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가 갑자기 연락을 두절한 이유

미치면 안된다 조회수 : 2,301
작성일 : 2013-05-20 09:30:07

 

 

난 어렸을때부터 행복하지 않았어요.

초등학교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어머니가 갖은일을 하면서 우리를 키웠죠.

언니랑 저랑 남동생 하나.

집안에 온갖 궂은일은 제가 다 하고, 항상 저녁밥해서 언니동생 먹이고 챙기는게 제 일이였어요.

난 집안에 희생양이고, 내가 희생하면 집안 사람들은 행복해했죠.

 

[홍당무] 라는 소설 읽어보았나요 ?

거기 주인공인 [홍당무] 가 학대받는 장면들이 나오죠.

난 그책을 보면서

내 이야기와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왜 아버지가 집을 나갔는지, 집에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어요.

우리는 이집 저집을 이사다니면서

말 그래도 떠돌아 다녔어요.

 

자존감 같은거 갖다 버린지오래죠.

난 항상 비참하고, 항상 우울하고, 항상 사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냥 시간을 잊어버리기 위해 뭐든지 열심히 했어요.

 

제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건 책이였어요.

나를 구해주었던 것. 내가 그나마 미쳐버리지 않고, 수많은 자해 속에서도 목숨을 부지했던것은

책..덕분이였지요.

 

대학교때 신경 정신과 수업을 듣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내가 왜 이렇게 됬는지,

왜 이렇게 항상 미칠듯이 외롭고 자기파괴본능에 시달려야 하는지...

미치지않고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해야 하는지를..

 

도망가고 싶어서 결혼했어요.

그리고 곧, 결혼하자마자 곧 깨달았지요.

난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남편은 내가 제정신이 되는데 아무 도움이 못된다는 것을.

 

결혼하고 친엄마와 같이 살았어요.

친엄마는... 자의식이 엄청 강하고 남한테 지지않으려는 사람이였어요.

하지만 쥐뿔도 가진것이 없는 상태였죠.

엄마는 나에게도 경쟁의식을 심하게 느끼고 나를 못살게 구는 것으로 만족감을 얻는 사람이였어요.

반복되는 폭언 폭언 폭언들..

소리지르고 깨부수고

그리고 이어지는 " 내가 못살아 "  " 니가 나를 무시하냐"  " 남편복없는 년이 자식복이 있겠어" 퍼레이드들

울고불고 소리지르고 폭언을 날리고

 

난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하지만 속으로는

죽여버리고 싶었어요. 수도없이..

진정으로.

 

밤마다 못된상상 많이 했어요.

내 손으로 목을 조르거나

뒷통수를 가격하는 상상.

 

그만큼 미웠지만

그래도 아빠가 나를 버릴때 엄마는 나를 버리지 않았기에

난 엄마옆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결혼하고 남편에게 잘해주기 시작하자

엄마는 그 스트레스를 남편을 공격하는 것으로 풀기시작했어요.

남편은 니네엄마 미친거 아니냐는 말을 달고 살았어요.

 

 

남편은.. 밖으로 떠돌았고

난...남편을 지켜주지 못했어요.

나도, 남편도, 그런종류의 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고

난 엄마처럼, 엄마랑 같이, 미쳐가고 있었어요.

 

 

자신이 없었어요.

모든것이 망가지고 있었고.......

그저 매 시간시간을 사건이 터지지 않게  때워야 했죠.

내 정신은.. 완전히 너덜너덜해 졌어요.

남편의 여자문제가 터지자 그때서야 난 깨달았죠.

내가 어떻게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남편은 문제의 이면을 볼수있는 시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였어요.

남편은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지 않았고

아예 문제 자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어요.

그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였어요.

 

 

난 그를 놓아주어야만 했어요.

내가 결혼한건 도망가고 싶어서 였고 그를 이용한 것이였으니까.

그걸 깨달은 순간, 잡고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사랑을 할 줄 몰라요.

나에게는 집착만 있어요.

나는 집착하고, 메달리고, 그리고 돌아서버려요.

상대방을 마음속에서 죽여버리고

괴로와하는 나를 보면서 만족을 느끼지요.

나는 항상 괴로와야 하고 항상 나빠야 하니까.

난 행복하면 안되고 만족해서도 안되니까.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이든 노부부들처럼, 모든 과정을 손잡고 견디어내는 사랑.

하지만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난 기형아고, 머리가 좋아 다행히 버티고 있는 정신병자에요.

나에게는 행복할 권리 같은 것은 주어지지 않았고

난 죽을때까지 벌을 받을 꺼니까.

 

지금 그래도 많이 좋아진것은..

아이들 덕분이에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 어린시절을 보상해요.

사랑받지 못하고, 학대받고 슬퍼하는 내 어린시절을.

그러면서 나도 치유되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 난 많이 좋아졌답니다.

 

 

난 더 강해져야 하고..난 나를 사랑해야 하고..

난 내가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것을 인정해야 하고

나자신을 이 지옥에서 건져내야 해요.

 

아마 죽을때까지 안될지도 몰라요.

