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렇게 살다 죽기 싫어요

슬퍼요 조회수 : 3,781
작성일 : 2013-05-19 05:00:45
서른 넘어 결혼해 결혼생활 10년이예요.
남편과 오래 사귀었어서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다 결혼했지만, 사랑해서 결혼했다기보다는 그때가 결혼해야만 하는 순간 같았고, 이 남지 아니면 다른 남자는 낯설어서 결혼 못할 것 같았어요.

10년간... 정말 많이 울었어요.
결혼했더니... 내 모든 걸 이해해 줄 것만 같았던 남자친구는 정말 나를 손톱만큼도 이해 안해주는 남자였어요.
신혼여행 첫날 기억도 안나는 작은 일로 붙같이 화내고는 저만치 떨어져서 나를 너무나 냉랭한 눈길로 쳐다봤죠. 그게 시작이었어요.
정말 예상 못한 작은 일로 분노폭발을 하는 남편.
큰일이라면 아차하며 마음의 준비라도 하죠... 어느 순간 스위치가 켜지면 정말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분노들. 저는 대체 언제 그 스위치가 켜지는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어요.
사이좋을 때 대화했죠. 내가 조금이라도 기분나쁘게 하면 그만하라고 말해달라. 그러면 즉시 멈추겠다. 알겠다더라구요. 하지만 결코 그런 예고는 없었어요. 뭔가 기분 나쁘기 시작해도 티 안내고 있다가 어느 순간 폭발.

첨에는 삐짐이었고, 점차 무시, 물건 던지기, 막말, 욕.... 폭력까지... 5년이 지나니 폭력이 나왔어요.
그후로 5년이네요. 너무나 많은 일이있었죠. 아이앞에서도 물건 던졌고, 제 앞에 칼고 나오고.... ㅠㅠ 집밖으로 도망갔다 협박에 못이겨 집에 들어와서 마구 당하고...
양가 부모님도 아시고 야단도 쳐보고, 사과도 받고, 별거도 해보고... 그때뿐이었고 반복....

최근에는 노력한다고 하는데... 폭력은 안쓰지만 늘 조마조마해요. 참는 게 너무 훤히 보이거든요... 부들부들... 참아요.
본인은 노력한다고 하는데.. 저는 변화가 별로 느껴지지 않아요.
그러니 부부사이가 너무 나빠요.

1년전쯤 우울증 상담받다가 변화가 없어서(상담 백날 받아도 상황이 변화가 없으니 소용없더라구요) 중단했다가 지난달부터 다시받아요.


그런데 언니들... 제가요... 도저히 남편이랑 못살겠어요.
믿음도 없고, 애정도 없어요. 가끔 느끼는 분노와 억울함 외에는 남편에게 따뜻함을 전혀 못느껴요.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좌절해요 ㅠㅠ
제가 아무리 이혼해 달래도 남편이 안해줘요.
저는 정말 죽을 것 같아요. 죽을 용기로 이혼하라고 하지만...
어떤 말을 해도 남편은 미안하다, 이혼은 안된다, 노력하겠다... 이말만 무한반복이예요. 물론 행동은 절대 나아지지 않아요. 고장난 비디오 같아요. 말이 안통해요.
그리고는 제 말에 엄창난 상처를 빋은 것처럼 행동하고 더이상 저를 쳐다보지고 않고 대꾸도 안하고 들어가 자요.


저는.. 벽에 끝없이 부딪치고 부딪쳐서 피흘리는 사람 같아요.
언니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살다가 죽을까봐 너무 무서워요.
맨날 아이깨우고 밥주고 학교 보내고
창소하고 빨래하고 빨래개고 넣고 설거지하고
데리러가고 간식주고 숙제봐주고 학원데리러가고 밥주고 씻기고 재우고.. 이것만 무한반복이예요.
저... 죽을 것 같아요. 아무 즐거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일상 때문에 정말 숨믹히고... 이러다 조용히 말라 비틀어져 죽을 것 같아요. 결국 미이라 같이 처참하게... ㅠㅠ

오늘 연휴인데
전 일어나서 아이 밥주고 숙제시키고 설거지하고 또 밥하고 설거지... 그외에는 티비만 멍하니 쳐다보다 하루가 갔어요.
이렇게 살다 죽고 싶지 않아요.... 재미있고 생기넘치게.. 사랑하고 사랑받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IP : 175.125.xxx.2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france99
    '13.5.19 5:23 AM (219.241.xxx.115)

    제 생각에는..
    이런 성향의 남성은 의외로 단순하게 답이 나올듯 보여집니다.
    우쭈주쭈 아기 다루듯 살살 달래시고 얼래십시오.

