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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생 수업료 50만원 내고 왔습니다

깍뚜기 조회수 : 23,018
작성일 : 2013-05-28 14:21:19
비도 오고, 조금 억울하기도 하고, 반성도 할겸... 2시간 동안 50만원 쓴 얘기 털어놓습니다 ㅠ
   

이사가려고 전세집 알아보러 다니거든요. 
우리가 갈집은 있지 싶어서 가끔씩 시장 조사해두었는데,
막상 구하려고 보니 매물이 참 없네요. 이사 시즌도 아니고 요즘 매매가 뜸하고
전세를 월세로 많이 돌려서 더더욱 물건이 귀하다고...
결정적으로 살던 집이 하루 만에 나가는 바람에 맘이 더욱 급해졌죠. 

신혼집 구할 때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집 보러 다니는 일이 만만치 않더라구요.
다행히 친정 엄마가 같이 봐주셔서 한결 수월했습니다. 남편과 저 엄마 3인 1조로 헤매이던 중, 
오래된 집 치고는 내부가 깨끗하고 교통 편리, 융자도 없고 딱이다 싶은 집이 나왔어요. 
현재도 나쁘지 않은데 도배, 장판 새로 해준다 하고요. 

유난히 살살거리고 애교가 넘치는... 적나라하게 말하면 여우같은 부동산 중개인이 어찌나 친절하게 
집 칭찬을 하는지 (---> 네... 비극의 서막이입니다 ㅠ)
A집을 맘에 두고, 인근 동네 B라는 집을 보고 왔는데, B집도 좋은데 주인이 전세끼고 매매하는 거라 
등기 문제가 복잡하더라구요. 결국 다시 A를 보겠다고 부동산에 알리고 출동. 
가보니 그 집을 본래 내놓은 부동산 중개사가 (대개 매물을 독점적으로 내놓지 않으니, 거래 성사되면
두세집 부동산이 수수료를 나눠같잖아요) A집에 있더라구요. 막 다른 손님이 보고 갔다. 
그 분들도 맘에 들어서 계약 임박해 있다. 하려거든 얼른 결정하시라고....

옆에서 엄마는 '그래요? 그렇게 급하면 저 분들 먼저 하시라 하세요. 우리 인연은 아닌가 보네요.
근데 애들이 맘에 들어 하니...' 
우리는 대로에서 가까워 조금 시끄럽지 않을까 그 점은 맘에 걸렸는데, 이사 날이 워낙 촉박해서 맘이 급해지더라구요.
엄마도 집 자체는 괜찮으니 알아서 하라고, 단 주차가 좀 걸린다고.
근데 부동산에서 오래된 아파트긴 해도 가구당 한 대 주차는 문제 없다고 재차 말했거든요 (---> 비극의 고조)
우린 그런갑다, 우리차 한 대 못댈까, 싶어서 

결국 계약서를 썼습니다. 여우같은 언니가 백만원이라도 먼저 내야한다고 했지만, 그냥 50만원만 하겠다고 하고
등기부 등본 확인하고 계약서 작성. 집 보여주던 주인은 저랑 동갑이더군요;;;; 부모님 사시던 집이고 돌아가시면서
유산으로 받은 거 같았어요. 6월 중순에 외국에 간다고 했습니다. 내일까지 계약금 나머지를 송금하기로 했죠. 
그렇게 며칠 간의 집구하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근데, 뭔가 알 수 없는 야릇한 기분.... 우렁쌈밥을 먹는데 다들 코로 들어 가는지 입으로 들어 가는지 
애매한 침묵.... '과연 그 집 주차는 괜찮은 걸까?'
우리가 돈을 찾으러 간 사이, 엄마가 아무래도 주차가 걸려서 집주인에게 물어 보니 자기 아버지도 대기 힘들어는 
하셨는데 아파트 주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월 3-4만원 주차 자리 얻어서 그렇게 했다고;;;

슬픈 예감은 왜 빗나가는 법이 없는가. 

