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시고, 제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음 알려주세요.
친구지만 너무 답답하고 이해가 안가요. 이 친구의 심리가 궁금해서 82에 글을 올려요.
이 친구는 요약하면
1. 자기 얘길 안해요.
2. 피하고 싶은 대화주제가 나오면 그냥 말을 돌려요.
3. 핑계를 많이 대는데 그 핑계가 너무 뻔해서 거짓말인걸 알겠어요. 거짓말 못하는 타입.
4. 다른사람한테 축하한다는 말을 안해요.
5. 제가 만나자고 하면 시간 없다고 핑계를 대는데, 자기가 절 만나야겠으면 만날때까지. 계속 연락을 해요.
6.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써볼께요.
일단 이 친구 저랑 친하지는 않아요.
근데 꾸준히 연락을 해요. 제가 하는게 아니라 이 친구가요.
전 만나면 대화가 답답해서 몇 번 전화도 안받고 문자도 답을 안했는데, 그래도 계속 몇년째 연락을 하네요.
심지어 전화를 안 받으면 받을때까지 서너번 연달아서 계속 전화를 해요..
일단. 이 친구는 명문대를 나왔어요. ky중에 한 곳. 그것도 인기학과를 나왔죠.
그런데 취업이 꼬여서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곳에 갔어요. 그때부터 이상해진 것 같아요.
그전까진 착하고, 말도 논리적으로 잘하고, 자존감도 있는 아이였는데
서울이 아닌 수도권에 취직하곤, 자기 얘길 안하기 시작하고.. 얘길 해도 좀 횡설수설해요.
첫 시작은 취업했다고 만났는데 어느 회사에 취직했는지 말을 안하더라구요.
"아 취업했니? 축하해~ 어딘데?" 묻는데 "그냥.. 있어. 참 근데 누구는 말이야... "
이런식으로 말을 돌리니 만족하지 못하는 곳에 취직했구나 짐작하고 더이상 안 물었죠.
여기까진 당연히 이해를 해요. 사실 전 그때 취업을 못했을때라 오히려 그 친구가 더 부러웠는데 말이죠.
그뒤로 한 5년 흐른 것 같아요.
그 사이에 1년에 한번정도 만났는데 모두 다 그 친구가 먼저 보자고 해서 본거에요.
그 5년동안 자기 회사 이름 얘기를 안해지만, 다른 친구 통해서 어디 다니는지는 알고 있었죠.
회사 이름 말 안해주는건 오케이.
만날때마다 자기 남자친구랑 헤어졌다고. 좋은 사람 있음 소개시켜달라는거에요.
전 딱히 생각나는 사람도 없어서 그냥 '좋은 사람 생기면 알려줄께'란 식으로 넘어갔어요.
근데 알고보니 계속 남자친구가 있었더라구요..그것도 대학교때부터 만나던 7~8년 사귄 남자친구가..
그걸 어느날 갑자기 결혼한다고 연락했는데, 다른 친구들 통해 알았어요.
전 그때 멘붕이 왔죠.. 왜 남자친구 멀쩡히 사귀고 있으면서 절 만날때마다 사람 소개시켜달라고 한걸까?
결혼한다는 연락도 식 2주전엔가 했어요.
사실 결혼식 하기 약 한달 전에 둘이 만났었거든요. 근데 그때도 결혼얘길 안했어요...
그래서 전 2주전에 연락받고 완전 황당했죠. 아니 그럼 그전에. 그러니깐 불과 2주전에 만날땐 왜 결혼얘길 안하고 딱 당해서 연락하는걸까?
사실 중간에 이런적이 있었어요.
그 친구가 자기 남자친구랑 헤어졌다고 하길래 한번은 구체적으로 물어봤었어요.
'그래? 왜 헤어졌는데? 어떤점이 안 맞았어?'
이 친구가 말을 이리저리 피하더라구요. 애매모호하게 "그냥.. 근데 말이야.. " 이런식으로 말을 돌렸어요.
그런데 제가 서너번 재차 물으니깐 솔직히 말하더라구요.
사실 남자친구랑 계속 만나고 있는데 거짓말했다고.
아니 거짓말 한것도 이해가 안가는데.. 그럼 쭉 거짓말을 하던가..
5분만에 미안하다고 그냥 거짓말한거라고 할꺼면서 왜 거짓말을 했대요?
그때 정말 황당하고.. 힘이 쭉빠져서.. 그 뒤로 연락을 피했어요.
암튼. 결국 그 남자친구랑 결혼했어요.
그 뒤로..
