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끔뜨끔. 남편인 줄 알았습니다.
글쓴이의 부인과 저도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다툰 일을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저흰...
글쓴이 집은 아니지만 아래 글쓴이 분도 한번 제 경우도 읽어보세요.
제가 잘 했다는 거 아닙니다.
쓰신 글 보고 남편의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저희 남편은 무디고 제게는 유합니다. 저를 사랑한다 말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죠.
개천용. 제가 뭐 모르고 하지 않았더라면(지금처럼 세상을 알았다면) 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어릴 때 등떠밀려서 결혼했지요...
저희 남편은 좋은 점도 많을 겁니다만...
제가 남편에게 가진 불만은
우선 80학번대 남자들에게 지닌 불만이죠.
엘리트라 이상주의적 페미니스트인 양 말합니다.
아내는 돈을 벌어오며(배운게 안 아깝냐?)
그러나 결혼은 생활인데....
아내가 할일은 슈퍼우먼처럼 다 해주기를 바라고
(장모가 도와주면 더 좋고) 그러나...남편은 몸으로 도와주지 않는
즉 더블인컴은 오케이, 육아가사 분담은 뭔 소리.의 표본입니다.
연애할 때는 그 점을 여성의 자아성취로 표현했는데 그 말에 제가 속은 거죠.
그건 제글의 요지는 아니고...
제 글은...제가 남편에게 너 융통성 없다고 말들은 일화를 쓸까해요.
바로 그제 이야깁니다.
(물론 전 어느 정도 원칙주의자이고... 일단 애들 케어를 더 우선시 하는 이시대의 보통 엄마입니다.
융통성은 장녀라 없는 편 맞구요.)
저희 집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가 많아요.
남편은 뭐인지 웹사이트에서 잡설을 하나 보고 신봉합니다.
초식동물은 풀을 먹어 허리가 길고(장이 기니까)다리가 짧고
육식동물은 허리가 짧고(장이 짦음. 고기 먹어서) 다리가 길다라는 요상한 설.
어떤 놈이 쓴 건지 열 받습니다....
꼭 열심히 나물반찬, 상추, 케일 씻어놓고 고기 구워놓으면
쌈 싸먹으면서 하는 말이...
"애들 야채 주지마, 다리 짧아져. 허리 길어져. 한국사람들이 다 체형이 웃긴게 왜 인데....}
처음에 한두번은 웃고 넘어갔어요. 말이 되냐고 골고루 먹어야 좋은거라면서...
그런데 이게 야채 쌈을 할 때마다 그소리부터 시작합니다. 자리에 앉으면
그럼 본인은 왜 먹는데 도대체....
야채 열심히 씼어서 (야채 씼는 게 귀찮아서 큰 맘 먹고
일주에 한번 아니면 두번 정도 먹습니다)....해둔 와이프 앞에서...
그렇지 않아도 애들 야채 싫어해서 한 쌈 먹이는 데 힘든데...
그 앞에서 북치고 장구치는 거죠. 야채 더 안먹으라고.
저는 몸이 땅기면 그건 그게 필요한 거니 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물며 어릴 때 균형잡힌 식사를 자꾸 하도록 해줘야 커서도 스스로 찾아 먹는 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나마 고기에 쌈장 주면 안먹던 것도 상추 몇잎 먹는게 그 앞에서
키 안큰다. 고기만 먹어라, 야채는 다리 짧아진다...
듣기 좋은 풍월도 한두번이면 질리는데...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를 식품영양학적으로 균형있는
식사를 주고 싶은 엄마 앞에서 애들 습성 잘 못 들도록 부추기는 거죠.
아니 그럼 그런 본인은 야채를 왜 이렇게 맛나게 먹으면서 애들에게 그러는지...
이번 토요일 폭팔했습니다. 따지고 들었죠.
그리고 앞으로 당신 올때는(세종시 덕분에 주말부부) 야채를 안 내놓겠다고.
주중에 애들만 한두번 먹이겠다고 선언했어요. 나 한테 야채는 못 얻어 먹는 줄 알라고 앞으로.
그랬더니 본인이 일단 할 말 없고하니
여자가 융통성이라고는 없고 농담을 못받고 정색을 하고 싸우려 든다고 피곤하다고...
아직 전 화가 안 풀렷습니다....(물론 과거 일들을 생각해보면 남편의 비난 중 일부 인정합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남편이 저를 그렇게 만든 게 크거든요.)
몇번 좋은 말로 그말은 하지 말아라. 애들 습관 들이는 게 힘들다. 그리고 매일 야채만 먹는 스님도 아니고
매일 쌈밥 정식으로 먹는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번 해주는데....하고 좋게 이야기 했는데...
소용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강경책으로 나가서.... 융통성 없는 여자라고 들었습니다.
이따금 답답합니다.
전 남녀구분을 해놓은 조물주를 원망합니다. 무성생식이 딱 맞는 거였는데 싶기도 해요.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애들은 대견하고 고맙고 저를 철들게 해준 존재지만 그러기 위해 희생한 것도 너무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