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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삐용이(고양이)의 끝나지 않은 일상.

삐용엄마 조회수 : 1,405
작성일 : 2013-05-28 17:20:35
며칠전부터
저녁 무렵에 한두시간 잠을 푹 자고 일어난 삐용이는
저희가 잠들려고 이불 속에 들어가 있으면
저 혼자 안방과 거실을 우다다다다다다 거리면서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참 꼬이고 꼬인 성격이 아닐수가 없어요.
도대체 왜 엄마, 아빠 잠들려고만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요이~땅!  하면서 우다다다다다다.

저희가 누워 있는 곳을 기준으로 운동장 달리기라도 하듯
삥 돌아가며 우다다다다다다 하고는 거실로 냅다 우다다다다다다.

그리고는 제 머리맡에서 잠시 앉았다가 제가 손을 내밀면
손등 한번 핥아주고 또 냅다 우다다다다다다 우다다다다다.

삐용아! 잠 좀 자자!!   소리 질러도
나는야 바람돌이~ 하면서 우다다다 우다다다다.

한 서너번은 그런식으로 아주 안방과 거실을 미친듯이 뛰고
돌아와서 슬금슬금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오거나
아니면 이불 위에서 잠시 쉬다가 잠들거나
셀프 쭉쭉이 하면서 잠들거나 그래요.


그제는
삐용이를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길래
삐용아~ 삐용아~ 안보여 어딨지? 하면서 평소 하던대로 해봤는데도
나 여깄어요~ 하면서 얼굴이 삐죽 내밀던 행동을 하지 않고 아예 보이지도 않아요.

저희 집은 가구도 없고 살림이란 것도 거의 없는
아주 초 단촐한 집인지라 어디 구석에 숨을 공간도 마땅찮고
그런 공간이 있다고 해봐야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오고요.
숨을 만한 공간을 한번씩 찾아봤는데 아무곳에도 없는 거에요.
도대체 얘가 어딜 간거야.  하다가

그냥 욕실에 일보러 갔다가
욕실 한쪽에 있는 세탁기 속에서 삐용이를 발견했어요.
나원 참.
이제 하다하다 욕실문 열고 (살짝 틈이 벌어저 있는걸 앞발로 열고 들어간 거에요)
높은 세탁기로 뛰어 올라 그 속에는 왜 들어가서 킁킁 거리고 있는지...

냅다 들어올려 밖으로 꺼내 놓으니
으응~ 하면서 마땅찮은 소리를 내네요.
평소 으~~응!  요런 비슷한 소리를 내는데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요.ㅎㅎ
또 어~흐응.  하고 울때도 있고
지가 뭐 필요하거나 먹을게 필요하거나  
가끔 제가 문을 닫고 일보거나 할때면 엄마~ 하고 비슷한 소리를 내요.

고양이 키우시는 분들 아시지요?
울음소리가 참 여러가지 있는데
엄마~나 언니~나 요런 비슷한 소리 낼 때 있는 거요. ㅎㅎ

삐용이는 특히 엄마~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잘 내요.
저한테 정말 엄마라고 부르는 듯 착각이 들게 말이에요.


삐용이가 그토록 좋아하던 주황색 털뭉치를 만신창이로 만들고
털은 다 빠지고 납작해져서 더이상 그 가치를 내지 못해 버리고 난 후
마땅한 놀이감도 없고
아깽이때 가지고 놀던 줄에 매달린 공을 꺼내서 몇번씩 놀아주곤 하는데
그걸 나무틀 뒤에 있는 낮은 서랍장 속에 넣어뒀더니
고새 눈치채고는 앞전에는 서랍장 첫번째 서랍과 두번째 서랍 사이의 틈을
앞발로 공략해서 윗 서랍장의 밑부분을 슬슬 끄집어 내더니
그런식으로 서랍장을 열더라고요

그 모습 보는데 정말 영특해 보이는 것이.ㅎㅎㅎ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리 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앞전에 하도 말썽부리고 할때 여러가지 방법으로 주의를 줬는데
전혀 반응하지 않고 지 맘대로 했던 삐용이였는데요.

지난주부터였나, 
정확하진 않은데 어느날부터
제 팔이나 남편 팔에 장난치고 매달리면서 물어 뜯으려고 할때
검지로 삐용이 얼굴을 가리키면서 안돼! 하니까 
그 앞에서 뚝 하고 그치는 거에요.

검지로 안돼! 를 그전에도 해봤었는데 전혀 듣지 않았는데
어떤 계기로 삐용이가 그것에 반응하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 신기하게 안돼! 하면 바로 뚝 그쳐요.