대강 밥을 입에 쳐넣고 (네, '쳐 넣었다'는 말이 딱 어울려요)
다시 계약한 아파트로 갔습니다. 오 마이 갓. 우리가 미쳤는지 낮에는 눈에 들어 오지 못했던 장면이 펼쳐지면서
뭔짓을 한 것인가. 동이 ㄷ자 형태로 배치되서 지상 주차 공간이 워낙 좁고 그 마저 놀이터, 마침 퇴근 후라 차들이
빽빽히 들어차고 접입가경으로 어떤 아저씨가 평행주차 하려고 땀 빨빨 흘리면서 남의 차를 밀고 있더군요. 


ㅠㅠㅠㅠㅠㅠ


전쟁이다! 전쟁!

우렁쌈밥을 먹었어도 알 수 없는 허기에 쩔어서 옆 아파트 벤치에 망연자실 앉아서 주차대란을 지켜보았습니다. 
50만원을 날릴지언 정 이건 아니다 싶어서 부동산에 통화를 했죠. 
애초에 주차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니 우리의 단순 변심이 아니니 문제 있지 않냐고.
.... 그 쪽 에선 그럴리 없다. 자기가 100%라고 한 건 아니고 다들 그럭저럭 주차하고 산다...
느낌이 좋지 않아 다시 주인에게 거니 오랜 동안 통화 중인 걸 봐서 부동산에서 전화를 했던 모양이군요. 
부동산업자랑 주인이랑 아주 친하다고 했거든요. 

그렇게 오밤중까지 실랑이를 하다가 일단 현장 철수하고 집에 왔습니다. 
그래도 주인이 돈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2시간 안에 철회한 거고, 결정적으로 부동산에서 잘못된 정보를 주었으니
선처를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잠을 청했습니다. 
잠은 안 오고...

결국 담날 남편이 이래저래 사정을 말했으나, 주인은 단호히 거절, 부동산이랑 얘기하시라고. 
결정적으로 '나머지 계약금도 받아야할 판에 왜 그러시죠?'
ㅠㅠㅠㅠㅠ
네, 법적으로 주인은 50만원을 돌려줄 의무가 없죠. 주인이 속인 사항도 아니고. 
그렇지만 부동산 과실도 있다고 판단해서 도의적으로 잘 마무리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잘 안 됐어요. 돈을 받으려면 부동산 과실을 입증해야는데 정황상 쉽지 않겠더라구요.

그렇게 일이 마무리아닌 마무리되고, 돈도 돈이지만 
남편과 저는 시간에 쫓겨서 더군다나 심리전에 밀려서 경솔한 판단을 한 점이 통탄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알고 보니 그 집 계약하려고 저 밑에 보이는 사람있다고 말한 것도 거짓말이었어요. 
집주인이 계약시 얼결에 '어머, 이렇게 빨리 처음 본 분들이 계약하실 줄 몰랐어요.' (--> 결국 부동산 합작쇼 같아요)
결과론이지만 그 집 주차 조건 좋았다고 해도 들어가기 조금 찝찝한 조건도 있더라구요. 

급하면 실수하고, 물건이 맘에 드는 티가 나면 을이 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전 제가 꽤 대범하고 씩씩한 성격이라고 생각했고, 어려운 상황에도 나름대로는 긍정적으로 대처했다고 
믿었건만 어찌나 오만했는지;;;;;; 특히 집구하는 건 경험 차이가 참 크더라구요. 
대학 때 아버지 사업 실패하고 아주 작은 방으로 네 식구가 이사갈 때도
돌이켜 보니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들을 부모님이 방패가 돼 주셔서 전 히스토리를 다 몰랐습니다. 
며칠 전에 시시콜콜한 엄마의 사연을 듣고 눈물이 ㅠㅠㅠ (---> 이 사연 대박이었어요. 슬픈데 웃긴 대목 많음 ㅎ)

남편도 저보다는 훨씬 낫더군요.
남편만 해도 대학 때부터 하숙, 자취방 구할 때 벼룩시장 줄쳐가며 산동네 오르락 내리락, 이런 집 없다고 
칭찬하던 집 가보니 열집이 같이 쓰는 공동 화장실이었고, 이사 결정나서 오르막길 리어카 끌고 짐도 옮겨 보고
우풍이 세서 겨우내 방안에서 파카입고 생활도 해보고, 간이 박스같은 가건물에서도 살아 보고 
(90년대 학번이지 말입니다 ㅎㅎ) 근데 집이 안 구해지니까 제 표정에 수심이 가득하더래요 ㅎㅎ
'내가 이렇게 애같았던가?' 마구마구 자책했어요 ㅠㅠㅠ

