 것 같아 안정을 취하게 한 후 병원으로 옮겼다.

중환자응급실에서 산소호흡기와 심박측정기를 매달고 10시간가량이 흘렀다. 약 성분은 천천히 빠져나가고 있었지만, 더 큰 문제는 정신적인 불안으로 진단됐다.

수면제 70알이 자살시도인 만큼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병원 측은 판단했다. 폐쇄병동에 1달가량 입원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병원비와 여러 여건을 고려해 각서를 쓴 뒤 퇴원했다. 정신병력이 전혀 없었던 김 씨에게 6개월 만에 나타난 충격적인 변화다.

남자친구 전 씨는 “(여자친구가) 30살 평생 정신과 근처에 가본 적이 없다. 몸도 건강했는데. 4월 초부터 수면장애와 스트레스로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수면제가 없으면 잠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돈 없는데… “다 면제해줄게, 한번 해봐요”
0원, 0원, 0원.
김 씨가 보여준 계약서는 가맹점가입비, 운영보증금 등 모든 조항이 ‘0원’으로 돼 있었다. 계약기간도 통상 몇 년인데 비해 김 씨의 계약서는 ‘3개월’이다.

점포 운영을 권유받은 건 아르바이트를 하던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들르면서다.

점주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영업팀장은 김 씨를 보더니 ‘빈 점포가 났는데 운영해보라’고 적극 설득하기 시작했다. 돈이 없다고 했더니 “다 제해주겠다. 나쁜 기회 아니지 않나. 3개월만 해보라”고 했다.

평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나도 내 가게 한 번 갖고 싶다’ 생각했던 김 씨는 흔한 기회가 아니라는 마음에 계약서를 쓰고 31살의 점주가 됐다.

그러나 편의점 알바경력과 실제 점주로서의 운영은 그 차이가 컸다. 게다가 김 씨는 ‘교육비’까지 면제된 조건이어서 본사의 점주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였다.

미숙함과 실수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본사 FC(점포 영업담당자)의 도움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김 씨는 “무자본으로 들어오다 보니 직영점 알바생 부리듯 해도 항의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5개월 동안 FC가 두 번이나 바뀌었고 정작 그 3명의 FC도 무심하거나 무시하는 태도가 일상이었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했다.

◆女점주에 CCTV 없이 장사하라?
작년 12월 24일 영업을 시작한 김 씨는 점포에 CCTV를 설치해 달라고 FC에게 요청했다. 비용 60만 원 중 50%를 부담해야 한다고 해서 그리 하겠다고 했다. 새벽 2시경부터는 인적이 거의 없는 곳인데다가 여자 점주가 운영을 하다 보니 야간 근무 시에는 CCTV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네, 기사분이 곧 설치해 드릴 겁니다”라고 대답한 FC는 5월 31일 해지 시점까지 CCTV를 달아주지 않았다.

매대 교체도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5월 31일 해지 때까지 실행되지 않은 부분이다. 김 씨는 처음 인수했을 당시 낙후돼 보였던 점포를 개선하고 싶었다. 이미지를 바꾸고 매출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네, 해드릴게요”라는 FC의 매대 교환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FC들의 ‘말 바꾸기’는 참기 힘든 스트레스 중 하나였다. CCTV를 달아주겠다고 했던 FC는 “정식계약을 해야 달아준다”고 나중에 말을 바꿨다. ‘정식계약’이란 3개월간의 임시운영이 아니라 여타 점주들처럼 투자금을 마련해 계약하는 것을 뜻한다.

김 씨는 “무자본 운영이었지만 하루 18시간씩 매장에 상주하면서 일했다. 정식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CCTV조차 달아주지 않는다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도 본사는 정식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 뻔하지 않은가?”라며 본사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실제로 운영 중 도난카드 결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매장에 출동했지만 CCTV 화면이 없어 범인을 찾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김 씨가 지난달 31일부로 인계한 매장은 현재 다른 사람이 운영 중이며, CCTV 설치와 매대 교환이 완료돼 있다.

  

▲ 진료기록. 편의점 운영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흔적이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5월 31일 매장을 정리하면서 떠안은 물품들. 각종 커트상품과 유통기한 경과상품, 미반품 상품이 방에 쌓여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유례없는 ‘무자본 계약’ 왜 필요했을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만 일할 때는 점포의 수익구조를 거의 알지 못한다. 김 씨도 아르바이트 이력은 많았지만 막상 점포를 꾸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사실상 영업 첫 달이었던 1월은 아르바이트생 2명을 고용해 함께 점포를 운영했다. 낙후돼 여기저기 손이 많이 가는 매장손질과 물건 진열, 카운터 보기 등으로 하루 18시간 정도를 매장에 머물렀다.

김 씨가 받은 1월 영업이익은 230만 원. 아르바이트비는 300만 원이 지출됐다. 첫 달부터 손실이다. 이를 메꾸기 위해 대부업체서 금리 38%의 빚을 냈다.

2월에는 아르바이트생 운용도 줄여 220만 원을 지출했다. 몸은 힘들고 여전히 적자가 나기는 했지만 전달보다 매출은 오르는 듯했다.

3개월이 끝나갈 무렵 담당 FC가 ‘이왕 하려면 투자금을 내고 정식계약을 하라’고 권했다. 정식계약을 하면 잘되든 못되든 430만 원은 보장한다고 했다.

