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만 튼 동네엄마 대문글 보니 대부분 원글님이 예민하다 친해지려고 그러는 건데 너무 인정머리 없다는 댓글이 압도적이었어요.
그런데 전 원글님 맘이 너무 공감이 가서요.
전 원래 쇼핑 너무 싫어해요.
사람 많은 것도 싫어하고 체력이 저질 체력이라 백화점 한바퀴돌면 현기증 생기고 토할 거 같거든요.
그래서 전 옷사려면 좋아하는 브랜드 두세곳만 가서 바로 삽니다.
장보는 것도 생협에서 주문하거나 마트꺼는 인터넷으로 다 배송시켜요.
대학 입학해서 친구들이 옷이나 신발사러 가자고 하는데 처음에 멋도 모르고 따라갔어요.
옷 한벌 사는데 백화점 시장 몇 바퀴 돌고 점원들하고 입씨름하는데 질려버려서 그 뒤로는 이런저런 핑계대면서 안따라갔거든요.
요즘 애가 유치원가면서 동네엄마들하고 친해지게 됐어요.
마트나 백화점 꼭 같이 가자는 사람들 있네요.
눈치빠른 사람들은 두세번정도 바쁘다 핑계대며 거절하면 다시는 부탁안하거든요.
그런데 완곡한 거절이 안통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도 단호하게 거절 못하는 사람이라 처음에 멋도 모르고 엄한 곳까지 끌려간적 몇 번 있었네요.
그냥 싫다고 거절하면 되지 하는 분들 많은데요 그게 쉽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얘기하다 은근슬쩍 내일 뭐하냐로 시작합니다.
글쎄다 청소나하지 뭐 별생각없이 말하면 바로 내일 어디가자 그럽니다.
병원이며 미용실까지 다 끌고가려고 합니다.
내일은 나 약속있네 핑계대면 그럼 모레 가자 그러고
제가 집에서 번역 알바를 좀해서 오전에는 바쁘다고 얘기해도 통하지 않습니다.
언제 끝나냐 너 시간날때 내가 맞출게 그럽니다.
끝까지 거절하면 엄청 서운해하고.
대문글에서 아이를 남편한테 맡기라는 얘기도 너무 쉽게 해서 놀라웠어요.
전 주말에도 남편이 출근하는 경우 많아서 쉬는 날도 미안해서 쉽게 못맡기거든요.
가끔 대학동창들 주말에 만나는데 한달 전에는 약속 잡아야 남편한테 애 맡길 수 있는 친구들 여럿이고.
몇몇은 남편이 싫어해서 데리고 나오기도 하고요.
아무튼 전 누가 어디가자 소리만 나와도 너무 부담스러워요.
나 언제 백화점 가는데 너도 혹시 갈일 있니 이정도까지만 물어줘도 정말 고맙겠어요.
저는 내가 필요한 것 사는데 남 시간 뺏는 거 너무 미안해서 부탁도 못하거든요.
여기 82보니까 제가 이상한 사람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