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격지심으로 제게 상처준 언니 얘기에요.(좀 깁니다...)

... 조회수 : 1,398
작성일 : 2013-05-30 19:09:48

전에 다니던 직장에  같이 일하던 언니가 저보다 다섯살이 많았어요.

그 언니는 결혼을 했고 저는 미혼이었어요.

첫만남부터 성격이 보통 아니겠구나 싶을 정도로 차갑고 다가가기 쉽지 않은 인상이었죠.

그래도  직장에 여자라고는 단 둘 뿐이라서 친하게 지내려고 비위를 맞춰주면서 지극히 언니 대접을 했죠.

어느날 회사에서 회식을 하게 됐는데 담날도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저는 집에 일찍 들어갔는데 이 언니는 술을 좀 마시

더니 기분이 좋다면서 노래방까지 따라갔어요.

그리고 다음날이 되어 출근 준비를 하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번호를 보니 그 언니였어요.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자기가 어제 남편이랑 싸워서 얼굴에 멍이 들었는데 화장으로도 감출 수

가 없으니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러더군요.

그 얼굴로 회사를 올 수는 없으니 빠져야겠는데 뭐라고 둘러대야 하냐구요.

그래서 제가 그럼 어제 회식 끝나고 집에 가는길에 계단에서 삐끗해서 발을 삐어서 당분간 움직일 수 없게 됐다고 하면

어떻겠냐고 했어요.

그게 좋겠다며 회사 상사한테 그렇게 전화를 했고 저도 다른 사람들한테 그렇게 말을 해줬어요.

그렇게 거의 열흘 가까이 집에서 쉬었어요.

그 언니와 저 사이에 비밀이 생긴거죠.

솔직히 저도 여자 입장이니 그 언니가 불쌍하게 생각이 됐고 이건 그 회사 그만둘때까지 회사 사람 누구한테도 말한적이

없어요.

그런데 회사를 계속 다니다보니 언니랑 저랑 너무 안맞는게 많았어요.

제가 상대방을 배려하며 모든걸 맞추려고 하는 반면 이 언니는 모든걸 자기 위주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성격이었죠.

그러다보니 제가 상처를 받는게 많아졌고 어느날부터 서로 말도 잘 안하게 되고 내가 회사를 나가야겠다 싶어서 사직서를

내는 지경까지 이르렀어요.

그러자 직장 상사가 우리 둘을 화해시켜준답시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나 싶었는지 제가 속마음을 털어놓던 동료랑 면담

을 한거에요.

그 동료는 옆에서 자기가 지켜본게 있으니 당연 제 입장에서 받을 수 있는 상처를 얘기했지요.

이런 말까지 했다 했는데도 설마 그런 말까지 했겠냐며 제 말을 믿질 않았어요.

그리고 상사가 그 언니를 데려다 얘기를 했는데 제 동료가 이런 말을 했다고 고스란히 일러바친 거에요.

언니는 자기때문에 사직서를 쓴게 걸렸는지 없었던 일로 하자며 오해를 풀고 잘 지내보자는 제스츄어를 취했어요.

그래서 맘 약한 저는 그냥 넘어갔는데 그뒤로 저와 동료를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어요.

자기는 자기 얘기 누가 뒤에서 하는거 싫다는 말도 하더군요.

처음엔 저게 뭔소리지 했어요.

솔직히 자기도 맨날 동료들 뒷담화하면서 남이 자기 얘기 하는게 싫으면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왜 직장을 다니나 생각

했어요.

전 남이 뒷담화 하는거 솔직히 기분은 안좋지만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만 아니면 되지 일일이 신경쓸 필요가 없잖아요.

지금 생각하면 그 언니는 자기 비밀을 제가 남한테 떠벌렸을까봐 지레 기분이 나빴던것 같아요.

저것말고도 제가 아는 비밀이 몇 개 있었어요.전 떠벌릴 생각도 없었고 그 언니가 사생활이 어떻든 저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니 굳이 뒤에서 떠들고 다니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런거 판단 못할만큼 어리고 생각없는 제가 아니었으니까요.

남을 믿지 못하고 자격지심에 빠져서 저랑 동료를 볼때마다 짜증을 감추지 못했던 그 언니를 생각하면 아직도 얄밉습니다.

