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기억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

435656 조회수 : 11,716
작성일 : 2013-06-09 00:55:28
 한번 기억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가 없네요.
제 마음에 이렇게 많이 차곡차곡 쌓여있던 건가 하고 스스로도 놀래요.
제가 지금 혼자 따로 나와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가족들에게 티 내지 않고 제 안으로 품을 수 있는 시간이 제게 주어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명절에 강원도 큰집에 갔다가 아빠랑 언니가 차타고 슈퍼에 뭘 사러 간다길래 저도 따라간댔어요. 
언니가 왜 니가 따라오냐고 짜증을 냈는데, 아빠도 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왜 굳이 따라오냐며 짜증을 내셨어요.
참 눈치 없는 저도 잘 알겠어서 안가겠다고 하고 작은 방에 들어가 잤어요. 말이 자는 거지 눕는데 눈물이 나대요. 둘이 사이 좋은 줄은 알았지만 고작 슈퍼가는거 가지고 이렇게 짜증을 내나 싶어서. 아빠도 좀 너무했다 싶으셨는지, 다녀오셔서 저 자는데 오셔서 딸 미안해 하고 안아주고 가셨는데... 정말 밉고 싫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까지도 그랬으니 그 전엔 더 했죠.
아빠는 언니에겐 엄마에게조차 말하지 않는 것들을 말하곤 했습니다. 둘의 유대관계는 그랬어요.

이후 언니가 아빠 속썩인 일이 많았고, 저는 그 반대였어요. 언니가 속썩이는 만큼 저는 그거 보면서 딱 반대로 하고 살았어요. 어느 날인가 아빠가 저한테 고백하셨죠. 나는 솔직히 너보다 네 언니를 더 사랑했다고.
엄마는 왜 그런 말 하냐며 아빠를 타박했지만, 그 말 하지 않으셔도 알았어요. 근데 그걸 저한테 확인까지 시켜주실 줄은 몰랐죠.
엄마는 아빠가 늘 좋은 분이라고 말씀하시고 남들도 그렇게 다 알고, 저도 그렇게 알아요. 다만 제 마음 한구석이 차가워진 건 저도 어쩔 수 없어요.

 지금 언니는 결혼했고 저는 부모님 지원 받으며 대학원 다니고 있죠. 아빠는 언니한텐 실망 많이 하고 나니 제게 많이 기대하시고 하지만.. 아빠가 저 좋아하는 만큼 저 아빠 안좋아해요. 따로 나와사니 속 편하고 숨이 트여요. 

이따금 가족 때문에 속상한 글 올리시는 분들 보면 제 모습이 겹쳐보이네요. 저도 우리 아빠 많이 좋아했어요. 지금도 좋아해요. 그런데 저한테 그러셨던 거 못 잊겠더라구요.

성인이 되고 제일 슬픈 건, 제가 겪었던 일들이 뭔지 점점 더 잘 알게 된다는 거였어요. 아빠가,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성숙한 사람이 아니었단 걸 알게 된게 제일 슬펐습니다. 그로 인해 제가 어떤 상처를 껴안게 됐는지도요. 
저는 지금 너무 저 자신을 피해자로 보는 것 같기도 해요.
이것들을 다 극복할 날이 올까요?

IP : 211.117.xxx.143
3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3.6.9 1:01 AM (211.117.xxx.143)

    그렇겠죠. 저를 낳고 길러주신 수고스러움과 인내심.. 그 말을 제가 잊고 있었구나 하고 와닿아요. 댓글 달아주신 분 감사합니다..

  • 2. 원글님 맘 알것 같아요
    '13.6.9 1:30 AM (222.97.xxx.55)

    솔직히 자식 두명낳아 똑같이 사랑하는 부모가 과연 있을까요?
    자기들은 몰라도 타인들이 보면 극명히 차이날때 민망하더군요

  • 3. 아...
    '13.6.9 2:03 AM (221.146.xxx.87)

    힘드셨겠어요..
    부모가 되어보니, 어쩜 부모가 그랬을까.... 싶은 면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부모도 인간이라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해주지.. 싶은 원망도 들고.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는 참 쉽게 안지워져요.무섭지요.
    나와 나의 동기간의 근원 되는 사람이 나를 부정할때의 느낌..
    뿌리부터 흔들리는 느낌을 받으셨을꺼에요. 그것도 어린나이부터...

