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둘째까지 어린이집 보내고 재택 아르바이트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몇년간 꼼짝없이 육아에 매달려있다가 동네 엄마들하고 가끔 차도 한잔 하면서... 그런 여유도 찾았구요.
이 와중에도 프로그래머라고 매일 늦게까지 야근하는 남편을 생각하면 맘은 늘 불편했지요.
'나도 조금이나마 버니까~' 생각하다가도 동네 엄마들하고 커피마실 때 전화가 오면 괜히 뜨끔..
30대 중반 중견기업 연구직 과장인 남편은 지금 이 회사에서 몇년이나 더 버틸 지 늘 불안해해요.
지금 회사를 나오면 우선 더 작은 업체로 가면 된다고는 하지만 당연히 연봉은 줄테고 그마저도 얼마나 버틸지..
아이들은 어리고 사교육은 시작도 안했는데 노후 준비가 늘 걱정이죠.
남편은.. 저에게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고 설계를 해두길 한번씩 내비쳐요.
말이 거창하지만 가만있지 말고 사업구상? 이라도 좀 해두길 바라는 뉘앙스..
몇년만에 느껴보는 달콤함에 자꾸만 나태해지는 걸 어찌알고 ㅠㅠ
방금도 괜히 투닥투닥했네요. "당장 나보고 뭘 어떡하라는거냐~~" 말이 곱게 안나오고 말았네요.
사실 지금 저의 바람은 최대한 남편이 월급장이로 버텨주는거예요. 그럼 5~10년은 벌 수 있겠죠.
사실 외부거래처와 전화 한통 해본 적 없고 책상에만 않아있던 연구원 출신이
전혀 다른 분야의 일에 도전하거나 창업을 한다거나 하는 게 상상이 안가요.
저도 특별한 전문직도 아니었고 창업할 만한 소스도 전혀 없어요. ㅠㅠ
조리사 자격증이라도 따두어야 할까요, 창업특강이라도 들어야 할까요?
미래에 대한 준비도 어느 정도 그림이라도 그려져야 구체적인 실천을 할텐데
그 그림은 또 어찌그려야 할까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 이런건지
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
특히 공대 나와서 컴퓨터 말고는 할 줄 모르는 연구원들은 퇴직 후 무엇을 준비하시나요?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정말 막막합니다.
안정환 부인 이혜원은 남편이 은퇴 후 돌아올 자리를 만들기 위해 쇼핑몰 사업을 했다던데
갑자기 저도 그렇게 해야하나! 사명감에 사로잡히기도 하네요.
둘째 만삭까지 일하고서 치열하게 육아하다가 겨우 여유를 찾았는데..
놀면 행복할 줄 알았어요 ㅠㅠ
근데 노는 게 더 불편하네요.
다른 분들의 미래설계.. 조언 듣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