하루에도 서너번씩 엉덩이를 흔드면서 엄마 팔에 매달려 
앙 물고 뜯고 (지는 장난이라고 해도 지금 제 팔에 상처도 그렇고 장난이 아니거든요.ㅎㅎ)
놀려고 하는데  엉덩이 흔들고 팔을 향해 달려오는 삐용이에게
검지를 내밀면서 안돼! 하면
달려오다가 그대로 뚝 그치고
그러다보니 살짝 미끄러지면서 멈추기도 하고요.

아 정말이지 너무 신기하게 반응해서 저도 남편도 놀라워하고 있어요.

안돼! 하면 그대로 멈춰서 얼굴 살짝 숙이고는 눈은 또 살짝 치켜 뜨고
귀는 뒤로 빼면서 저희 반응을 살피는데 그 표정은 정말.ㅋㅋㅋ
어디서 눈을 치켜 떠!  안돼! 하면서 또 그러면 슬슬 눈은 아래로 내리면서
괜히 딴청 피우다가 난데없이 지 등이나 그루밍하고요.

그러다 제가 검지 내리고 다른 일 한다 싶으면 또 냅다 달려들다가
검지로 안돼! 하면 다시 뚝 그치고..
이제 안돼겠다 싶으면 또 으엥~ 하면서 우다다다 하고 냅다 뛰고요.ㅎㅎ


아주 어린 새끼 고양이 시절도 지났고 더이상 새로울 것도 특별할 것도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또 이렇게 생각지 못한 행동을 하니 
삐용이가 이렇습니다. 하고 글을 올리게 됩니다.ㅎㅎ


그리고 삐용이에게 아주 난감한 일이 생겼는데
요근래 삐용이 야매미용으로 털이 사라졌어요.ㅋㅋㅋ
그상태로 지금은 또 나무틀 속에서 자고 있습니다.
IP : 58.78.xxx.62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28 5:27 PM (116.127.xxx.186)

    삐용이 팬입니다^^
    털없는 삐용이라니~~~보고 싶어용~^^

  • 2. 야매미용
    '13.5.28 5:31 PM (203.233.xxx.130)

    ㅋㅋㅋ 요즘 털갈이 시기인데 우리집 냥이도 털 장난 아니게 빠지고 있습니다. ㅜㅜ
    털 깍아 놓으니 어떤가요??
    우다다닥~~~ 뛰는건 우리집 고양이도 그러는데, 왜 그러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요...
    엄청 후다다닥~~~ 뛰면서 ... 좀 웃겨요 ㅎㅎ

    안돼!! 요런거 해 보고 싶네요.. 매달려서 할퀴어 놓은 자욱이 좀 많거든요..
    좋다고 매달려서는 손톱으로 이리저리 많이 긁어 놨어요 ㅜㅜ

  • 3. 그새 더
    '13.5.28 5:31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똘똘해졌나봐요 ㅎㅎ
    귀여워.

  • 4. ㅎㅎㅎ
    '13.5.28 5:32 PM (125.179.xxx.20)

    우리집에도 평소엔 거의 소리를 안내다가 뭔가 지딴에 심각한 상황엔
    엄마~~그러는 냥이들이 산답니다~ 발음도 아주 정확해서
    꼭 아기가 어마 부르듯 해요~

  • 5. 오타났어요.
    '13.5.28 5:32 PM (125.179.xxx.20)

    어마> 엄마

  • 6. 삐용엄마
    '13.5.28 5:45 PM (58.78.xxx.62)

    삐용이가 정말 똘똘해졌는지.ㅎㅎ
    얘도 그전에는 수십번 해봤는데 전혀 듣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포기했는데 지난주부턴가 언제인가 한번 안돼 하면서 검지를 얼굴앞에 대면서 했더니
    반응이 딱 오네요. 정말 신기해요.
    신기해서 몇번씩 해보는데 바로 반응이 와요.ㅎㅎ

    정말 엄마~ 발음이 정확해요. 엄마~ 엄마~ 하는데
    첨엔 신기해서 놀랐어요.ㅎㅎ

    아참. 털 깎으니 확실히 빠지는건 없어보여요.
    실은 남편이 털때문에 요새 너무 답답해하고 (기관지쪽요) 그래서
    뒷다리 쪽에 하트모양만 한번 만들어 봤다가 조금씩 잘랐어요.