    미성숙한 인간으로 치부하세요.
    그러다보면
    가지고 계신 미움, 분노, 화,의 감정이 점차 사그라 들면서 긍휼, 불쌍함, 연민, 으로 바뀌더라구요.
    저도 그랬어요.
    나보다 인생을 더산 사람. 부모로써의 삶의 무게만 존중하시고,
    감정적인 부분은 접으려 노력하세요.
    그래도 나와서 사신다니 참 영리하고 사리판단을 잘하는 분이실것같습니다.
    계속 질질 매면서, 인정받고 싶어서 이것저것 다 퍼주는 분들도 있거든요.
    기운 내세요.

  • 4. 아...
    '13.6.9 2:15 AM (221.146.xxx.87)

    그런데요,
    첫댓글님께서 제기하신 반론에는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편애를 고백했다는 게 '고해성사'라고 하기엔
    강자와 약자가 너무 명백한 관계 아닌가요?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아 자라나야하는 존재들인데,
    자기 속 편하자고 고해성사로 '나는 너보다 니 언니가 더 좋단다'한다면,
    자녀입장으로서.
    '아 우리아빠도 마음이 참 힘들겠구나'
    누가 이렇게 생각할까요?

    아무리 사춘기의 기억이 정체된 채로 몸만 자란 성인이라고 치부할지라도,
    성인인 부모가,
    사춘기인 10대 자녀에게 그게 할말일까요?

    그저 '그 문제에서 벗어나서 니 삶을 살아라...' 라고 조언하신 것도 아니고,
    상처받으라고 한말은 아니고 일종의 고해성사였다, 이건 상식적으로 추론이 가능한거 아니니? 라고 말씀하시면서 아버지를 이해하라는 식으로 논리를 펼치신것은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

    이 관계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라는 점을 잊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원글님이 윗님의 '고해성사'논리에 동의하시려면,
    아버지의 진실한 미안함의 고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5. 저도
    '13.6.9 2:20 AM (1.177.xxx.21)

    첫댓들 단 분의 글이 나쁜글이라는 생각 전혀 안들어요
    원글님은 자의식이 강한.그리고 안좋은기억에 집착이 강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만약 아빠가 언니만 좋아하고.원글님을 내팽겨친거라면 부모자격이 없는거였구나 욕이라도 해주겠는데요
    다녀와서 미안해라고 말도 해주고..나름 원글님에 대한 지켜줄것들은 해준것 같아요
    다만 기억속에 언니와의 차별이 강하게 남았다는건데.
    여기 82에 오는 사람중에 형제자매 3명이상 있는집에서 자란사람중에 차별 안받는 사람이 있겠나요?
    저도 받았는데.저는 그런걸 기억하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반면 우리여동생은 사소한것까지 지금도 기억하고 되새김질 하더라구요
    제가 들어보면 정말 사소한것들이죠.
    저는 아빠한테 맞으면서.다른집애들과 비교. 성적비교.키비교.뭐 암튼 동생은 착한데 넌 튄다 어쩐다 별 소리 다 들었지만 기억을 일부러 할려고 하면 나는기억.가만 있음 안나는 기억만 있네요
    반면 우리동생은 아빠가 나한테는 두개주고 자긴 한개주고 이런것도 기억하면거 개워내고 있더라구요.
    옆에서 듣고 있음 내가 힘들어질정도요.
    그거 성격적인 부분도 있어요.
    사소한것까지 부여잡고 인생 뒤틀어버리는거죠.
    지금은 또 원글님한테 더 잘한다면서요.
    그게 언니한테 실망해서 그렇다로 결론내리는것도 원글님의 생각이고.

