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15년 동안 애만 키우고 있어요.
맏이가 15살, 둘째 9살, 막내 5살이에요.
편해질만 하면 낳고 또 낳았어요.
앞으로 4년은 있어야 육아에서 벗어나겠죠. ㅜㅜ
첫째는 사춘기라서 무지무지 말을 안들어요.
막내는 5살이라 미운짓만 골라하죠. ㅠㅠ
놀이터에 나가서 엄마들이랑 수다 떠는 것도 힘들어요.
옛날에 첫째랑 둘째때 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또 해야하고,
젊은 엄마들이랑 가치관도 많이 달라서요.
비도 오고 그러니 푸념이 줄줄줄 나오네요.
첫째가 adhd에 따돌림까지 당해서 너무너무 힘들었던 초등생활을 보냈어요.
그 때 제가 가진 육아의 에너지를 다 써버린 느낌이에요.
첫째는 예민하고 사시도 있고 시력도 굉장히 나쁘고 adhd에 집단따돌림까지 당해서 상처가 아주 많은 아이에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받던 놀이치료 아직도 받고 있어요.
중간에 사회성치료, 미술치료, 학습치료도 받았고요.
현재는 정말 많이 좋아져서 약은 2년 전에 중단했어요.
예민한 성격이랑 사회성 때문에 놀이치료 하고 있고요.
그 아이를 붙잡고, 태어나서 초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
13년 동안 가슴 아파하고 울고 화내고 원망하고 그랬네요.
저 또한 아이가 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같이 치료받고 있어요.
거기다 둘째는 1학년 부터 언어치료를 받았어요.
사회성도 살짝 떨어지지만 첫째 만큼은 아니고요.
지금 2학년인데 많이 나아졌고, 친구랑도 잘 지내요.
작년엔 설상가상으로 초기 치매인 시어머니도 세 달 모셨어요.
이불에 똥까지 싸셔서 참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막내는 셋 중에서 제일 나아요.
말도 잘 하고 밥도 잘 먹고 친구랑도 잘 지내요.
요즘 고집이 세서 힘들게하긴 하지만 다른 문제는 없거든요.
다만 첫째때 학교의 엄마들에게 질려서 어린이집 엄마들과 가까이 지내지 않아서 좀 미안해요.
이 때는 엄마들끼리 무리지어서 노는데 이젠 거기 끼고 싶지가 않아요.
아직도 놀이치료, 언어치료 데리고 다니지만 조금씩 편해지고 있어요.
지난 15년을 돌아보니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도 안나는 거 있죠. ㅜㅜ
내향적이고 기가 세지도 못해 아이들에게 강한 엄마가 못되어준게 늘 미안하네요.
요즘엔 기세고 눈치 빠르고 외향적인 엄마들이 대세더라고요.
어쨌건 아이들은 커가고 있고 제 손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어요.
얼른 편해지고 싶은 마음 이면엔 섭섭함도 생기네요.
생각해보면 늘 힘들다, 귀찮다 하면서도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에 제일 활기차고 살아있는 느낌이 들거든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활어들을 운반할 때 천적을 한 마리 넣어둔다고 해요.
그렇게 하면 물고기들이 죽지않고 서울까지 온다고 하네요.
비유가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처럼 아이들이 저를 긴장하게 하고 더 나아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고 있어요.
첫째는 학원가고 둘째랑 셋째는 물놀이 해서
조금 한가한 시간에 주절 주절 글을 써봤어요.
누가 읽든 안 읽든 이렇게 하고나니 속이 시원하군요. ^^
한 고비 넘은 느낌이어서 저 스스로가 대견해요.
그리고 지금 공부하고 있는 과정에서 과제점수도 잘 받아서 제가 더 기특해요. ㅎㅎ~
점수가 처음보다 10점이나 올랐거든요.
얼마남지 않은 수업들 성실히 들으면서 잘 마무리 하려고해요.
모두들 맛있는 저녁 드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 ^^
일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