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 두살 터울 오빠가 있고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계세요.
오빠 35살인데 한 번도 일을 해본적이 없어요.
신체나 정신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무기력증이라 할까요?
아버지도 살아생전에 오빠때문에 속을 많이 끓이시다 돌아가셨어요.
아버지 돌아가시고 반짝 정신이 들어서 일을 하고 싶다 하더니
바로 한 달 뒤에 그 말이 쏙 들어가더군요.
병원에 가서 중증은 아니지만 어쨌든 우울증이라고 약도 좀 먹더니
그마저도 귀찮은지 이제 안 하네요.
저는 비정규직으로 200겨우 버는데
정말 돈 한푼도 못 모으고 다 저희 세식구 생활비로 들어가요.
물론 모자라지요. 그래서 근근이 직장 외에 번역 알바같은거 하는 돈도
죄다 집에 가져와야 해요.
어머니는 몸이 약하셔서 일은 못하시고 집에서 살림을 해주세요.
그것만으로도 돈 절약하는 거라 생각해요..
저는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고 가급적 약속 안 잡고 최대한 아끼고 있는데
백수오빠는 (자기 나름엔 아끼겠지만) 나가서 먹는 일도 많고...
정말 저 답답해요.
어머니 임플란트 하셔야 한다는데요. 제가 수중에 돈이 없어서 겨우겨우 돈 끌어다가 그 돈 마련해드렸더니
오빠 카드 값 결제하는 돈 좀 달라시네요.
이런 얘기 해봤자 답도 나오지 않는 거지만 너무 답답한 마음에 어머니한테 너무 한거 아니냐 하소연 했더니
(오빠한테 뭐라고 했더니 그래도 자기가 손위라고 저한테 막 뭐라고 하더군요..)
오빠 편을 드세요.
아마 엄마도 저한테 미안하긴 하시겠지만 그래도 아픈 손가락인 오빠한테 마음이 쓰이시는 거 같아요.
(저는 대학원 석사 마쳤지만 오빠는 대학 중퇴예요. 돈없어서는 아니고 자기가 다니기 싫다고 해서..)
저도 30이 넘었는데 통장 잔고는 늘 간당간당하고 혼수자금 마련할 수도 없는 상황이예요.
신용카드도 안 쓰고 체크카드만 쓰는데...정말 힘들다는 말밖에 안 나와요.
가끔은 방에 누워서 아... 이대로 그냥 끝없이 잠만 자고 싶다. 다시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다가
퍼득 그럼 우리 식구는 어떻게 사나 라는 생각에 정신 차리고 그래요.
집안 문제고, 또 지인들과 상의한다 해도 답이 나오는 문제도 아니라
그냥 익명을 빌려서 답답한 마음을 82에 호소해 봅니다.
대학원 석사까지 마치느라 제가 아버지 살아생전에 부모님이 학자금을 많이 대주셨고
그래서 저도 최대한 혼자 대신 어머님을 잘 모시고 싶지만
고학력 비정규직은 참 힘드네요....
거기다가 딸린 식솔들...
인생 너무 힘들어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