결론은, 그렇게 인생수업료 치르고 나니 맘이 한결 편안해지고 서둘지 않게 되었습니다. 
에라, 우리가 갈 집 하나 없을까 싶은 배짱. 급할수록 코너에 몰리지 말고 여러 조건들을 잘 살피자. 
안 되면 1주일 동안 집 보관소에 맡길 각오까지 하니까 훨씬 더 냉정하게 사리분별이 되더라구요. 
아직 못 구했지만. 
경험을 통해서만 그야말로 '체득'할 수 있는 것. 
절대 겉으로 호들갑 떨면서 속삭거리는 사람들에게 홀리지 말자 ㅠㅠ


참, 하도 걸어 다녔더니 한 주간 1kg 빠졌습니다 ㅎㅎ
구해지겠죠? ㅠ
IP : 211.246.xxx.167
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pgy
    '13.5.28 2:32 PM (59.2.xxx.194)

    에효;;; 고생하셨어요.
    근데 수업료 너무 비싸네요 ㅠ.ㅠ

  • 2. 딸랑셋맘
    '13.5.28 2:32 PM (221.138.xxx.3)

    원글님 마음에 쏙~드는집이 나타날거에요.
    힘내세요!!!^^

  • 3. 허허
    '13.5.28 2:32 PM (121.141.xxx.248)

    그 집주인도 참 웬만하며 계약금 돌려주지.. 며칠이 지난것도 아니고 두 시간인데..

    전세도 아니고 매매를 급하게 하시면 안됩니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시고 몇 달을 발품파셔서 신중히.

    저희집도 전세와 반전세 내놨는데...

    계약 할 분이 몇 분 기다리시는데, 부동산 중개인이 얄미워 고민중이랍니다.

  • 4. 그럼요!
    '13.5.28 2:33 PM (61.83.xxx.41)

    깍두기님, 오랫만이시네요^^
    전 가끔 82 눈팅만 하는데 반가운 마음에 로그인 했어요.

    그 집주인, 참 고약하네요.
    대개 그럴 경우, 단순변심이라 할 지라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돈 돌려주시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ㅠ_ㅠ

    요즘 전세가 귀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좋은 집 곧 구해지실 거에요! 힘내세요!

  • 5. 비온뒤
    '13.5.28 2:35 PM (1.225.xxx.101)

    ^^ 오랫만이라 반가워서 로긴한 팬.

    살아보니 거저 배워지는 건 없고, 생각대로 살아지는 것 같아요.
    맘 느긋하게 먹고 밝은 눈으로 찾아보면 좋은 인연인 집 만나시겠지요^^

  • 6. ...
    '13.5.28 2:35 PM (211.202.xxx.137)

    돈 문제는 없나봅니다.
    솔직히 주차편하고 집 깨끗하면 전세가 비싸지요.내가 가기 싫어서가 아니고 어쩔수 없는 선택이죠.
    단지 주차 때문에 계약을 파기하셨다니...전 그런 주차전쟁인 동네에서 살아봐서요....

  • 7. 깍뚜기
    '13.5.28 2:37 PM (211.246.xxx.167)

    감사합니다 ㅠㅠ 댓글님들의 좋은 기운을 얻어서 곧 구해질 것 같은 느낌이어요.
    사실 남편한테 미안한 게... 제가 먼저 보고 오늘 와서 이거 꼭 보라고 뒤늦게 와서 본 거거든요.
    남편 생각엔 이미 괜찮은 집일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더 그렇게 결정했을 거구요.
    그래도 서로 탓하지 않고 마음 도닥거리고 있습니다. 새삼 남편의 인격에 고맙...
    (앗, 이거 자랑인가요? 만원 내야하나요? ㅠ 돈이가 음써요 ㅠㅠ)

  • 8. 내 일 마냥
    '13.5.28 2:38 PM (122.40.xxx.41)

    속상하네요.
    그래도 주차 그렇게 힘들면 살면서 내내 스트레스 받으니
    잘했다 생각하세요.