아마 안되겟죠. ㅎ

 

그래도 해야겠죠. . 내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으니까요.

나를 구할 수 있는건 아무도 없으니까.

내가 그걸 깨닫는데 너무 오래 걸렸죠.

 

내가 당신에게 집착하기 시작하면

난 당신을 잡아당기고, 당신에게 매달리고

제발 나를 살려달라고 구해달라고 지옥에서 건져달라고

아마

그러겠죠.

당신이 지긋지긋해져서 나를 떠날때까지

난 당신에게 울며불며 매달릴꺼에요.

 

 

난 제정신을 유지해야 되고

난 강해져야 해요.

난 미치면 안되고

내 손목도 그으면 안되고, 목 매달아서도 안되고 엄마를 죽여서도 안되요.

난 아이들을 끝까지 정상적으로 키워야 해요.

난 할 수 있다고 매일 매일 생각해요.

난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당신 마음속에도 정신병자가 살고 있나요 ?

당신도 문득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면도칼로 목을 베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나요 ?

요리하다말고 이 칼로 내 손목을 잘라버리면 피가 부엌바닥에 흥건하겠구나 상상을 하나요 ?

당신도 자기 가슴에 멍이들도록 주먹으로 때리거나

눈에 혈관이 터지도록 본인 얼굴에 따귀를 갈기기도 하나요 ?

 

아니겠죠.

 

하지만 내 가슴속에는 그런 미친년이 있어요.

그렇답니다.

 

 

 

난 좋아질꺼에요.

매일 좋아지고 있어요.

난 행복해질꺼에요.

매일 행복해지고 있어요.

난 강해질꺼에요.

난 매일 강해지고 있어요.

 

 

 

 

할 수 있겠죠 ?

잘 할 수 있겠죠 ?

 

 

 

이건 뭐..쓰고나니 유리 고코로의 고백이군요. ㅎㅎㅎㅎ

 

 

미안해요.

 

 

 

내가 당신을 더이상 만나면 안되는 이유.

당신에게 말할 수 없는 그런 이유.

 

 

 

IP : 61.78.xxx.13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20 9:52 AM (165.243.xxx.20)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요?
    음..
    제가 무슨 도움이 되진 않겠지요..그래도 한번 끄적여 봅니다..

    참 마음이 아픈게...

    얼마 전에 돌아가신 우리엄마가 혹시..........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힘듭니다..

    잘 하고 계시고, 힘내고 계시지만,

    그래도 정말 본인이 너무나 사랑하시는 아이들을 위해 힘내주세요..
    전. 정말 우리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아픔 잊을수 없고, 지금도 우리엄마만 생각하면 맘이 찢어집니다.
    부디 부탁드릴게요. 힘내세요.

    무엇보다, 본인의 마음치료를 위해,
    정신과 쪽에 상담을 받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온전히 글쓴이 님을 위해서요.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요...
    사람 대 사람으로 마음을 터놓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의 힐링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힘내세요.

  • 2. 잘 할 수 있어요.
    '13.5.20 10:29 AM (211.46.xxx.253)

    잘 할 수 있어요. 잘 할 수 있어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위로 받을 수 없는 일로 10년 동안 고통 속에서 헤매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나고나서야 아, 내 마음이 그렇게 지옥이었구나... 내 마음이 정상이 아니었구나... 알았어요. 전철을 타고 가면서 앞에 앉은 사람들을 끔찍하게 죽이는 상상을 하고는 했어요. 그러면 그들이 나를 공격하지 못할 거니까..
    세상에서 없어지고 싶다는 무수한 생각,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악몽..... 님과 같이 "난 괜찮다"를 수백 수천번 속으로 되뇌면서 살아갔어요. 안 그러면 제가 죽던지 누굴 죽이던지 할 것 같아서.....
    그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도와준 건 저도 책, 그리고 소모임이었어요...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여러가지 외부 활동을 하는 모임을 하면서, 내 상처가 "내 잘못이 아니다" "난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다"라는 의지를 갖게 되었어요...
    괜찮아요. 할 수 있어요. 잘 할 수 있고, 잘 하고 있어요. 님은 그 긴 터널의 후반부에 있어요. 글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조금만 더 힘내요. 곧 터널의 끝.. 밝은 빛이 보일 거예요.
    괴로워하지 마세요. 어느 순간 지금의 고통은 그저 과거의 기억이 될 거예요. 정말로 그런 날이 와요...
    마음으로 안아드릴게요. 버텨주셔서 감사합니다...

  • 3.
    '13.5.20 11:47 AM (1.225.xxx.20)

    원글님..마음을 담아 전합니다.

    http://www.btn.co.kr/index.asp
    불교tv....오른족 하단... 종영프로그램 중 성담스님의 행복119 지혜축제 찾아보세요.

    http://www.btn.co.kr/program/Program_datail.asp?ls_StSbCode=CATPR_01&PID=P703

    그리고 이미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조 디스펜자, '꿈을 이룬 사람들의 뇌'라는 책이 있어요. 뇌과학에 대한 책이고요...

