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지하철 타고 와서 집에 가려고 마을 버스 기다리는 중이었어요.
어떤 할머니( 60에서 70정도?) 께서 중얼 중얼 옆에서 얘기하시는데 " 여기가 마을버스 타는데 맞나?" 언뜻 나보고 하는가 싶게 애매하게 . 그래서 여기 맞다고 말씀드렷어요.
좀 떨어져서 서서 전화를 하시더라구요. 이어폰 달린 전화기로.
"여기 전철역에 내렸는데 어디서 버스 타는지 모르겠다. 여기 아줌마 바꿔 줄테니 네가 직접 말해라."
그때까지도 누구 다른 아줌마 말하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는 느닷없이 그 이어폰을 내게 들이미는데, "네? 저요?"
저는 깜작 놀래서. 사실 저 그 전화 제대로 안들었거든요? 엉겹결에 받았더니,
그 딸인듯 싶은 전화 속 아줌마는 전후 상황도 모르는 채로." 죽전 무슨 아파트"라고 하고.
전 영문을 몰라서 , 엉겹결에 여긴 죽전아니고 오리역인데요? 연발하다가 생각하니. 여기서 죽전 가는 방향 마을 버스 방향을 모르겠다는 걸로 순간 정리! 반대로 가시라고 했어요.
당연, 고맙다는 인사 없이 바로 가시더라구요.
동방 예의지국이므로 모든 나보다 젊은 이들은 언제나 내게 친절해야 한다?
우리 딸한테 얘기했더니 엄마는 그렇게 늙지 말래요.
조심하겠지만, 늙으면 또 어느쪽으로 이상해질지 걱정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