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옷을 몇날몇일 동안 빌려갔다가 오전에 갖다 준 거, 방금 확인했는데.
흰색 스트라이프티가 분홍색이 돼 있네요. ㅡㅡ 빨간색 옷에 물들었는지.
도저히 밖에는 입고 갈 수 없는 정도. 미안하다 말 한 마디 없이 그냥 옷 넣어둔 가방만 제 방에 놓고 가더니.
방금 정리하다가 확인했는데 기분 확 나쁘네요. 진짜 남의 옷 저따구로 만들어놨음 사과는 아닐지라도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갑자기 안 좋았던 일 다 생각나면서 짜증 폭발이네요.
얼마 전에는 모자를 빌려달라고 해서 써야한다고 안 된다니까 하는 말이. 그럼 네가 쓰지 말든가! 이러질 않나..
저 폭식으로 힘들 때, 뭐 싸이코패스냐는 둥,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는 제스쳐까지 취하며) 머리가 어떻게 됐냐는 둥, 아무 노력도 안 하면서 가족들 힘들게 하지 말라는 둥 아 진짜 그 일은 정말 잊을 수 없어요. 그때 과호흡으로 쓰러질 뻔 했어요. 근데도, 헐떡거리지마라! 면서 화내고.. 그 담날 정신과 가서 상담 받았어요.
그리고, 코딱지만한 집에 말도 없이 불쑥 남친 데리고 와가지고는, 옷도 제대로 안 입고 있었는데. 다행히 방에서 문 잠그고 있었지만, 그런 것도 정말이지 짜증나구요.
저 학생 때는 특히나, 제가 정말 예민한 성격인데, 특히나 그때는 공부로 스트레스 팍팍 받을 땐데 남 공부하는 책상에 와서는 그 책상에서 인터넷질이나 하길래, 살짝 머라하니까 지가 오히려 화내면서 네가 집중을 못하는 거라고, 남이 옆에 있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오히려 화 내고. 또 그 시절에, 이 세상에서 네가 젤 힘든 줄 아나? 이런 말을 아니꼬운 눈빛으로 나이도 몇~살이나 어린 동생한테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던지.. 아 또 갑자기 우르르 다 생각이 나네요.
다 말하자면 끝도 없고, 어쨌든! 지금 이 옷 사건 땜에도 진짜 확 짜증나는데.. 솔직히 저, 그날의(싸이코패스 드립) 사건 때문인지, 그 이후로 끝없이 계속된 어이없는 괴롭힘 때문인지. 내 자신이 화가 나도, 언니한테 화를 못 내겠어요. 너무 무서워요. 화를 낼 자신이 없어요. 내가 화를 내도 되나? 이런 생각. 화 내면 또 나한테 뭐라고 하겠지 이런 생각이 은연 중에 계속 드는 것 같아서.. 그런 맘이 든다는 내 자신이 또 참담하고 그러네요... 저 진짜 매일 같이 살 때는 학대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 사람이 정상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극심한 공포를 느꼈는데. 제가 이상한 건가요? 아님 저의 언니가 좀 이상한 거 맞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