제가 취업을 했어요. 이 친구보다 한 2년늦게.. 제가 또래보다 취업이 좀 늦었죠.
만나도 축하한다는 얘길 안해요.. 제가 취업이 좀 잘되서 그럴수도 있으니깐 패스..
제가 결혼을 하게 됐어요. 만나서 얘기 하는데 축하한다는 얘길 안해요..듣더니 하는 말이 "어머.. 좋겠다..."
그래.. 이 친구는 남자친구랑 헤어졌으니깐 이해... (하지만 위에도 적었지만 알고보니 헤어진게 아니었어요)
청첩장 준다고 다시 보자고 연락하니깐 이것저것 핑계 대면서 시간 없다고 하는데 다 알죠..
내 결혼식 오기 싫구나.. 냅뒀어요. 그리고 진짜 제 결혼식때 안왔죠.
제가 임신을 했어요.. 만났는데 축하한다는 말이 없어요.. 그럴 수 있죠..
그래도 임산부를 만나면 지나가는 말이라도 같이 밥먹게 됐을때 뭐 먹고 싶으지 물어보지 않나요?
근데 만나자마자 자기 돈까스 먹고 싶다고 일식집 데려가더라구요.
그리고 밥먹으면서 뜬금없이 주택 부동산 얘기하고...날씨얘기하고.. 왜 만나자고 한건지 잘모르겠더라구요.
그리고 이 친구가 회사를 때려치고 재취업 준비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것도 잘 안 풀렸어요. 계속 인터뷰 보러 다니는데
그때부터 더 이상해진거에요.
하루는 만나서 또 답답한 대화를 주고 받다가.. 헤어질때 버스타고 가냐 지하철 타고 가냐 물어보는데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면서 자긴 버스 지하철 잘 못탄다는거에요. 냄세나는 것 같다고..
그때 좀 황당했어요. 그전까진 안그랬는데 얘가 왜 이렇게 예민해졌지? 싶더라구요.
대화도 이런식이에요
저: 잘 지냈어?
그친구: 응. 근데 말이야.. (다짜고짜) XX회사 그만둔거 사실이야?
저: 응 그런것 같더라.
그친구: 그렇구나. 근데 말이야.. 요즘 신문보니깐 주택경기가 안 좋나봐.
저: (으응?;;) 아 그래? 맞다 전에 이사간다고 하더니 이사는 갔어?
그친구: 아니.. 전세가 안나가네.. 근데 말이야. 넌 계속 XX동에 살꺼야?
저: 어;;
그친구: 왜? 왜 거기 살아?
저: 응?;; 신랑이랑 나랑 회사 중간지역이야. 교통이 좋아. 왜?
그친구: 아니... 근데 난 요즘 XX동 가고 싶더라. 우리 이제 좀 조용한데로 가자.
저: ? (으응?;;; 내가 왜 너랑 같이 조용한데를 가야하지..;;) 아 그래.. 조용한 곳이 좋긴 하지..
그친구: (침묵)..
저: 참. 전에 세무사 자격증 공부한다고 했지. 세무사 자격증 강의는 어디꺼가 좋아?
그친구: 아니 나 사실.. aicpa 공부했어.
저: 응?? 너 전에 세무사공부한다고 했잖아.
그친구: 아니.. aicpa였는데..
저: (이때부터 대화에 피로도가 누적.. 그럼 전엔 왜 세무사라고 했대요) 아 그래.. 그럼 ai는 다 합격한거야?
그친구: .....(답이 없음) 근데. 국제회계기준은 어려워?
저: ??????????
뭐 이런식으로 대화도 알쏭달쏭.. 한 주제로 5분이 아니라 3분이상 대화가 이어지질 않아요.
물어봐도 대답도 잘 안하고.. 뭔가 물어보려고 만나자고 하는것 같은데
만나서 얘기하면 대화가 잘 안되서 전화로 얘기하자고 해도
꼭 만나자고 물어볼게 있다고 하고.. 근데 물어보는게 넘 뜬금없이 느닷없이 물어보네요..
이 친구는 왜 이러는걸까요??
명문대 나온 똑똑한 친군데.. 왜 저에겐 말하는게 횡설수설인걸까요..
절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계속 연락을 하는걸까요..
문자는 정말 예쁘게 보내요. 두달에 한번정도 문자가 오는데
"봄바람이 좋네. 맑고 쾌청한 하루 보내길 바래^__^"
이런식으로 단체문자같기도 하고.. 문어체로 꼭 하나씩 보내요..
이 친구 심리 좀 알려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