    좋은집 구하시고요^^

  • 9. 깍뚜기
    '13.5.28 2:44 PM (211.246.xxx.167)

    그렇지요. 만약 어쩔 수 없이 그 집에 살았다면 주차 문제를 감수하며 지냈을 거 같아요.
    주변에 주차가 어렵지만 다른 조건(편의시설, 학군 등)이 좋은 곳들이 많아서 주차가 어려워도
    감수하고 선택하는 경우도 충분히 이해되지요. 저희야 학군은 관계없으니, 지금 다세대 살면서
    주차 전쟁을 치르고 있어서 그 부분이 더욱 크게 다가왔나봐요, 저희 딴에는 정말 큰 돈이라서
    거액을 지불하고 주차할 공간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되었어요,
    알고 그랬으면 모를까 그게 아니어서 더욱요 ^^; 다, 제 불찰이지요 ㅠ

  • 10. ...
    '13.5.28 2:55 PM (121.135.xxx.162)

    계약서에 보면 물건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서류가 있어요..
    거기에 주차 부분이 없었나요?
    그리고 속상하시겠지만.. 그건 집 얻는 사람이 직접알아보셔야할 문제예요..
    아파트고 일단 주차할 공간이 있으니 일찍 오면 주차를 할 수는 있는거니 부동산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는 부분이기도해요..
    그래도 50만원에 여러가지 배웠다 생각하세요...
    이사 스트레스 정말 말도 못하죠.. 저도 석 달 전에 이사하면서 머리가 다 빠지는줄 알았어요..
    고생하십시오~~ 힘내시구요~~

  • 11. ..
    '13.5.28 2:57 PM (203.238.xxx.169)

    부동산 매매는 정말 신중하게 해야되더라구요

    전문용어남발에 고도의 심리전에 어리버리하다간 당하기 딱이죠

    중요한 경험하신 거예요 힘내세요

    옛날 저희 업장 인수하려 했던 세입자가 게약금 천만원걸고는 마음이 변해 안하겠다고

    중개인이 전화왔길래 울 서방 중개인은 못믿는다며 그 밤에 계약자한테 전화해서 친히 확인해서

    돈 갖다주고 왔던적도 있었어요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하는줄 알았는데 아니더만요

    더 좋은 집을 반드시 만나게 되실거니 이 일은 빨리 마음에서 털어버리세요 화이링

  • 12. 깍뚜기
    '13.5.28 3:02 PM (211.246.xxx.167)

    전세나온 매물인데 원래 집주인이 집을 팔기로 계약금은 치른 상태고, 새 집주인이 새로운 전세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받아서 매매 잔금을 치러야 하는 상황인가봐요. 전세 세입자 입장에서는 등기일이 조금 복잡하게 되고, 저희는 주말 이사라서 당일날 등기소에서 등기 이전하는 걸 확인할 수가 없어서 세무사에게 상담을 해보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수는 있다고 해서요.

    121.135님, 말씀이 맞아요. 애초에 꼼꼼하게 따져 보지 못한 탓이 크지요.
    다만 부동산에서는 확신에 차서 몇 번이나 못댈 일은 없다고... 그 말을 그냥 믿은 것도 잘못이죠.
    매매 계약서에는 주차에 관한 항목은 없더라구요. 억울함 보다는 이래저래 자책하는 맘이 크네요;

  • 13. ...
    '13.5.28 3:02 PM (182.222.xxx.166)

    제가 잘못 알고 있는 지는 모르겠는데요. 원래 24시간 안에는 계약 취소 되는 거 아닌?