그 동료랑 저,결국엔 견디지 못하고 그만뒀어요.

상사랑 가까워져서 그 상사 믿고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꼴이라니...

부끄러운줄 알면 가만히나 있어야 하는데 도리어 나대는 바람에 이젠 회사 직원 모두가 상사랑 그 언니 사이를 의심한대

요.말만 안한다 뿐이지...

뒤에서 저런 소리 듣는 것도 모르면서 남이 자기 얘기 할까봐 전전긍긍하는거 생각하면 참 불쌍한 인생이란 생각도 듭니

다.

이젠 그 꼴 안봐도 되니 맘 편하긴 합니다.

이거 저 혼자만 알고 있던건데 이렇게 털어놓으니 속이 후련하네요.

남들한테는 별거 아닌지 몰라도 전 비밀을 지킨다고 오랫동안 담아놨었거든요.

그 언니에 대한 모든걸 훌훌 털어버리고자 두서없는 글 써봤습니다.

그 언니한테 받은 상처는 아직 없어지지 않았지만 이렇게나마 제 마음을 다독여보고 싶었어요.

"난 이렇게까지 니 비밀을 지켜줬는데 넌 나한테 상처만 줬어...그러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이렇게 면전에 대고 큰소리쳐 줄 수만 있었다면 얼마나 속시원했을까요..

지루하셨을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IP : 121.168.xxx.13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3.5.30 8:09 PM (77.3.xxx.20)

    글쓴님 잘못하신거 하나도 없고 다 잘하셨어요.
    저런 사람이 사랑받으며 살았을리도 없고 사랑받으며 살리도 없고..
    불쌍하다 생각하세요. 저런 꼬임에 넘어간 사람들도 다 비슷한 종류에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2061 전혀 친정집 관심없는 시누도 싫은가요??? 38 시누 2013/06/13 5,341
262060 판단좀 해주세요.. .. 2013/06/13 337
262059 원래 결혼식 끝나고 14 ... 2013/06/13 2,530
262058 아파트를 한옥처럼 인테리어 하는 거 어떨까요? 12 .. 2013/06/13 4,731
262057 그릇 좀 찾아주세요~ 전지현냉장고.. 2013/06/13 383
262056 돌아가신 시아버지 한정상속 했는데 소액재판이 걸려왔어요. 8 순돌이 2013/06/13 2,775
262055 인천공항 8년 연속 세계 최고 서비스 공항 선정 1 샬랄라 2013/06/13 394
262054 남편이 차를 바꾼다고 하네요 3 호오잇 2013/06/13 1,279
262053 교육 강연회 같은거... 1 faithf.. 2013/06/13 336
262052 아이가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녔고 할머니가 등원해주시는데요. 5 힘빠지네요 2013/06/13 1,248
262051 인터넷 은행 방문시에 방문시간 어떻게 없애는 방법없나요? 4 대체 2013/06/13 650
262050 땀많은 아이....아주 심한.... 4 2013/06/13 938
262049 *라딘(도서배송) 겁나게 빠르네요. 6 놀래라 2013/06/13 722
262048 코 골다가... 2 아휴~~창피.. 2013/06/13 580
262047 배변훈련이요 4 아이 2013/06/13 620
262046 머리곁이 엄청 상했어요. 그런데 뿌리 염색을 해야 하는데요 2 염색녀 2013/06/13 1,680
262045 [운전연수]운전연수.도로연수 비용정보 씨티스쿨 씨티스쿨 2013/06/13 3,662
262044 어떻게 생각하세요? 2 대략난감 2013/06/13 467
262043 자랑하고 싶어서요... 9 dd 2013/06/13 1,662
262042 아이 영어책 질문드려요. 2 날개 2013/06/13 524
262041 홍삼 찌꺼기 비료로 어떻게 사용하나요? 3 식물 2013/06/13 1,183
262040 태국에서 사온 치킨그린커리 이거 대박이네요 2 호오 2013/06/13 1,864
262039 설거지 바로 바로 하세요? 16 설거지 2013/06/13 3,512
262038 FT아일랜드란 그룹이요. 11 궁금 2013/06/13 1,724
262037 방금학원상담하고왔어요... 16 아들험담 2013/06/13 2,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