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게시판은 미혼시절부터 종종 들어왔어요.
결혼 하고 싶어 미치겠다는 시절도 있었고 안그런적도 있었는데
결혼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결혼 빨리해라..결혼은 해야하지 않냐 이런글 종종 보내요.
전 늦게 결혼했어요 35세요.
그전에 진한 연애도 몇번 했고 해외여행. 유럽여행. 내 돈으로 차사고 옷사고 구두사고 가방사고
나이트도 가고...암튼 제 맘대로 열심히 살았네요...
제 주변에 27살에 결혼한 친구도 있는데 속으로 뭐저리 빨리 하나..
결혼해봤자 아줌마 밖에 더 되나 이런 생각해서 하나도 부럽지 않았고..
오히려 27살에 결혼한 제 친구 저더러 노처녀라고 놀리기까지 했죠...
33살이 넘으면서 결혼해야한다는 부담감. 집에서 압력.. 외롭기도 하고 어디 소속되기도 애매한 분위기
동호회 들어가려고 해도 뻔히 이성.남편감 고르러 온 내심 들키는것도 부담스럽고..그리 지냈어요.
일도 좀 빡센 일이었죠. 비정규직었고요..정확히 프리랜서였네요...
늦은 나이에 (그렇다고 아주 늦었다 생각하지 않아요.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인생 즐기지도 못하고 35에 결혼했음 늦은 나이겠죠)
늦은 결혼이니 만큼 꼼꼼히 보고 결혼했어요. 학벌. 소득 집안 분위기 기타 등등
저는 외모는 크게 안봤어요. 딱 두가지..
능력과 나에대한 애정 요 두가지를 가장 크게 봤어요. 물론 성실함 가정적인 건 베이스로 가는 거구요.
결론은 제 안목이 맞았는데요.
결혼하고 전업생활하면서 남편은 돈 주변 사람보다 많이 벌어오는 편이에요.
대기업이라서 복지도 좋구요. 특수 연구구직이라 직장수명도 다른 연구직보다 좀 길어요.
짤려도 다른 곳에 갈수 있는 능력도 좋구요...
전업으로 있으면서 돈때문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시댁도 멀어서 명절. 생신 외에는 갈일 별로 없고
내일도 제사인데 시댁에서 알아서 내려오지 말라고 하세요
남편은 월급명세서 문자 제 핸드폰으로 돌려놓고 저한테 용돈 20만원 정도만 타 쓰구요
카드는 모조리 제가 갖고 있고 역시 사용 알림도 제 문자로 들어와요
여기까지는 제가 원해서도 아니고 남편이 그리 해 줬어요.
대신 남편은 일이 많아서 9시 10시 퇴근이구요. 집안일은 거의 제가 다 해요
남편은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랑 2주에 한번 화장실 청소..그 외에는 집 반질반질하게 만들고 있고
뭐 먹고 싶다면 제 손으로 해주고 같이 식사할때면 맛있는 반찬 몇가지와 생선구이 국은 항상 올려요.
전 결혼하고 경제문화소속 여러가지 향상된 삶을 살고 있기는 한데요...
글의 제목처럼 주제로 돌아가서...
제가 결혼생활에 어느정도 만족하지만.. 결혼은 꼭 필수도 아니고 빨리 해봤자 여자한테 크게 좋을게 없어요
제가 누리는 안락함대신 포기할게 많거드요
일단 제 가장 가까운 친구같은 부모님과 일년에 몇번 못 보는거
그리고 아무리 시댁이 멀어도 한푼 지원조차 받지 않고 결혼했어도 대소사 챙겨드려야하구요
은근히 신경쓰이고..이건 아마 시부모님 돌아가실때가지 겠죠
또 큰동서. 막내동서가 있고 저는 중간에 껴있는데 아무튼 동서들이랑 평생 신경쓰고 쓰이며 살아야할 것이구요
뭐 특별한 에피소드나 문제는 없어도..아마 결혼하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알거에요.
그리고 그 좋았던 해외여행. 여행도 못떠나요. 임신 상태이기도 하고 육아가 펼쳐지면 더욱더..
그리고 아무리 남편이 잘 벌어와도 미스때만큼 눈치보지 않고 멋대로 떠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저녁되면 남편 밥 신경 써야하고...
자유를 잃었다고 할까요..... 이 정도 자유를 잃고도 얻는게 많은 제 결혼생활이지만..
나이 좀 먹은 미혼자들에게 결혼빨리 하라니... 빨리 결혼하는게 남는거라니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 안하는
사회가 됐음 좋겠어요
다양성을 인정해주는데 우리나라는 왜이리도 늦은지요?
혼자 즐기며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기혼자들은 아마 결혼한 한 사람들이 답답하고 불편해 보일지 모르는데
결혼으로 인해 세상 선새인냥..어른인냥 좀 안그랬으 좋겠네요
저는 제 친구..아는 언니들 중에도 결혼 아직 안 한 사람들 많은데
전부 능력좋고 (공뭔이든 사업가든) 외모 관리도 잘하고 멋지게 살거든요..... 항상 이야기 해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 그대로 즐기라구요.......제가 결혼에 조급해했던 때에 듣던 말이었죠.
한가지 주제밖의 이야기를 살짝 한다면...
결혼이든 인생의 큰틀은 결국 팔자고 운명이거든요
주변에서 뭐라뭐라해도 결국 그 사람 운명 팔자대로 가게 돼 있기에 그냥 있는 그대로 봤음 좋겠네요.
또 애 일찍 낳으라고 하는데요... 여자가 나이들면 노산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역시 제 주변에 35 36에 결혼해도 일년안에 다 임신했고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오히려 30되기전에 난임인 사람도 있어요. 개개인의 건강문제이지 나이와 비례하지 않다고 봐요.
그렇다면 옛날 우리 할머니대 엄마들은 나이 40넘어서도 늦둥이 잘 만 낳았죠
영양이 부족했던 그 시기에도요..
정부에서 저출산으로 상류층 머슴들이 부족하니 자꾸 미디어.언론 푸시 넣어서 이상한 기사 그만 냈음 좋겠네요.
암튼..제 소견 적어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