  • 14. ...
    '13.5.28 3:03 PM (182.222.xxx.166)

    아 죄송... 검색해 보니 아니라네요.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래요. 죄송

  • 15. 액땜했다 치세요.
    '13.5.28 3:05 PM (121.130.xxx.195)

    저도 20년전에, 결혼당시 100만원 뜯긴적 있어요. 지금 생각해도 큰돈인데 어이구, 살면서 바보짓 얘기할때마다 떠오으지요.. 하이애나 같은 인간들에게 제 얼굴이 얼마나 읽히기 쉬운 패인가 알게되었구요, 을이되는 처지에 내몰리는 경험 뼈저리게 했지요.. 모든게 신중해야되는것 같아요.
    더 좋은 집 얻을거예요.. 주차 그거 피 말려요, 구에서 구역 얻어서 주차한다해도 한달 4만원인데
    2년이면 얼마예요... 차대기 좋고 쾌적한곳 나타날테니, 이 언니말 듣고 대범하게 골라보셔..

  • 16. 얼마전
    '13.5.28 3:11 PM (124.51.xxx.150)

    저희도 부동산 말만듣고 섣불리 계약했다가 하루만에 사십만원 수업료냈어요.
    주위에서 하루지났으니 주인에게 말을 하면 반정도는 돌려줄거라 말해서 주인에게 사정을 말했으나 십원도 돌려받지 못했어요.신중하게 구해야 할 것 같아요.

  • 17. 허허
    '13.5.28 3:11 PM (118.37.xxx.130)

    점 두개님 딱 맞는 말씀이에요.

    고도의 심리전에... 10년 전만 해도 정직하게 중개하시는 분들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무조건 계약부터 성사시키려는 중개인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머릿속엔 오로지 중개료만 들어있는 듯한..

    모든 중개인을 호도하는 건 아닙니다. 좋은 분들 어딘가에 계시죠. 제 주위에 안계실뿐.ㅠㅠ

  • 18. ...
    '13.5.28 3:16 PM (121.129.xxx.74)

    "결과론이지만 그 집 주차 조건 좋았다고 해도 들어가기 조금 찝찝한 조건도 있더라구요"

    이렇게 생각하셨다면 50만원걸고 계약하신거 나름 편치 않았을것 같네요
    그집을 결정하는데 주차가 가장 큰 요인은 아니었잖아요
    내,외부 등기부상 하자가 없었는데 내부도 너무 맘에 들었는데 단지 주차가 안되는걸 부동산이 속여서 계약해서 해지하려한다는것은 쫌~~~
    다른 찜찜함때문에 계약해지하고싶은 맘도 크신거같아요.

  • 19. 깍뚜기
    '13.5.28 3:34 PM (211.246.xxx.167)

    121.129 님, 그 얘기는 말 그대로 결과론으로 잘못된 선택을 조금 도닥이려고 덧붙였어요.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에이~ 그래 잘 됐어. 그것도 그렇고...' 그런 정도의 후순위였어요.
    그냥 저희 어머니가 미신조로 하신 말씀이고, (그것도 짐작섞인) 저희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 ^^
    더군다나 계약 당시에는 전혀 생각안 했고요~
    만약 주차 문제만 아니었다면 갔겠지요.
    뭔가 변명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ㅠㅠ 그게 아닌데... 엉엉

    ㅋㅋ 그러게요. 신혼집 얻자 마자 녹물 나오는 거 보고 (구할 때 부엌은 분명 괜찮은가 아리까리했는데 세입자가 괜찮다고) 신혼여행 간 사이 주인이 배관 공사했어요. 그리고 돌아와 보니 안방에 누수가 ㅠ 분명 들어올 때는 안 보였거든요. 어쩐지 도배가 새 거더라.... 이건 속였다고 인정했어요. 그래서 한 더위에 신혼 생활 한 달 반 만에 이사했던 전적도 있었더랬죠. 복비, 이사비 받긴 받았지만 추가 손해는 보상 못 받았죠; 지나고 나니 추억이 되었지만 :) 그리고 6년을 무탈하게 한 집에서 살다가 갑자기 움직이려니 인생을 단련할 기회가 주어지나봐요;

  • 20. 쓸개코
    '13.5.28 3:45 PM (122.36.xxx.111)

    댓글들 읽다보니.. 저는 그냥 애기네요.ㅡ.ㅡ
    더운데 애쓰셨어요. 비싼 수업료까지 치루셔서 반갑단 말도 못하겠네요;

  • 21. ............
    '13.5.28 3:53 PM (180.224.xxx.59)

    저두 처음 신혼집 구할때 .. 부동산에서 어찌나.. 화려한 말빨로 저를 몰아세우는지..
    결국엔 계약했어요.. 위치가 너무 안좋아서.. ㅜ.ㅜ 그다음에 계약한 부동산은.. 착한사람들이었고.. 부동산 아줌마들 꽤나 무서워했었죠 ..