    남편분이 아이에요.
    과격하고 자기멋대로고 지맘에 안들면 삐지고 화내는 나이많은 아이에요.
    아이다룰때 과자 하나 줬다가 머리한번 쓰담쓰담했다가
    하고싶은 말이나 혼내고 싶은게 있으면 화내고 짜증내고 때리는게 아니라
    이건 이랬지? 저건저랬지? 이거 이렇게 하자? 저건 저렇게 하자? 어루고 달래는거처럼
    그렇게 한번 해보세요.
    근데 절대 절대 또 이런일은 반복되요 그러다보면 아내분이 지치실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냥 받아들이십시오.
    아 내 인생은 왜 이러나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하나 그렇게 자책하지 마시구요
    에이 또 삐졌네 에이 또 화날라하네 그러면서
    화날려고 할때 눈빛만 보셔도 아실거잖아요
    그때 오히려, 되려 눈웃음 지여보이시면서 꼭 손잡아주시면서
    화내지마라 나 무섭다 얘기해보자 뭐때매 그러냐 계속 어루고 달래보세요.

    쉽게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절대 자책하지 마십시오
    대부분의 남성들이 그래요. 절대 우울해하지 마세요^^

  • 2. 한마디
    '13.5.19 6:42 AM (118.222.xxx.82)

    결혼하면 나를 이해해줄것이다가 아니라 내가 이해해주마로 바뀌어야지 아니면 내가 너무 힘들어요. 윗분말처럼 토닥토닥 힘들지?? 잘한다~해가며 얼르고 달래면서 님은 님생활 나름 해나가면 됩니다.남편분도 30년을 따로 산 사람이라 적응안돼는거고..소도보고 개도 보다 시간가니 인간되어가네요.물론 본인도 피나는 노력해야해요.원글님은 어떠한 사람인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돌아볼 필요도 있어요.그래도 내겐 이남자...였으니 결혼하신걸테고..이혼이 만병통치는 절대 아닙니다.원글님처럼 우울증까지 있으심 더욱..밖으로 좀 나가세요.다른 사람들 사는것도보고 남편바라기만 말고..

  • 3. 그러면
    '13.5.19 7:17 AM (121.124.xxx.15)

    합의이혼 안해주면 재판이혼이라도 하세요. 폭력 쓴지 5년이나 되었으면 증거도 좀 있고 하지 않으세요?
    저는 친정아버지가 남편분같이 예고없이 작은 일에 폭발하는 사람이었는데 (정도는 훨씬 훨씬 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년에 2번 정도만 보고 살아요.

    남의 일이라 이혼 부추기는 게 아니고요. 인생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데, 기쁘고 행복하게 까지는 아니라고 쳐도 슬프고 불행한 시간을 자꾸 보내기는 싫어요. 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고 만나도 기쁘지 않은 사람이랑은 가능한 한 시간 안보내려고 노력합니다.

    남편이 절실함을 느끼고 자기 성격 개조를 하지 않는 한 힘들 거 같아요. 저는 제가 아빠 성격을 좀 닮아서 아는데 몸도 피곤하고 나름대로 참다가 어느 순간 한계가 오는 거라서 컨디션 저하되면 무조건 남편이랑 애한테 경고 시작하고요. 컨디션 조절하면서 쉬고요. 명상이랑 마음공부도 많이 해서 거의 고쳤어요.

  • 4. 이럴때
    '13.5.19 7:22 AM (211.234.xxx.204)

    님이 제일먼저 해야할일은 독립입니다.경제적이든 정서적이든 남편을 떠나 혼자 살수 있을때 이혼을 선택하든 남편에게 변화가 생기든 합니다.폭력을 사용할때는 경찰에 신고하겠다 미리 말하고 신고를 하던지 시부모님께 도움을 청해서 남편을 시부모님집으로 쫒아내든 하세요.님이 뭔가를 일관되게 실행한다는걸 남편이 알아야 행동에 변화가 생깁니다.님자신을 믿으시고 하고싶은걸 하세요.이혼하면 안되는게 어디있습니까 사실 칼까지 들고오는 배우자 나같으면 아무리 용서를 빌어도 못살아요.