    제 관점에서.우리집관점으로 보면 사랑은 이동한다고 봐요
    저를 어릴땐 더 좋아하셨는데..그 이후에 좀 크고나선 또 우리여동생한테 애정을 퍼붓더라구요.
    그러니깐 우리가 자랄동안 반반씩 아빠의 애정이 이동했거든요
    근데 전 지금 그런걸로 기억하지도 않아요
    그냥 아빠는 그냥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좀 애같은 남자다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있어요
    반면 우리동생은 그 옛날 아빠가 자기보다 날 조금더 윟해준 것들의 단편들을 부여잡고 있더라구요
    그게 감정이 막 쏟아져 나오면 그걸 지금까지도 표를 내요.
    그렇게 키워낸것도 우리부모님의 그릇이지만.암튼 성격적인 부분을 본인도 좀 어느정도 긍정으로 바꾸셔야 하지 않을까요?
    글내용상 무슨 엄청난 죽을죄를 지은내용도 없다고 보여서 그래요.

    자식 두명이상 키우는 부모들..사랑의 이동..분명 다들 경험했을거거든요.
    어찌 사람인데 한명에게만 올인하겠나요.
    뭐 가끔 장윤정 부모같은 그런 희한한 엄마가 아니라면요.

  • 6. 근데
    '13.6.9 2:21 AM (14.52.xxx.59)

    어머니는 어떠셨어요??
    전 아버지가 대놓고 예뻐하는 딸이었는데
    엄마에겐 정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몇년전 점을 봤는데 점장이가 아빠덕에 버텼다ㅡ라고 말해주더라구요
    님이 아버지 사랑을 덜 받았다면 다른 누구의 사랑이 님을 지탱해주셨을겁니다
    그리고 저도 아이 둘을 키워보니 말을 막하게 되는 애도 있고
    맘속으로 더 아픈 아이도 있고 그래요
    부모도 미성숙한 그냥 사람일 뿐이더라구요
    아버지에 대한 마음은 다 이해하지만 이제 접고 앞으로 나가세요
    님 인생 사셔야지요
    다른 누군가가 님을 지켜줄겁니다

  • 7. ....
    '13.6.9 2:30 AM (58.124.xxx.141)

    고해성사는 사제 정도 되는 초월적 존재한테 하는 거지 왜 그걸 자기가 차별한 딸한테 합니까? 그건 사과도 고백도 뭣도 아니죠... 그냥 자기 한탄이고 자기 연민을 가장 약한 존재에게 잔인한 방식으로 한 것 뿐이죠. 저는 그냥 부모라는 존재와 한 인간이라는 존재를 따로 봅니다. 부모로서 키워준 것은 고맙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도 노력하지요.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마음을 터놓고 지낸다거나 존경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치는 않는 겁니다. 나도 부모도 그냥 보통의 갑남을녀 중 하나들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 8. 시행착오
    '13.6.9 2:55 AM (72.190.xxx.205)

    이해를 하려해도 상처는 상처로 남아있게 되는게, 회복의 과정을 겪지 못해서가 아닐까요?
    난 사랑을 받지 못한거구나 ... 하는 자존감이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되어서.

    저는 나이가 좀 들었고, 자식이니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 생각하며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제 부모를 포함, 당신들 욕심 버리지 못하고, 자식에게 끝도없이 자식의 능력 여하는 생각안하고 바라는 부모들 참 많은 모양이더군요.
    숨이 턱까지 차오는 고통을 맛보고서 이젠 끈을 놓자 생각 했습니다.
    아무리 자식이어도 낳아달라고 해서 낳은 것 아니고,
    또 자식을 낳았으면 최선을 다해 키우는 게 사람이 할 일이라 생각 합니다.
    지나간 일이라도 심했다 미안하다 한다면 그래도 상처를 보듬어 치유할 계기라도 만들수 있겠지요.
    저 또한 아이를 키우며 잘한 일만 있다 생각 안합니다.
    그래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항상 말하며 뭘 해줄 수 있나 걱정 합니다.

    내 자식이 성인인 한 자식의 이야기 입니다.

  • 9. 스위트맘
    '13.6.9 3:18 AM (125.177.xxx.37)

    지금 제 두아이를 두고 단 1%라도 더 사랑스런 아이가 누구지? 라고 스스로 답문한 결과..모르겠습니다. 둘다 사랑스럽고 안스럽고 잘해주고싶고..그래서 알겠습니다. 원글님 아버지 그냥 미숙한 인간일뿐..이라고 이해하는수밖에...