  • 22. ..
    '13.5.28 4:31 PM (121.151.xxx.94)

    저도 전세가 없어 매매하려는데 인생 참으로 새롭게 배우고 있어요.ㅜㅜ이래저래 기운빠지네요

  • 23. ...
    '13.5.28 4:49 PM (112.121.xxx.214)

    저도 전세 옮길려는데..저도 주차 때문에 다가구에서 아파트로 옮기려는 지라
    이 집이 잘 빠질지도 걱정, 때 맞춰 맘에 드는 집이 있을려나 그것도 걱정..
    이번에 옮기면 좀 오래 살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여차하면 짐 보관시키고 풀옵션 원룸에 단기임대 들어갈 생각까지 하고 있어요.
    4인가족에 학교 다니는 아이들 있다보니 어디 남의 집 가서 삐댈 처지가 안되서요.

  • 24. 맞아요
    '13.5.28 5:09 PM (58.240.xxx.250)

    서두르면 일을 그르치게 되더라고요.ㅜㅜ

    하지만, 정말 요즘 전세가 귀하기는 해서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긴 해요.

    음...전 반대 입장의 경험이 있는데요.
    제가 전세 주고, 전세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루는 세입자가 만기 전에 이사를 가야 한다고 연락이 왔어요.

    거의 한시간 반 거리의 직장으로 옮기게 됐다길래 제 마음이 다 급해져서 서둘러 거의 십여군데 중개사무소에 집을 좌라락 내 놨지요.
    저역시 원거리 출퇴근 경험이 있던지라 세입자가 얼마나 힘들까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에서요.
    내놓은지 반나절만에 계약하자고 연락 왔길래 얼마나 내 일처럼 기뻐했는지 그 세입자는 모를 겁니다.

    그런데, 당장 계약하려면 현 전세금보다 좀 낮춰 달라더군요.
    이리저리 단점 될만한 부분을 짚어가면서, 급하게 집 빼려면 시세를 좀 낮춰야 한다는 둥, 이렇게 쉽게 세입자 구하기 힘들 다는 둥, 원래 이 동네가 지금부터 비수기라 지금 계약 안 하면 몇 달이고 기다릴 수 있다는 둥...
    사실 제가 아쉬울 거 하나 없는 상황이었는데, 은근히 악덕집주인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더군요.

    갑자기 나 그런 사람 아니야...하는 마음이 용솟음치면서, 알았다, 원하는 가격으로 바로 계약서 쓰라고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여기저기서 내놓은 가격으로 계약하자고 전화가 밀려드는데...ㅜㅜ
    제가 중개인과의 심리전에서 밀려 버린 거죠.

    뭔가 억울한 느낌이 들고, 대리계약이기도 했기에, 되돌릴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계약한 새 세입자에게 전화해 착오가 있었다, 원래 전세금으로 다시 계약해야 겠다 그랬더니, 계약 전에 통화할 때 공손하던 세입자가 완전 고자세로 저를 가르치더군요.
    계약 끝났다 그거죠.

    저도 상황 설명을 죽 하면서, 나도 되겠단 생각으로 전화한 건 아니다, 나도 좀 억울하진 않겠나? 이해해 달라, 쓸데없는 소리로 시간 뺐어 미안하다...그렇게 마무리하고 말았네요.ㅜㅜ

    더 억울했던 건...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고 협조해 주었는데, 기존 세입자는 나갈 때 별의별 진상짓 다 했어요.ㅜㅜ
    자게에 언젠가 썼던 적도 있습니다.

    얘기가 길어졌는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요...
    모든 도장 찍는 일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장고 끝에 악수 두는 일은 없어야겠지만요.

