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3개월만 쓰고 내내 입주아주머니들이 키워줘서 이제 두돌이예요.
아주머니들이 참... 이상한 사람도 많았고 좋은 사람들도 있었고
뭣보다 사람 자주 바뀌는게 애한테는 스트레스였겠죠.
그래도 애한테 욕하고 집에 사람 없으면 내내 누워서 말로 애보고 하는 사람들이랑 있는거보다는
어린이집 가는게 나을거 같아서 어린이집 보냈어요.
근데 어린이집이 10시에서 3시까지만 해요.
그래도 집안살림도 있고 해서 계속 입주를 쓰려고 했는데
시어머니가 뭣하러 그러냐고 본인이 하시겠다고 해서 그렇게 됐어요.
그런데 정말 어머님이 왔다갔다 하면서 봐주시는데
이건 제 애가 아니고 제 살림이 아니네요.
살림이야 그렇다 치고 애 관련해서 제 맘대로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요.
살인진드기 뉴스 보고 원피스는 앞으로 입히지 않는다
치마는 안 좋다
애는 따뜻하게 키워야 되니까 아직 반팔 입히면 안되고 바지는 따뜻한거 입어야 된다
오늘 잘때는 이걸 입혀라 저번에 보니까 바지 벗겼더라? 왜?
크록스나 슬립온이나 은색구두 이런건 신기지 않고 나이키가 젤 편해보이니 그걸 신기겠다
아기 쥬스 주지 말아라 그거 수입인데 방부제가 엄청날건데... 야! 너 애한테 뭐먹이니?
주말에 어디 나다니지 말고 집에서 이거이거이거 해서 먹여라
근데 너 시금치랑 계란이랑 고대로 있더라? 안 먹였냐??
머리는 더우니까 짧게 스포츠로 짤라줘라 이쁜게 뭐가 중요하냐
이 와중에 아줌마 구하려고 면접을 계속 보기는 하는데
주말 시간 쪼개서 면접 본 7명이 다 좀 그래요. 워낙 요리를 잘해서 오프날마다 논골* 가서 김치 이백포기를 담고 소스 싹 만들고 하는 알바를 한다는 분, 애한테는 눈길도 안주고 계속 월급이 얼마냐 주말엔 몇시에 나가냐 삼개월 지나면 월급 올려주냐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드나드는 사람이 있냐 애는 잠은 잘 자냐 같은 조건만 물어보고 계산하는 사람, 애를 키워봤다고는 하는데 저희 애 보고 이 정도 나이면 이유식을 먹나요? 물어본 사람, 주 6일로 구했는데 그냥 월요일 아침에 오면 되지 않겠냐는 사람, 면접보다 전화가 왔는데 금세 안 끊고 나 지금 잠깐 산책나왔다며 오호호호 통화 오래 하는 사람, 건강은 괜찮으시냐 했더니 퇴행성관절염이 있고 저혈압과 불면증이 있다는 사람...
그래서 그냥 다 됐고 제가 회사 그만두고 우리애 키우려고요.
시어머니한테 시달리는 것도 한계가 있고 불안한 남한테 큰돈 주고 달래가면서 맡기는 것도 이제 지치고
그렇다고 남편보고 그만두라 할수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제가 포기하고 애 보려고 합니다.
차선책이란 것도 어느 정도여야 차선책이지 이건 넘 피곤해서 못하겠어요. 응원해 주세요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