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귀여운 개체들을 좋아해요.
그러니까 어린아이고 동물이고
인형이고 베게고
안고 부비부비 쓰다듬 쓰다듬 하는거 좋아합니다.
남이 저를 안고 부비부비 해 주는 것도 좋아하는데
남자가 나이 먹고 나면 그렇게 해 주는 사람이 없죠, 흑흑
지금은 여친이 없는데
예전에
저는 참 귀여워서 좋았던 여친이 있었어요.
그 여친을 저는 자주
머리도 쓰담쓰담 하고
볼도 두 손으로 감싸고 부비부비 하고
다리를 모아 앉고 그 뒤에 옆으로 앉혀서
안고 머리도 쓰다듬고 볼도 토닥토닥 하고 그랬습니다.
처음엔 여친도 이걸 좋아했어요.
그런데 한 두 달 지나고 나서부터는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졌습니다. 좀 귀찮아 하는 거 같달까
짜증 내는거 같달까.
강아지 취급 하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요.
물론 이쁘다고 우리 강아지 그런 적도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강아지라고 생각한 건 아니거든요.
대학생 때였으니 사귄다고 당연스럽게 성적으로 색기발랄하게
굴지 않던 사람도 많을 때였습니다. 물론 색기발랄하게 만나는
애들도 많았지만, 그때만 해도 한 10년 전이니 좀 더 플라토닉하게
아니 아가페적으로? 아가페도 아니고 플라토닉도 아니기는 한데,
그러니까 성적인 면은 조심하고 피하면서 연애 했다 이거죠.
전 그랬어요, 안 그런 사람들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그때 다들 그랬다고
우기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그랬다고요.
물론 연인사이로서 좀 더 에로틱하고 두근두근한 걸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걸 감당할 처지가 못되는 나이나 형편이면 참을 수도 있쟎아요.
좀 트러블이 생길 때 저보다 좀 더 어른스런 친구한테 상담해 봤더니
좀 더 남자답고 화끈하게 행동해 보라고 하던데 그땐 제가 그럴 생각도 용기도 없었고,
지금 생각해도 저지르면 잘못이었을 지 몰라도 안 저지른 것이 잘못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얻어먹기만 한 것도 아니고, 세 번이면 두 번은 제가 내면서 만났고
나름 맛있는 거 먹으러도 가고 재미있는 곳도 많이 데려가고 그랬어요.
저는 참 잘 해주었다고 지금도 생각하는데,
여자들은 연인이 그렇게 야시시하게? 삐리리하게?
나가지 않으면 그렇게 노골적으로 신경질을 내나요?
사회 나오고 만났던 여자 가운데서는
너는 느끼하게 굴지 않아서 좋다고 하던 여자도 있었거든요.
성적으로 활발하지 않은 남자, 그렇게 싫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