  • 10. ....
    '13.6.9 6:14 AM (125.178.xxx.145)

    첫번째 댓글에 깊이 동의해요. 뻔~~~한 말이 결국은 맞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충분히 원글님 글도 이해하고요. 엄마로 받은 상처로 나도 많이 괴롭거든요. 완전한 인격체가 아닌 나도 엄마노릇 해왔고 나로 인해 내자식도 본의 아니게 상처 받은적도 많았겠구나...싶어요.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고 본인을 위해서 나쁜 기억에서 벗어나고요. 부모로 부터는 이제 독립하세요. 부모에게 의존하겠다는 ....꼭 물질적인거 말고 외로울때 찾아간다든지 하소연한다던지... 그런 기대치가 있으면 더 힘들어지는것같아요.

  • 11. ....
    '13.6.9 6:31 AM (125.178.xxx.145)

    십여년전 아이들 찍은 동영상을 보고 놀란적이 있어요. 당연 난..두 아이른 편애 안하고 나름 공평히 키웠다고 믿었었는데 동영상을 보니 확연히 표가 나더라구요. 어찌나 어린 딸내미를 대놓고 예뻐하던지..저래서 두살 오빠인 아들이 어릴때 아빠를 유달리 좋아했구나싶어요. 더불어 앞으로도 쭈욱 두 아이에게 공평하게 사랑을 주려면 ...그냥 되는게 아니고 도를 많이 닦아야겠다! 싶더라구요. 내가 아이들에게 공평해야 남매간에 안 싸우겠구나! 싶구요.

  • 12. 000
    '13.6.9 7:03 AM (14.52.xxx.90)

    어릴땐 모르죠. 그러다가 원글님 말대로 점점 커가면서 그 의미를 알게되고 뒤늦게 기억이 하나씩 떠오르면서 상처가 됩니다.
    애 키우다보면 더해요. 애 키우면서 부모 마음을 알게 되거든요.
    내가 내 자식한테 하는 행동이나 갖는 마음과는 많이 달랐다는걸 깨닫게되면서 정말 괴롭고 원망스러워지더라고요...
    어쩔땐 그러려니 하다가 어쩔땐 울컥하고...
    그래도 가족인 사실은 변함없으니 그러면서 또 잘 지내고 살아요.
    시간 더 지나서 부모님 늙어서 작아진 모습 보면 측은해지고 슬퍼지고 하면서 마냥 또 잘해드리고 싶어져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더 아픈 손가락 덜 아픈 손가락은 있다지만 다 똑같은 내몸의 손가락일테니까..

  • 13. ..
    '13.6.9 7:41 AM (58.122.xxx.217)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라는 말은 맞는데 아픈 정도는 다 다른 것 같아요. 그래도 부모가 너무 티내면 안되지만요. 원글님. 마음의 상처 엄청 클 거에요. 내 잘못이 아니니까 그로 인해 자신을 나무라지 마시구요. 그 감정 자꾸 끄집어 내어 치유하세요.

  • 14. 원글님...
    '13.6.9 7:47 AM (182.219.xxx.95)

    신경쪽으로 예민하게 타고난 사람들이 있어요
    원글님이 차별을 심하게 받고 자라신 것보다는
    원글님 성향이 그런 쪽으로 예민하신 성격 같아요
    앞으로는 옛 생각이 날때 친구나 이런 82를 통해서라도 자기 이야기를 하세요
    그렇게 해야 치유가 되거든요.
    아니면 상담을 받으시는 것도 많이 도움이 될거에요
    마음이 약한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상처를 크게 받아요
    그게 쌓여서 병이 됩니다.

  • 15. 첫댓글이
    '13.6.9 7:55 AM (211.234.xxx.178)

    인간사전체로 보면 맞는말 같아도 공감능력은 절대 떨어지는 분이시네요..
    아빠가 대놓고 니언니를 더 사랑했다.. 그리고 그다음은??? 아빠가ㅠ미안했다 용서해다오..했어야 고해성사고 이 글 원글님도 마음이 좀 풀리는거죠.미루어짐작으로 아빠의 마음만 이해해주고 정작 나는 이래서 아파..하는 사람에겐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견뎌..이러는 사람이 지금 첫댓글입니다.지금은 아빠를 이해해줄 타이밍이 아니라 원글님을 위로하고 격려할때죠.같은 말이라도 아다르고 어다른데 가뜩이나 나만 이해받지못하고 사랑받지못했다고 느끼는 사람앞에서 그감정을 다 부정하는 말이라니....