    린 그라본, 여기가 끝이 아니다.
    람타.
    휴랜, 호오포노포노
    조 바이탤리, 키.............이밖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들이 많이 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이제 마음을 더이상 숨길 수 없게 된 이유는 ,
    우리가 몇 세대에 걸쳐 진행되었어야 할 산업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다 보니,
    사회적으로 정신과 물질의 간극차가 현격히 벌어져서 그래요.

    어떤 상황에서나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자존감이 형성되기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였다는 시대 상황적인 이해를 먼저 하시고요,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그 대상이 누구로 향했든 간에
    모두 어머니 자신에게 하시는 말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어머니에 대해 상처를 덜 받게 될 거예요.
    어쩌면 어느 시기가 되면 어머니가 가여워서 눈물을 흘리실 수 있을지도 몰라요.

    우리가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대체로 맞을 거예요.
    아이러니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발걸음을 뗄 수 있는지 알려드릴게요.
    틈날 때마다 "(자기 이름을 부르면서), 사랑해' 를 수 없이...
    임계점을 넘어 초과학습이 될 때까지 끝없이 반복을 하세요.
    의식적인 생각이 무의식으로 넘어갈 때까지 말입니다....

    또, 부정적인 생각이나 기분이 들 때마다 'ㅇㅇ야~,사랑해'라는 생각을 선택하셔서
    생각과 느낌의 악순환이 아닌 선순환 구조를 뇌에서 먼저 만드세요.

    저 단순해 보이는 말의 반복이 원글님의 자존감 형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존감은 스스로 키워나가야하는 감정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매일 꾸준히 마음에 드는 경전이나, 좋은 글 하나를 선택해
    사경(경전을 베끼는 것)을 해보시거나 음독(소리내서 읽기)을 해보세요.
    그것이 10일이 되고 100일이 되고 300일이 되고 500일이 되고...

    무엇이든 꾸준히 반복해서 몸에 익히게 되면 다른 세상이 열리게 됩니다.

  • 4. 그런데
    '13.5.20 3:23 PM (72.213.xxx.130)

    왜 님이 어머니와 같이 사셔야 했나요? 언니와 남동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구요.
    그리고 도망치듯 결혼해서 엄마와 같이 산다? 좀 이해가 안 되네요.

  • 5. 님....
    '13.5.21 5:43 PM (119.67.xxx.235)

    좋은 댓글이 있어 저장합니다.
    님...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8009 첫사랑을 우연히 만났어요. 4 살다보니 2013/06/28 3,487
268008 직계가족 돌잔치 할만한곳... 4 애엄마 2013/06/28 7,913
268007 상체(복부) 비만 체형에 어울리는 치마 스타일이 있을까요? 4 ... 2013/06/28 2,740
268006 두돌 애기가 이런다면 걱정을 해봐야 할까요? 1 사회성문제 2013/06/28 668
268005 아이가 잠들기전이나 잠결에 머리를 너무 벅벅 긁는데요.. 10 간지러 2013/06/28 4,954
268004 42세, 재취업 후 츨근 일주일째 그만둘까 견뎌볼까 고민중입니다.. 13 고민 2013/06/28 5,052
268003 홍콩여행 모두투어 또는 하나투어 어디가? 6 .. 2013/06/28 2,399
268002 꽈리고추 원래 이렇게 매워요? 1 초보 2013/06/28 1,037
268001 택배 요금 올랐나요?? 5 대통 2013/06/28 652
268000 찹쌀과 맵쌀은 틀린건가요? 6 찹쌀로 절편.. 2013/06/28 2,164
267999 질문받습니다. 자궁근종 복강경 수술하고 돌아온 사람입니다 14 자궁근종 2013/06/28 4,420
267998 NLL 이란 무엇인지 정리해서 올려드립니다. 5 NLL역사 2013/06/28 2,123
267997 딸아이와 조카사이 7 엄마 이모 2013/06/28 1,528
267996 전자세금계산서..뭐가필요하나요 4 초보라서 2013/06/28 408
267995 중국의 김태희 얼마나 예쁘길래…홈피 다운 9 호박덩쿨 2013/06/28 1,757
267994 홍콩 경유 19시간. . . 숙소 .일정 추천 부탁드려요~~ 6 봄나물좋아 2013/06/28 978
267993 애기 말투 같은 거 쓰면, 남자들에게 약간 여지를 주지 않나요 .. 12 ..... .. 2013/06/28 3,262
267992 여름 내내 밥 대신 국수 먹으면 건강이 나빠질까요? 11 ... 2013/06/28 4,697
267991 땀 완전많이 나는 운동동영상 없을까요? 20 네모 2013/06/28 1,519
267990 국정원 직원이 일베에 단 정치개입글 수준입니다. 8 최고 엘리트.. 2013/06/28 1,256
267989 김무성 집안 이야기가 나오는 ............. 13 샬랄라 2013/06/28 2,579
267988 코스트코에 1 ... 2013/06/28 711
267987 이렇게 속시원하게 해설해주시다니... 1 속시원 2013/06/28 552
267986 영어 한 문장 질문입니다. 2 영어 2013/06/28 297
267985 무농약 매실을 주문했는데요 3 2013/06/28 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