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절절 쓰다가 날아갔어요.
그놈의 카스 안하면 그만이지 했다가도 고향도 직장다니던 곳도 아니라 주변에 친구도 없고 그나마 전업주부로 육아하는 지금 숨통 트이는 건 카스였네요.
근데 시부모님, 아가씨, 도련님 모두 친구신청하셔서 수락했었어요. 그러고 몇번 삐걱거렸어요
연말에 남편이랑 아기랑 바람쐬러 어디 다녀온 사진 보고 삐지셔서 전화 안받으시고 다른 며느리들은 연말에 시댁이랑 뭐뭐 ... 그러셔서 남편이 회 사들고 가서 풀어드리고. 금광채굴업자들에게 불타죽은 원주민 기사 보고서 제가 금반지 사양하고프다 올리니 바로 전화하셔서 너 유난떠는거 싫다 나 돌잔치 안갈테니 너네 맘대로 해라.. 그러시고.. 등등요.
어디 놀러나 휴가좀 가면 왜 사진 빨리 안올리냐. 이런 사진 말고 애기 사진 올려라.. 등등 주문도 하시고.
시댁에 매주 가고 일주일에 한번쯤은 전화드려요. 안가면 전화해서 뭐 사와라 그러실때도 있었고. 그러셔놓고 언젠가 시외가 가니 얘들은 오지 말래도 극구 온다고 저희 가고 나면 바로 전화하셔서 시이모님께 전화하신다고 그 며느리 셋이 저보고 진짜 매주 가냐고.. 본인들 눈치 보이셨나보더라구요. 할말 없어서 그냥 웃었어요.
2주 전쯤에 아침밥하다가 카스 올린거 보고 제 친구가 대단하다길래 그냥 애도 아침 먹으니 국만 하나 더 끓여 같이 먹는거지. 하고 대단한거 아니라는 식으로 썼더니 어머니 그거 보고 "너는 애가 밥 줄라고 신랑 밥 차려주냐?" 이러고 댓글 쓰셨네요. 남들 다 보는데다가 그렇게 남기신걸 보니 전 그동안 참은거 다 올라와서 심장까지 벌렁댔어요. 어머니 입장에선 그렇게 꼬아서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그냥 카톡을 하시든 기분 나쁘시면 담에 보거든 말하시지 친구들과 얘기하는 곳에다 그렇게 쓰시는면 제 사생활은 뭐가 되나 싶구요.
신랑도 그 카톡을 보고 기분상하다고. 제가 당분간 시댁 못가겠다니 알겠다고. 전 바로 시댁 카톡 끊고 댓글 지웠어요. 뭐 구구절절 변명하고 시어머니 기분 풀어드리고 하고 싶지도 할 힘도 없었어요. 그동안 잘하려고 하면 더 막말하시는거 다 참고 지낸게 바보지 나도 그냥 내 기분 드러내고 살아보자 싶어서요.
3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살면서 처음 들어본 말 많았거든요. 지랄... 며늘바가지.. 남편 키 170도 안되는데 160인 저보고 키작다고. 말랐다고. 화장안하고 다니니 그러면 내 아들 바람난다는 둥.. 결혼 전부터 왜 애 안생기냐고 하시면서 코렐밥그릇 볼록하게 밥 두번씩 갖다주시면서 빨리 먹고 아들 낳으라고.. 그러시는 거 네네 하고 말았어요. 근데 올 초에 어머니 생신때 좋아하시는 갈비집 예약하자 하니 남편이 고기 몸에 안좋다고 횟집가자했다가 제보고 차려봐라 했다가 하면서 어머니 어디 가실라냐고 몇번 여쭤볼때마다 그냥 중국집 가자 하시더니 결국 당일에 갈비집 가시겠다고 하시고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는 저 보자 마자 "진작 이러면 되는 걸 왜 지랄이냐 난 여기 아님 식당같지도 않다" 그러세요. 신랑은 차대고 오느라 옆에 없었고 옆에 있던 아가씨가 왜 엄마가 이랬다저랬다하고서 언니한테 그러냐 한마디 했어요.
전 그닥 쿨하지 않아서. 신랑 말대로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재주도 없고. 그런 한마디 들을때마다 쪼그라들었어요.
시어머니탓 안할려면 결국 내 탓 하게 되고 그러면 자괴감만 들고. 다행히 신랑이 다독여주지만 매번 그럴수록 괜히 남편에게까지 서운하려고 해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겨우 2주 안가고 다시 시댁에 갔네요. 더 오래 안가면 아예 못갈거같고. 그냥 가서 식당 가서 밥만 먹고 왔어요. 아무 일도 없던것처럼요. 어머니도 아무말 안하셨어요. 무슨 생각을 하긴 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그럴거에요. 그냥 한달에 한두번이나 가서 아들 재롱 보여드리고 밥 먹고 오면 되겠죠. 생전 어머니랑은 말도 안하는 남편한테 예전에는 어머니도 나처럼 아들 귀하게 키우셨는데 너무 그러지 말라며 편들어드리곤 했는데.. 제가 상처받아가면서까지는 못하겠어요. 가끔은 외로워보이는 어머니 삶 보다는 저는 저랑 남편, 아기 저희 세식구 행복이 우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