  • 16. 글고 원글님
    '13.6.9 8:01 AM (211.234.xxx.178)

    앞으로 혹시 아빠가 다시한번 그런 행동이나 말을 할때는 님이 되물어보세요.그래서 아빠 지금은요? 왜 언니가 더 좋았어요? 나는 그때 너무 슬펐는데 그거 아셨어요? 지금은 아세요? 이거 아빠가 알아듣든 말든 그앞에서 하셔야 님이 위로가됩니다.여기서 아무리 글로 써봐도 결국 아빠엄마앞에가며뉴똑같은 무기력하뉴감정을 느낄뿐이에요.님 감정이 흘러가도록 입으로 그당사자에게 말하는게 가장 좋습니다.잘할수있을까 걱정되실거에요.안해본거니까..하지만 용기를 내시고 한번 말해보시길 바래요.세상이 한번에 개벽하지는 않아도 조금씩 변할거에요.결혼전에 자기를 치유하는것이 나머지 반도 넘게 남은 인생 지금처럼 안살고 행복하게 사실수 있는길입니다.

  • 17. 갑의 논리
    '13.6.9 8:15 AM (116.36.xxx.237)

    유년기에 풍족한 사랑을 받은 아이는 커서

    그 부모의 사랑이 다른 형제로 이동해도

    극복할 자구책이 생겨요..이미 풍요로운 사랑을 받았던

    경험이 있어서 내적 불안이 그만큼 덜하죠..

    문제는 어려서 인성과 성격이 다듬어져가는 과정 중에 편애의 말을

    아버지한테 직접 들은 거 잖아요.. 내적 무방비상태에서..

  • 18. 근데
    '13.6.9 8:38 AM (122.37.xxx.113)

    첫댓글님 말씀같이 생각하는 게 결국엔 자기한테 도움이 돼요.
    맞어맞어, 니 말이 맞어, 니가 상처받을만했어, 니 아빠 못됐어, 라는 글은
    읽을땐 속시원하고 위로가 되지만 오히려 상처를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요.

    뭐 제 경험상은 그렇더라고요.
    저도 녹록치 않은 가정환경상 부모님한테 상처 많이 받고 자랐는데...
    폭력 아버지한테 지친 엄마가 하루는 그 아버지가 저한테 입에 담기 힘든 말을 올리며 때리고 있는데
    제가 도움을 원하며 바라보니 시선을 돌리시더라구요.

    전 그 장면이 정말 뇌리에 박혀있는데.. 아마 엄만 기억도 못 하실 거고요.
    거기에 대해 얘기해본적도 없고. 그냥 저 혼자 속으로 참 오랜 시간 상처엿는데.
    '부모 별 거 아니구나. 자기 살겠다고 나 외면하는구나' 정도의 생각까지도 갔었으니까요.

    근데 그보다 더 시간이 지난후에야 알았어요.
    엄마가 나를 위해 감당한 건 9인데, 나는 미처 감당하지 못한 1만 보고 원망하고 있었구나.
    엄마가 그 날 학대 당하고 있는 자식을 외면한 건 비겁하고 옳지 못한 행동이었지만,
    거기까지가 엄마의 한계였떤 거고 다만 엄만 그 한계까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부들부들 떨며 버티고 있었던거구나.

    저도 하도 실망할 기회가 많았던지라 사실 부모를 존경은 못하는데요.
    이해는 해요. 그리고 막말로 이해 안 하면 어쩔 거예요.
    연 끊고 살아요? 그것도 그럴만한 열정과 기대가 있을때 얘기지 ㅋㅋㅋㅋ
    전 귀찮아서 못해요 그런 거.

