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은 잘 사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어떤 기대감을 갖진 않아요.
다행히 잘 사셔서 저희가 부양하지 않아도 되고 생활비 드리지 않는걸로도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난 세월 생각하면 좀 억울합니다.
결혼초부터 10년간
시어머니가 조금만 힘들다고 하면 용돈 드리고 선물 사드리곤 했어요.
그래도 젊은 우리가 적게 쓰는게 낫겠다.싶어서요.
그런데 살다보니 힘들다는게 그냥 시어머니 입에 붙은 말이구나.싶어요.
철철이 백화점 가서 명품 옷 사입으시고
해외여행은 봄,가을로 다니십니다.
집안 가구도 수시로 바뀌어 있고
피부관리 받으러 다니시고 헬스며 수영이며 다니시며 정말 노후를 여유롭게 보내십니다.
그런데도 자식들만 보면
힘들다.돈없다.소리만 하십니다
그러면서 절더러는 이래서 좋겠다.저래서 좋겠단 얘기만 합니다.
차가 업어서 걸어다니면
"아유...너는 차없어서 걸어다니니 저절로 운동이 되어서 얼마나 좋으냐?"
애 업고 장보러 다니면
"애가 엄마랑 딱 붙어서 있으니 사랑이 저절로 생기겠다.얼마나 좋으냐?"
늘 이런식입니다.
어머님은 백화점가서 옷 사 입으시면서 제가 마트에서 옷 사입는다 했더니
"마트에서 옷사는 사람들 보니 참 좋아보이더라."
이러십니다.
한번은 남편이
"그럼 어머님도 마트가서 옷 사세요."
라고 대답했더니
"너나 가서 사입어라."이러십니다.
제가 가진 물건도 참 좋아보인다고 하길래
"그럼 하나 사드릴까요?"라고 했더니
"너네 친정에나 사드려라."이러시구요.
사실 속마음으로는 별로 좋지도 않은데 그냥 말로만 그런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시어머니 얘기를 그대로 믿었던 시간이 많이 억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