  • 25. 콜비츠
    '13.5.28 5:52 PM (119.193.xxx.179)

    이 와중에도 'ㅎㅎ'를 잊지 않으시다니.. 긍정적인 성격이신가봅니다^^ 중간중간 괄호에서도 느꼈습니다만... ^^

    저희 언니는 엄마말을 제대로 새겨듣지 않은 결과 500만원 날렸어요. 그런데... 엄마 말씀으로는, 그걸 아까워하면서 더 진행시키다가는 더 크게 잃는 다면서 쿨~ 하게 돌아서는 게 필요하 하셨네요.
    저도 원글님께... 감히 위로합니다: 50만원 아까워서 계약하셨으면 2년은 매번 머리를 쥐어 뜯으셨을거예요.. 화이팅~ 잘 결정하신겁니다!!

  • 26. 에구..
    '13.5.28 7:51 PM (218.48.xxx.189)

    물건이 맘에 드는 티가 나면 을이 된다 명언이네요.

  • 27.
    '13.5.28 8:00 PM (124.50.xxx.49)

    그럼 결혼 이후 첫 이사신가요? 신혼집 구할 때 이후 두번째라 하시니.
    생각보다(?) 젊으신 모양입니다. 아님 결혼이 좀 늦으셨거나.^^
    50만원 쓰리고 애리죠.
    그런 생돈(!) 나갈 때 "그래 이건 내 돈 아니다, 이건 원래부터 나갈 돈이었다" 생각하면 맘이 좀 편해지더만요. 다른 거 잃는 대신에 돈 잃었다 생각해도 좀 위안되고요. 신포도일지언정.ㅎㅎ
    님도 이미 터신 거 같아 다행이고요.
    좋은 집, 얼른 인연 닿아 구하세요.

  • 28.
    '13.5.28 8:02 PM (124.50.xxx.49)

    어머님의 시시콜콜한 이사 사연도 궁금하니 시간 날 때 풀어봐 주세요. 왠지 페이소스와 구구절절함이 넘칠 것 같아요. ㅎㅎ

  • 29. 저도..
    '13.5.28 8:05 PM (39.7.xxx.207)

    저도 오늘 몇초의 판단 착오로 50만원 이네요. 옆의 널널한 주차자리 놓아두고 왜 그 사이로 지날려 했는지ㅠ 주차되어 있는 트럭모서리 박았어요.다행히도 그 차는 멀쩡하고 제 차는 문한짝이 지대로 찌그러졌어요. 보험 자차는 안들었는데.ㅠ 불행중다행이다~남의 차 안긁힌게 어디냐.. 위로 하지만 넘 속 쓰리네요.깍두기님도 크게 올거 작게 왔다 생각하세유~

  • 30. ..
    '13.5.28 10:23 PM (122.35.xxx.57)

    저도 이번에 이사할때 융자많은집 부동산 꼬임에 빠져 계약하고 저녁늦게 50만원 입금해주고
    담날 아침 일찍 전화했는데 젊은 아기엄마 집주인 절대 안돌려주던데요
    아이도 키우는 분이 참 지독했어요
    그당시도 지금도 50만원 제게는 참 큰돈인데 나름 인생공부인지 참 톡톡이 했네요
    요즘 사람들 예전과 달리 절대 돌려주지 않는데요 젊은 사람일수록 더요
    가계약금 절대 쉽게 입금하지들 마세요

  • 31. ..
    '13.5.28 10:25 PM (122.35.xxx.57)

    아 전 계약서도 안쓰고 가계약금만 입금해준 상태였는데도 못 돌려받았어요

  • 32. 제가
    '13.5.29 3:00 AM (183.102.xxx.197)

    신혼때 집을 못 구해서 동동거렸더니 친정엄마가 그리 말씀하시더라구요.
    50년 넘게 살아보니 인생에 있어서 집을 산다거나
    그런 중요하고 큰 일은 조바심을 낸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
    정말 사고 싶어도 그 집이 내것이 될것이 아니면 결국 일이 비틀어지고
    내것이 될것이면 아무리 안될것처럼 하다가도 결국은 내것이 되더라구요.
    그후 십수년 몇번의 이사를 할때마다 엄마가 하셨던 그 말이 떠올라요.
    저흰 전세집 비워줘야 하는 날짜가 보름밖에 남지 않았는데
    집을 못구해 애를 태웠는데 그때도 결국은 집이 구해지더라구요.
    너무 조바심 내지 마시구요. 내일은 좋은 조건의 집이 구해질거예요..