    그러니까 무슨 아홉시 뉴스에 나올만한 부모 아니었다면,
    연 끊고 다시 안 보고 살 거 아니면, 이왕이면 이해하고 되도록이면 감사하면서 그렇게 지내세요.
    자신의 정신연령을 스스로 상처받았던 10대 소녀에 멈춰서있게 놔두지 마세요.
    원글님 어른이예요. 마음의 상처를 부정하고 가둬두라는 게 아니라,
    필요이상 부풀리고 확대시켜서 거기에 잡아먹히지 말라는 겁니다.

    아버지가 이쁘고 좋아서 용서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그게 편해서 하는 거지.

    나한테 되게 상처줬던 못된 옛사랑처럼 생각하보세요.
    그 사람을 정말 위하고 축복하느라 '의식적으로' 잘 되기 바라나요?
    오히려 머리속에 그 사람이 가득차 있을땐 그렇게 못하죠, 용서하려 애쓸수록 생지옥.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 내면이 성숙해지고나면
    더이상 그 사람이 잘 되든가 말든가 관심 자체가 사라지는 거예요.

    제 생각에 용서는 그런 거예요.
    큰 맘 먹고 베풀며 상대를 포용하는 게 아니라, 상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거.

  • 19. ㅇㅇ
    '13.6.9 9:31 AM (218.155.xxx.141)

    원글님께 그러셨어도 제가보기엔 좋은 아빠에요 원래 첫정 무시못하죠 애낳아보면... 과거에 얽매이지말고 좋게생각하세요

  • 20. 사랑
    '13.6.9 9:32 AM (121.177.xxx.43)

    갑의논리님 좋은말씀 같아요
    사랑은 힘이세다 ~~

  • 21. 위에
    '13.6.9 10:53 AM (65.188.xxx.29)

    근데. 님. 제가 하고싶은 말이예요. 부모를 욕하는건 자기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미움을 정당화시켜도 더 힘들어요. 첫댓글도 그런맥락으로 전 지지해요. 건강해지시고 과거가 용서가 어렵지 않은 행복한 삶의 주인이 되시길.

  • 22. 원글
    '13.6.9 1:36 PM (211.117.xxx.143)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더 건강해지도록 노력할께요. 행복하게 살도록 ^^

  • 23. 원글님 위로드려요
    '13.6.9 5:42 PM (118.36.xxx.9)

    저도 항상 차별받고 자란 둘째랍니다.

    위로 오빠만 예뻐라하는 부모 때문에 저 눈물 백 바가지는 흘렸어요.

    자식이 여럿이면
    다 예쁘지 않다라는 거...맞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어쩔 수가 없어요.

    다만 그런 걸 너무 마음 속에 두지 마셨음 합니다.

    나 자신을 더 많이 내가 사랑해주세요.
    나를 위해 산다....생각하시고
    좋은 음식 좋은 음악...다 하시면서 사세요.

  • 24. 원글님
    '13.6.9 5:50 PM (223.62.xxx.17)

    원글과 댓글들 지우지 말고 놔 두시길 부탁드립니다.

    많은 이들에게 깊이 생각을 더 하게하는 도움이되는 글들이니까요...

  • 25. 저도 그런아이였어요.
    '13.6.9 6:28 PM (211.215.xxx.47)

    슈퍼이야기를 보니 괜히 마음이 울컥한게.. 꼭 저를 보는것 같네요.
    제가어릴적 저희집은 거실 에어컨을 켤때엔 빨리 시원해지라고 방문을 꼭꼭 닫곤했어요.
    다들 거실로 나와 시원하게 앉아있곤 했죠.
    그런데 저는 예외였어요. 제가 방에 있을때 부모님은 제방문마저 닫아버리셨죠.
    다들 시원하게 거실에 있을때 저는 덥고 습한 방안에 앉아 혼자 울곤했었어요.
    여기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너는 태어나지말았어야 하는 아이라는 말까지 들었고 그후 제 자존감은 바닥을 치더군요.
    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화장실 바닥, 먼지투성이 바닥을 보며 난 저걸 핥아먹어도 싼 아이야.. 라고....
    어린나이였지만 울음을 참고싶어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울었어요.