이에 김 씨는 “430만 원이라는 안전장치를 두고, 내가 열심히만 하면 그 이상 벌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도 가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투자금이 모자란 탓에 정식계약을 하지 못하고 다음 달을 맞았다. 3월에는 모터쇼가 열리면서 매출이 더 나오는 것 같았지만 결국 매달 적자 운영을 벗어나기는 힘들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영업이익이 최소 400만 원은 돼야 알바비 빼고 내가 일한 시간에 대한 최저임금을 건진다. 그러나 이 매장에서 400만 원은 아무리 해도 무리다. 그동안 제대로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고 김 씨는 말했다.

그리고는 이제야 왜 자신에게 점주 자리를 제안했는지 고민했다.

“본사는 보통 손해를 피하기 위해 위약금 제도 등 각종 방책을 마련해 놓는다. 그런데 왜 아무 조건도 없이 3개월간 점주를 하라고 제안했나. 애초부터 수익이 안나는 마이너스 점포를 비워놓으면 손실이 생기니까, 아무라도 끌어다 앉히려고 ‘무자본’이라는 ‘미끼’를 던졌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김 씨는 말했다.
그러니 돈이 있든 없든 아무라도 운영을 하게 만들어서 그동안 발생되는 이익을 본사가 취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게 김 씨의 결론이다. 대신 점주는 하루 18시간씩 일하고도 자신의 인건비를 건질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경기도 지역 점주 오선희 씨도 “위탁점이 비어 있는 경우 젊은 사람들에게 점주 자리를 제안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 점포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도 세븐일레븐 FC인 사촌형의 권유로 2년간 위탁점을 운영했다. 결국 빚만 지고 서로 안보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FC 마주치면 몸이 떨려”
4월에 과로로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으면서도 어떻게든 점포를 운영해보고자 했던 김 씨지만 결국 4월도 ‘마이너스의 덫’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5월 16일 합의해지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도 김 씨는 아직 5월 아르바이트비를 지급하지 못한 압박에 시달린다.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문자를 써요, 죄송하다고, 방 내놨으니까 나가는 대로 알바비 꼭 드리겠다고…”

방 한 켠에는 김 씨가 떠안고 나온 매장 물건들이 쌓여 있다. 본사가 일방적으로 판매를 중단시키는 ‘커트상품’, 유통기한 경과 상품, 발렌타인데이용으로 FC가 발주했던 곰인형들도 있다. 처음 매장을 인수할 당시는 전 점주가 남겨놓은 빼빼로데이 물품까지 떠안아 손해를 보고 폐기했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지금도 길을 가다가 담당 FC를 마주치면 몸이 바르르 떨린다고 했다. “계약 당시 본사 팀장이 나 외에도 진행 중인 3개월 계약이 한 명 더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람을 우롱한다는 사실이 알려져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김 씨는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점주는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여줄 수 있는 사람이다. 왜 롯데 본사가 이를 알지 못하는가”라고도 덧붙였다.

김 씨는 CCTV도 없는 매장에 친동생과 아르바이트생을 근무시키며 불안함에 잠을 제대로 이룬 적이 없고, 매달 쌓여가는 빚으로 압박감에 시달려 현재도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태다.


  ▲ 3개월 계약서. ⓒ천지일보(뉴스천지)

출처: 천지일보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191084 ..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191085


IP : 61.106.xxx.2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6.22 11:47 PM (211.196.xxx.80)

    하여간 롯데 하는짓거리 맘에 안들어ㆍ요.
    저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쪽 계열이지만 말단직원들 잡는데 놋데가 단연 일등..
    어휴 생각만해도 치떨리네...

  • 2. 저런 분이
    '13.6.22 11:52 PM (211.194.xxx.129)

    어찌 한두분일까요. 누군가의 한숨과 피눈물을 대가로 번 돈으로 내일도 또 나쁜 짓을 하겠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든다던 것은 이 상황을 알고나 있을까요.

  • 3. 롯대 농심
    '13.6.22 11:54 PM (124.61.xxx.15)

    친일 매국의 기업이 아직 이나라 이땅에서 땅땅거리고 사는한 어리석은 우중들의 고통은 계속 될것입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뿌리깊이 박혀있는 친일 친미 매국 기득권들을 제거 하지않는한 희망은 없답니다,

  • 4. 불매
    '13.6.23 12:36 AM (218.238.xxx.188)

    악덕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잊지 않아야겠어요....

  • 5.  
    '13.6.23 1:42 AM (1.233.xxx.254)

    자영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
    정말 '알바'랑 '점주'는 다르잖아요.
    알바 많이 해봤으니 점주해도 될 거다라고 자신감 갖지 마셨으면 합니다.

    제가 아는 분은 삼계탕집 하나 차리는데도
    전국의 유명 삼계탕집 가서 다 먹어보고,
    그중에서 자기가 보기에 제일 맛있는 집 가서 일해주면서 배웠어요.

    저런 악덕기업이 계속 활개치고 늘어나는 것도
    편의점은 물건 팔고 돈 받는 거니까 아무나 해도 되겠지 가볍게 생각하고
    하겠다고 덤벼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에요.
    사람들이 전부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하면 쟤들, 업주 모으느라 정신없어져요.

  • 6. 저도
    '13.6.23 1:57 PM (112.169.xxx.82)

    집안에 보탬이 되고자 세븐일레븐 인수하려 했는데
    애들 좀더 키워놓고 하자고 2~3년 미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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