    왜 야매미용이라 하는거냐면
    실은 제가 그냥 가위로 조금씩 잘랐거든요.ㅋㅋㅋㅋ
    삐용이 잠들어 있을때나 다른 곳에 정신팔려 있을때마다 아주 조금씩.
    일주일 걸렸어요.ㅋㅋㅋㅋㅋ

  • 7. .....
    '13.5.28 5:50 PM (112.154.xxx.38)

    이쯤에서 야매미용으로 삐용이 미모가 손상됐는지 보여주는 증거샷 필요합니다^^~

  • 8. 꼭~~~~
    '13.5.28 5:53 PM (121.190.xxx.60)

    사진 올려주시구요~ㅋ

    저희집 고양이도 과일과 야채 간식을 종종 주는데요.

    다 먹었는데도, 자꾸 냥냥 거리길래 "없다!!"라고 하며 손바닥을 펼쳐보였었거든요.

    몇번이나 그랬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느날부터 손바닥펼쳐보이는 동작을 보이면 정말 0.1초만에 등을 획~!!

    돌리고 가버리는거예요.

    ㅋㅋ 지금 생각해도 넘 웃겨요.

    고양이들 은근 똑똑하다능~~


    근데..... 저희집냥이 몇일전에 변기물 먹다 저한테 걸렸답니다...T.T

  • 9. 냥냥
    '13.5.28 6:06 PM (203.254.xxx.74)

    삐용이는 아직 어려서 에너지가 넘치는군요..
    저희 애들은 이제 열살이 넘어가니 우다다도 많이 줄어들었다는 ㅠㅠ
    울냥이는 저보고 정말로 "누나~~~"그런답니다 =^ ^=

  • 10. 삐용엄마
    '13.5.28 6:21 PM (58.78.xxx.62)

    삐용이 털은 남해 다랭이논 기법으로.ㅋㅋㅋㅋㅋㅋㅋ
    삐용이한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겠어요.ㅎㅎ

    사진은 제가 청소 좀 끝내놓고 올릴게요.ㅎㅎ

    꼭~~님 꼭님네 고양이는 과일과 채소 간식을 잘 먹나봐요?
    저희 삐용이는 일부러 이것저것 챙겨봤는데 아예 관심도 없고 안먹어요.
    따로 주시는지 아님 사료나 캔에 섞어 주시는지 궁금해요.
    섞어서 주면 조금 먹긴 하는데...

    휴. 여기까지 썼었는데 고새 삐용이가 욕실에 가서 우당탕..
    발 씻겨주고 왔네요.

    냥냥님네처럼 누나~해주면 더 좋을 거 같기도 하고.ㅎㅎㅎ

  • 11. 푸하하
    '13.5.28 6:30 PM (119.197.xxx.71)

    다랭이논에서 빵 터졌어요.
    원글님 삐용이한테 몹쓸짓 하셨군요 ㅋㅋㅋ
    너무 웃겨요.

    자 이제 삐용이 보여주세요. 제발~

  • 12. 나쁜사람 나쁜사람
    '13.5.28 6:39 PM (116.36.xxx.31)

    왜 삐용이를 야매로........
    우리집 고양이들도 털을 마구 뿜어내서 등만 한번 쓰다듬어도 털이 막 쏟아져요
    삐용이는 안돼도 이해하다니 똑똑하네요^^

  • 13. 꼭~~~
    '13.5.28 6:40 PM (121.190.xxx.60)

    저희집 냥이는 아빠랑 식성이 똑같아요..ㅋ

    몸에 좋은거만 챙겨먹는..ㅋ

    사과. 고구마. 옥수수. 토마토. 감. 수박. 양배추. 상추. 귤.

    아주 냠냠냠~~ 냠냠냠~~ 쪕쪕쪕~~~

    우찌나 맛나게 먹는지 저까지 없던 식욕이 막 돌아욤~^^

  • 14. 삐용엄마
    '13.5.28 7:01 PM (58.78.xxx.62)

    죄송해요..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다랭이논법..ㅠ.ㅠ

    꼭님. 정말 꼭님네 고양이 식성 좋네요.
    저도 그런거 먹이고 싶은데 그냥 주면 절대 안먹어요.
    캔에 몰래 섞어서 좀 주거나 , 그것도 거의 냄새나 티가 안날 정도로요.
    그래야 좀 먹는 정도인데...

    저희 삐용이는 고기류만 좋아해요.
    닭이나 돼지고기 이런거요. ㅠ.ㅠ

  • 15. ...
    '13.5.28 8:20 PM (112.155.xxx.72)

    ㅎㅎㅎ 삐용이가 사춘기를 맞나 보네요.

  • 16. 귀여운 삐용이
    '13.5.28 8:31 PM (1.252.xxx.141)

    상상하니 막 웃음이ㅋㅋㅋ

  • 17. 하버드대학
    '13.5.28 9:08 PM (1.231.xxx.40)

    천재입니다 저희 학교로 보내주십시오
    (추신 : 저희 명문 하바드는 차림은 안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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