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남편 친구네 첫 방문을 했어요.
저는 아직 아이가 없고 그 부부는 8살 남자아이, 5살 여자아이가 있는데
제 남편이 그 집 남편하고 많이 친해져서 저도 그 와이프랑 친해졌음 했는지 이런 저런 이유로
그 집에서 주말을 보내기로 했고 따라 나섰지요.
처음엔 낯도 안가리고 워낙 귀엽게 생긴 녀석들이 저를 잘 따르니 기분 좋더라구요.
여동생하고 다르게 저도 여자라고 내외하듯 조심하는 큰 애가 귀엽기도 했고요. 그런데 조금 친해지니
이 녀석( 오빠) 엄청 장난꾸러기더군요. 계속 아이들은 저와 붙어 있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애들은 귀엽긴 하지만
너무 치대니까 지치긴 하더라구요. 저녁 쯤 되니 남편들은 당구 친다고 나간다며 쉬고 있으라길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애들 데리고 가라 그랬어요. 역시 농담으로 받더군요. 결국 저와 그 와이프는 주말 드라마 틀어놓고 아이랑 놀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지 엄마는 놔두고 둘다 저한테 달라붙어 하나는 무릎에 앉고 하나는 계속해서 말 맞춰 보라면서
저를 가지고 서로 실갱이도 하고... 즐겁게 보내기는 했습니다.
그러다가 여자 아이가 장난으로 침을 뱉기 시작하더라구요. 남자 아이는 제 무릎에 지 동생이 있는데도 제 등에 올라타고
그러면서 좀 버겁더라구요. 옆에서 드라마 보면서 가끔씩 '이모 괴롭히지 마라, 하지마라.. 엄마는 말로 아이들 타이르고 다시 티비를 보구요. 9시 반쯤 넘어서 남편한테 카톡 보냈어요.애들 잠도 안자고 치댄다고...
그랬더니 잠시 들어오더군요. 애들 재운다고....그 뒤로는 애들 배고파서 잠 안온다고 해 늦은 밥 먹이고 11시쯤 재운거 같아요. 그 뒤로 부부끼리만 나가서 고기를 먹고 들어와 다시 남편들은 당구장 가고 전 씻고 애들 엄마가 안방을 내어주더군요.딸아이 방은 아이가 오줌을 싸놔서 그렇다며....
낯선 곳이라 잠도 제대로 못자고 남편 기다렸는데 30분만 친다던 사람이 새벽 4시 들어와서 자기 안씻어서 냄새 난다며 거실에서 그 남편분이랑 같이 자리를 펴더군요. 도란도란 얘기나누는 소리 들으며 고기 먹은 속도 안좋고 섭섭해지더군요.
다음날 아침 8시 부터 작은 아이가 이모 일어났나? 확인한다고 방을 들락날락 거려 일부러 자는척했어요.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애들 둘만 지들끼리 놀기도 하고 방에 들어왔다 나갔다... 저 일어나기만을 기다리더군요. 왜 지들 엄마는 안찾는지...도무지 잠도 안오고 배가 아파와서 10시쯤 안방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작은 아이가 바로 들어와서 침대에 제가 없는걸 알고 화장실문을 두드리기 시작하더군요. 지들끼리는 신이 나서 '이모 일어났다~"를 외치며 화장실 불을 껐다켰다, 문을 계속 두드렸다.....사람 볼일도 못보게 해 화가 치밀더군요. 나올 때까지 기다릴 셈인지 안방 침대에서 둘이 뛰고 놀면서 또 와서 문을 두드리고....하지말라고 해도 소용없고....결국은 화가 나서 문을 벌컥 열고 가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좀 놀랬는지 둘다 나가더군요.
결국 볼일 실패하고 거북한 속 그대로 다시 침대에 누웠는데 이불은 이미 어디 갔고 침대는 엉망이고...
내가 뭐하러 왔나....하는 생각들었습니다.
이대로 좀 쉴 수 있으려나 했는데 큰 아이가 또 들어왔다 가더군요. 자는 척했습니다. '이모 언제 인나?' 묻더니 나가더군요. 조금 있다 엄마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11시 반이었습니다. 문을 잠궜습니다. 문 잠긴거 확인하더니 엄마한테 문 잠겼다 말하더군요. 그런데도 큰 애는 또 문을 두드리니까 엄마가 하지마라 애한테 말하더군요. 근데 하지말라니까 이번엔 베란다로 나와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참다 못해 이제 부모들도 일어났겠다....거실에서 아직 널부러져 자는 남편 깨워 머리 너무 아프다고 집에 가자 했습니다. 아이 엄마는 밥을 차리던 중이었고 아이 아빠는 식사라도 하고 가시라...머리 아프다니 두통약도 챙겨주시고....두 분다 좋은 사람들임엔 틀림 없어요. 제가 잠을 못자고 속도 안좋아서 식사 거절하고 간다니 아빠가 큰 아이를 좀 나무라더군요. 밥을 하던 아이 엄마는 '애들 혼내지 마라. 애들이 다 그렇다'고 남편한테 한마디 하길래 저도 '아이 나무라지 마세요. 제가 좀 예민해서 그래요'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제가 아무 말 안하니 모를 수 밖엔 없지만 남편은 집에 와서 얘길 나누는데 저를 나무라더군요. 애들이 다 그런것을 유난이라는 식으로.....섭섭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여름 휴가 계획을 원래 이 부부를 포함, 남편쪽 지인들과 같이 하는 스케쥴을 짜고 있었는데 저 안간다 했습니다. 여자들은 달랑 저랑 그 아이들 엄마 뿐이고 또 남자들은 당구치러 갈테고 나는 애들 봐야 할거라고...싫다고 했습니다.
아이들 부모야 그렇다 쳐도 남편까지 왜 바로 애들한테 뭐라하지 그랬냐며, 애들이 다 그렇지 그걸 가지고 그렇게 나왔어야 했냐며 뭐라하더군요. 머리 아프고 배아픈게 꾀병인것처럼.
저는 아이 없지만 제 주변 엄마들 남이 자기 아이 뭐라하는것처럼 서운한거 없다그랬어요.
전 최대한 나오면서도 그 애들 엄마 기분 덜나쁘게 아무래도 감기 기운인거 같다고까지 얘기했고요.
근데 남편한텐 섭섭하더군요. 그 집 아빠가 저녁쯤에 전화해서 미안하다....사과하는거 같은데 거기다 대고 애들이 좀 귀찮게 했나본데 애들 다 그렇지하며 절 유난스런 여자 만드는데 결국 화가 폭발해 출근한 남편한테 카톡으로 장문의 상황설명과 섭섭함을 표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유난스럽다 얘기하면 82쿡 반응 보여주려고 진짜 처음으로 고민글 올려봐요.
제가 유난스러운건가요? 아이를 안키워봐서 애들 그 정도인걸 못받아준건가요?
전 제 아이라면 그렇게 버릇없이는 안키울거 같은데....
물론 애들 부모도 남편도 늦잠자느라 못봤던 상황이예요. 그래도 제가 이 정도 설명을 했으면 애들이 버릇없이 굴었구나....머리 아플만 하구나...응가 못해 배아플만 하구나....공감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애들이 다 이렇나요? 그럼 전 그날 아침 어떻게 대처했어야 현명한건가요?
저 정말 화났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