    성인이되서 가정을 이루고 아기를 키우며보니 내 부모가 얼마나 성숙하지 못했는지..
    부모자격이 바닥인 사람들에게 왜 사랑을 갈구했는지
    내가 너무도 가엾고 어린시절 나를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아프고 숨막히게 먹먹해져요.
    아직도 때때로 용서할수 없고 눈물이 나지만..
    그러기엔 이젠 내가 너무 가엾고 소중해서 그만큼 내 아이에게만큼은 더 큰 사랑을 주려고 해요.
    그것이 많이 치유가 되는 것 같아요.
    사랑을 받지못한 내가 사랑을 주며 치유하고 또 나 자신을 더욱 보듬고 사랑할혀고 노력합니다.
    님도 이제 나쁜 기억 다 내려놓으시고 사랑하는 사람들 바라보며 사세요..

  • 26. ..
    '13.6.9 6:32 PM (211.176.xxx.112)

    부모자식관계도 수많은 인간관계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길. 서로 안보고 사는 부모자식관계도 많음.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관계는 바룰수록 상황이 악화되기만 하죠.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만 생각하시길.

  • 27. 힘내세요
    '13.6.9 7:38 PM (211.224.xxx.48)

    원글님 힘내세요~

  • 28. ok
    '13.6.9 9:09 PM (14.52.xxx.75)

    글로만봐선 그닥 트라우마가 될 정도는 아닌것같아요. 새상엔 별 구구절절한 사연있는집도 많던데 ..
    누구나 내 상처가 제일 크다지만 원글님 사연정도면 뭐,,,
    어른들 이야기하는데 아이가 끼어들면 싫듯이 아빠와 언니는 둘이서만 얘기할게 있었나보죠
    나중에라도 아빠의 사랑을 두배로 받으신것아닌가요? .
    사랑은 움직이는겁니다. 부모사랑도 자식하는거에따라 움직이죠
    원글님이 소원하게 굴면 아빠도 언젠가는 느끼실겁니다.
    그냥 마음가는데로 하세요. 부모와 자식은 결혼하면 정서적으로 독립해야하는건 맞아요.

  • 29. 소원하게 구세요.
    '13.6.9 9:19 PM (86.140.xxx.182)

    부모님에게 기대안합니다. 바라지도 않구요, 그렇게 구박하더니 다른 형제들 잘 못되고 나만 잘되니 이제서야 기대시길래, 소원하게 지냅니다.
    힘내세요

  • 30. 오랜만에
    '13.6.9 10:23 PM (203.226.xxx.232)

    제가 좋아하는 82를 보는 느낌이에요.
    원글님 마음도 이해할 만 하고 댓글들도 고맙고 좋습니다.

  • 31.
    '13.6.9 10:33 PM (183.100.xxx.231)

    첫댓글에 동의해요222

  • 32. ...
    '13.6.9 10:50 PM (39.112.xxx.118)

    부모도 사람인지라...
    그러므로 우리는 또하나 인생을 터득하고
    내자식에게는 그런 아픔은 주지말아야 한다,,배우는거죠
    부모의 편애로 상처받는 자식은 안중에 없는데
    그나마 님은 사랑은 받고 사시네요...
    앞으로 많이 행복한 일들 있기를 바래요^^

  • 33. 부모로서
    '13.6.9 11:56 PM (58.230.xxx.146)

    오늘의 느낀점은
    자식이 커서 성인이 되더라도 빗장이 풀려 이 아이가자식의 입장임을 잊지 말자.
    섣부른 이해구함이 주는 상처.. 저도 있거든요.
    어느님 말씀대로 결국 자신을 부정하는것이라 애써 성인으로 성숙하게 생각하고자 하지만 상처는 상처거든요.

  • 34. 하니
    '13.6.9 11:58 PM (211.54.xxx.133)

    우리는 태어나면서 100프로 완변한 인간입니다. 나자신을 스스로 사랑합시다. 지금 조금 불완전하면 불완전한체로 완벽한 인간입니다, 모두들 스스로 사랑하고 예뻐해줍시다.