  • 33. ㅎㅎ
    '13.5.29 10:07 AM (112.152.xxx.168)

    뚜기님. 그 집 들어갔으면 1년 주차비가 48,
    2년 살면 96만 원이네요.
    46만 원 버셨습니다...(읭?)
    툭툭 터시고 기운 내시길!
    좋은 조건의 집이 나설 거예요~!

  • 34. @@
    '13.5.29 10:19 AM (121.133.xxx.69)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답니다. 급매물이라는 말에..훼까닥 해서는..저는 300만원 냈답니다. 기운내세요~

  • 35. 뿡꾸맘
    '13.5.29 10:25 AM (203.226.xxx.210)

    원글님 다시 알아보셔요
    계약 24시간 안에는 청약철회 할수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부동산협회 문의 해보세요

  • 36. 이쁜이
    '13.5.29 11:14 AM (58.145.xxx.90)

    중개인이 엉터리로 말한것이므로 환불 가능합니다.
    소비자보호원에 전화해서 상담해보세요//

  • 37. 맞아요
    '13.5.29 12:23 PM (220.126.xxx.152)

    맞아요, 수업료라 생각하셔야 홧병 안 걸려요. 신경 너무 쓰면 위산이 확 분비되는지 속이 쓰리고 꼬이고.
    그나저나 현장에 계셨던 친정어머니, 참 침착하시네요.

  • 38. caffreys
    '13.5.29 12:28 PM (203.237.xxx.223)

    어후 저 수법, 계약할 사람 있다며 당장 안하면 놓칠 것 같다는 수법
    10년 전에도 제가 당했는데..
    계약 하고 보니 주인이 자식들 명의로 집을 샀고
    자식 셋이 다 해외로 뿔뿔이 흩어져 있었죠.
    그 어르신 명의도 아니면서 자기 도장만 꾸욱 찍어 계약했더랬구요.
    나중에 인감과 이런 저런 서류 요청하니.
    스쿠루지 영감같은 주인, 아 자기를 뭘로 보고 그러느냐며 다 자기가 세 놨다,
    전세돈 떼어먹을 사람 아니다 라며 화 버럭버럭 내고.
    나중에 인감 받느라 얼마나 진땀을 뺐는지.

  • 39. 근데
    '13.5.29 1:33 PM (211.36.xxx.192)

    참 못된사람이 이렇게나 많나요?
    저같으면 돌려줄텐데요. 자기가 처한일이라고 역지사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텐데 참 이기적이고 못되쳐먹은 인간들 많네요.
    남의돈 50만원을 두시간만에 꿀꺽하나요.

  • 40. 에고
    '13.5.29 3:19 PM (125.176.xxx.184)

    주차가 어려운 집은 정말 곤란해요.
    저는 주차장이 있는 집이라 하여 동네 다른집보다 천만원이나 더 주고 계약했는데,
    이 집이 막다른 골목 끝에 있는 집이었던거죠.
    주차장은 3대를 댈 수 있게 널찍하였으나, 다른집 차들이 골목주차로, 골목을 꽉 막고 있어, 집 주차장에 대면 차가 나갈 수가 없었어요.(심지어, 이분들이 차 놓고, 아내에게 열쇠 맡겨놓고 출근하셔서... 제가 그 차 빼고, 저희차 빼고, 다시 그 차 주차시키고... 그 사이 우리 애들은 차에서 울고 불고....)
    2년동안 주차때문에 땀흘리고, 눈물흘리고, 가슴 조리고....
    아까운 돈 날려 많이 쓰리시겠지만, 안하길 잘 하셨어요.

  • 41. 깍뚜기
    '13.5.29 3:49 PM (39.7.xxx.83)

    댓글들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ㅠ
    또 다른 분들의 경험도 참고가 많이 되네요~
    비는 왜이리 주륵주륵 오는지...

    집 구하시는 다른 분들께도 행운이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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