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시절 이 언니와 함께 하던 시간들이 참 많았었죠.
그때의 추억들도 정말 많았고요.
그러다 저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이 언니는 외국에 나가서 지내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만나는 건 힘들어졌고
그래도 싸이월드며 네이트온이며 간간히 소식 전하고 지냈었는데
몇년전에 어떤 계기로 그냥 연락을 안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큰 일은 아니었는데
그때는 그 언니의 언행이 그 언니와 연락을 지속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게끔 했었고
조금 그런면이 있긴 했었죠.
그 언니 입장에서는 별 뜻 없이 한 언행이었을지 모르나
저에겐 그때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연락을 끊고 자연스레 소식을 주고 받지 않았었는데
같은 고향이다 보니 이 언니는 가끔 한국에 오거나해서
제 소식 궁금해하기도 하고 물어보기도 하고 그랬었나 보더라고요.
그러다 올초에 제 싸이월드에 소식 남겨놓은 그 언니의 글을 보고
저도 반갑게 인사하고 그 후로 몇번 안부 남기고 그랬는데
이번에 또 한국 들어왔다고 만나자고 연락이 왔네요.
한때는 정말 20대의 모든 시간과 추억을 함께 했을 정도로 자주 만나고
친했던 언니였지만 어떤 작은 계기로 연락없이 지낸지 몇년만에 만나는건데
반갑기도 하고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실제로 얼굴 보는건 7년 만인거 같은데
저는 그사이 정말 좀 많이 늙었는데 그 언닌 어떨까.
20대 후반에 보고 30대중반이 넘어서 보는건데
괜히 이것저것 신경도 쓰이고
입고 갈 옷도 마땅찮아서 날도 더운데 청바지 입고 나가야 하는 것도 조금 신경쓰이고
이건 뭐 결혼 안 한 여자가 소개팅 나가는 것도 아닌데
참 마음이 이상하네요.ㅎㅎ
통화로는 이런저런 얘기 먼저 하긴 했는데
20대의 통통 튀던 목소리들은 한결 차분해졌고
차분해진 목소리만큼 서로 많은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색하진 않을지 그게 좀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