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보면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음식 해 바치고 정성 다 하는 모습 참 부러웠는데..
제가 좀 성격이 내것 니것 확실한 성격이고 주고 받고 이런 것도 싫어하는 성격이고 뭐 그랬어요.
그래서 친구들끼리 생일이나 무슨 데이 챙기고 하는 그런 마인드도 아니었고..
그러니 한편으론 무심하고 외로울 수도 있었죠.
편하다 생각했는데 어떨 때 가끔 왜 나는 이렇게 됐지 이런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엄마 되고 나이 드니 정이 더 많아지고 남 챙겨지고 그렇대요.
지금 과외 하는 데 아이가 이사를 가게 됐어요, 타지로..
아이가 참 저를 따랐어요. 사춘기고 제가 그리 이쁜 사람도 아닌데 저를 좋게 보고 좋아하고 그러더군요.
엄마에겐 쌀쌀맞고 밉게 해도 제겐 한없이 애교스럽고 좋아하고 그래서 그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얘가 플루트를 취미삼아 불더라구요.
초등 때 좀 불었는데 지금은 공부하느라 놓았고 전공할 것도 아니구요.
한 번 그 악기를 꺼내서 불길래 제가 듣기 좋다고 연주 해 달라 했더니 너무 안 불어서 못 하겠다고 그러더니..
그걸 기억해 뒀다가 어제 '선생님, 저번에 선생님이 플루트 불어 달래서 제가 그동안 연습해왔어요, 오늘 연주해 드릴까요?" 그러더라구요. 감동!
그리고 조심스레 제 앞에서 연주해 주는데 가슴이 찡하더군요. 눈물도 살짝 나구요.
나를 위해 연주해 주려고 연습해 왔었다니..
우리 아이들도 한번 안 해주는 정성인데..제가 뒤늦게 웬 복인지..
이 아이 평생 못 잊을 거 같아요..제게도 이러는데 누구에게도 잘 하고 사랑받을 아이일 거구요.
저도 이렇게 남을 위해 정성을 쏟은 적이 있는가 반성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