  • 35. 초여름밤
    '13.6.10 12:17 AM (211.234.xxx.83)

    많이 느끼고 배우고 갑니다

  • 36. 그냥
    '13.6.10 12:25 AM (114.200.xxx.150)

    글을 보니
    원글님 아버지는 딸 둘을 많이 사랑 하셨고, 그중 큰딸을 좀더 사랑하신것 뿐이에요.

    며칠전 본 글처럼 언니는 편애하면서 원글님은 학대한 것도 아니고
    좀더 언니를 사랑한 것 뿐이에요.

    그냥 섭섭한 정도로 끝내셔도 되는데 상처가 너무 깊으시네요.
    맘 잘 다스리시면 좋겠습니다.

  • 37. 부모님도
    '13.6.10 12:45 AM (211.58.xxx.165)

    인간이기에 좀 더 좋아하는 자식이 있을 거예요,
    너무 상처받지 마시고 원글님 본인의 행복만 생각하세요

  • 38.
    '13.6.10 9:24 AM (1.252.xxx.141)

    저도 원글님같은 경우라
    좋은 댓글 눈물 줄줄 흘리며 읽고있네요ㅠㅠ
    부모도 미성숙한 인격체라는말 괴로울때마다
    한번씩 되뇌어야겠어요ᆞ

  • 39. ㅇㅇ
    '16.1.3 1:10 AM (59.5.xxx.32) - 삭제된댓글

    힘든기억 털어버리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9241 노량진 5000원짜리 돈까스,탕수육정식(펌) 9 ㅋㅋ 2013/07/28 4,870
279240 루이비통 페이보릿 쓰시는분? 2 ... 2013/07/28 5,296
279239 유재석은 진짜 열심히 하네요. 만보기... 1 대단 2013/07/28 2,888
279238 생중계 - 국정원 규탄 생중계 - 38차 촛불 집회 lowsim.. 2013/07/28 870
279237 '시위하니 2억 주네요, 등록금도 돌려주세요' 샬랄라 2013/07/28 1,460
279236 평지에서 운동삼아 자전거 타려고 하는데, 미니벨로 어떤가요? 5 자전거 2013/07/28 1,764
279235 아이 출산 후 다이어트할 시간은 어떻게 내시나요? 8 나른한나비 2013/07/28 1,526
279234 3년제 간호대학 나와서 산후조리원에서 근무하는거 어떻게 생각하.. 20 양파깍이 2013/07/28 6,003
279233 사는 것이 우울할 때 어떻게 하시는지요? 16 우울맘 2013/07/28 4,693
279232 오늘 한일전 공중파 중계 안하나요? ㅠ 3 2013/07/28 1,681
279231 요즘 젊은이들 과감하네요^^ 51 qkqwnj.. 2013/07/28 18,793
279230 생 갈치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네요 8 아까워 ㅠㅠ.. 2013/07/28 3,474
279229 국정원 간 겁없는 10대들 "훔쳐간 민주주의 내놔라!&.. 10 샬랄라 2013/07/28 1,784
279228 불교방송,,백팔대참회문 들으니,,죄를 너무 짓고 사네요 2 .. 2013/07/28 1,964
279227 외대 도서관에 일반인 못 들어가죠? 2 공부하고싶오.. 2013/07/28 1,950
279226 신구로자이 나인스애비뉴 house 2013/07/28 1,777
279225 15개월 아기 읽히면 좋은책, 교육방법 뭐가 있을까요? 6 고민맘 2013/07/28 1,531
279224 탈모엔 샴푸도 중요하네요 3 ㅣㅣ 2013/07/28 2,595
279223 어제 독일베를린에서 국정원규탄 집회있었어요 1 함께해요 2013/07/28 1,197
279222 온니들~모크바로 주재나가는 분 선물 어떤게 좋을까요? 모스크바 2013/07/28 715
279221 입학사정관으로 준비중인데 7 ... 2013/07/28 1,928
279220 이순재할배 설대출신인거 다들 아셨어요?? 83 .. 2013/07/28 15,870
279219 아내가 여자로 안보이면... 11 회동짱 2013/07/28 5,592
279218 아까 글 보다가.. 4 레기나 2013/07/28 925
279217 교육청 ‘병영 캠프’에 초중고교생 5년간 11만명 보냈다 2 샬랄라 2013/07/28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