  • 5. 남편이
    '13.5.19 7:30 AM (211.234.xxx.204)

    이혼이 안된다고 해도 님이 소송하면 이길만한 상황인데 문제는 님 자신인거지요.애는 지금 중심에 세우지마세요.칼이 날아다니는 판국에 애를 방패막이로 쓸겁니까.님과 아이를 살리기위해 무엇이 최선인지를 생각해보시길.남편없어도 아빠없어도 다들 나름 잘살아가요.폭력은 나혼자의힘으로는 고쳐주기힘들어요.오죽하면 도박 폭력 같은건 이혼밖에 답이없다는 말이 나오겠어요..님이 남편을 너무 변화시키려 애쓰지말고 본인자신을 먼저 변화시키세요.나가서 운동도 하고 애 몇살인지 이젠 혼자 하교하라거나 하교후 학원보내고 학원버스로 귀가시키거나 하셔서 님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세요.상담은 꾸준히 오래받으셔야 효과가 있습니다.일년이 긴시간같아도 님이 살아온 사십년을 고쳐야하는데 일년이면 짧은거죠.그리곺무엇보다 열심히 자신에 대해 생각하세요.저도 남편과 헤어지고 또만나고 반복한뒤 결혼해서 후회가 많은지리 말이 길어졌네요.자신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세요..

  • 6. ..
    '13.5.19 8:29 AM (203.226.xxx.143)

    이혼 안해주면 소송하면 되죠.

  • 7.
    '13.5.19 9:05 AM (223.33.xxx.51)

    ....비슷한상황...등등... 저두 이혼했어요. 이혼햇다는말 아끼고싶지만... 지금... 남편이내게 없어도...아쉬운게...하나도없네요....넘좋아서....표정관리.. 해야해요.....행복해서...다시는...되돌아가고싶지않고요.. 행여나...그럴리없지만...잘못햇다고 할까봐 ...좀두려워요...

  • 8. .....
    '13.5.19 3:15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원글님 저랑 너무나 흡사하게 살고 계시는군요
    저두 매일매일 저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요
    이렇게 살다 죽을수는 없다 난 사람이지 개가 아니다

    남편은 .. 저와 아이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이혼은 안된다고 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커리어에 사회적 체면에 이혼이라는 단어가 챙피하다는 고전적 사고방식의 사람입니다

    매일 매일 꽉닫힌 남편의 방문을 쳐다보면서
    누가 먼저 죽나 내기하는 것도 같구... 독심술로 사람을 죽일수 있다면
    제가 미워하는 마음만으로도 벌써 남편을 수십번 죽였을 겁니다

    한집에서 이건 사는것도 아니고 서로에게 너무나 가혹한 일입니다

    사회적 체면 때문에 주위 사람의 시선이 두려워서 못한다는 그일
    남편이 못한다는 그일 이젠 제가 하려고 합니다
    제가 살아야 할것 같아서요 안그러면 죽을것 같아서요

    전 살고 싶습니다 하루라도 인간답게 사랑하면서 아껴주면서 그렇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1819 "나가요" 쇄빙선 밀어내는 아기 북극곰 3 ... 2013/07/08 2,072
271818 국수 소면으로 스파게티 해보신분? 8 허걱! 2013/07/08 8,163
271817 급하면 제게 돈 빌려 달라고 손 내미는 사람인데.. 3 춘천이야 2013/07/08 1,675
271816 유기농 율무차 가루로 된건 어디에서 살수 있나요 6 . 2013/07/08 2,551
271815 원가는 시중가의 몇 %나 될까요? 6 보통 2013/07/08 1,214
271814 와이파이 공유기를 설치하고푼데. 9 거북이 2013/07/08 1,495
271813 공유기를 혼자쓰는경우 1 스노피 2013/07/08 806
271812 개포동, 대치동, 도곡동 초등1학년 영어학원 추천해 주세요 6 나나나 2013/07/08 2,453
271811 이럴 경우 복비는 누가 내나요? 11 집주인 2013/07/08 3,180
271810 레인부츠 탈색은 방법이 없나요ㅜㅜ 5 이럴땐ᆢ 2013/07/08 912
271809 아빠어디가? 후라이드치킨 만드는중인데요...닭 속까지 잘 안익어.. 10 쓰미쓰부인 2013/07/08 3,992
271808 아이허브 베스트 아볼론샴푸요.. 본드로 감는것 같다는데 뭐죠??.. 5 아발론샴푸 2013/07/08 2,521
271807 청양고추 만진 손으로 눈을 비볐어요. 6 ㅜㅜ 2013/07/08 18,443
271806 오이지용 오이 저렴한데 없을까요 2 즐거운맘 2013/07/08 1,117
271805 수원쪽 부부상담 받을 수 있는곳 아시나요? 2 상담 2013/07/08 1,447
271804 어찌 재벌들은 구속만되면 병이 도지나봐여.. 1 .. 2013/07/08 727
271803 신발 좀 찾아주세요. 1 ^^ 2013/07/08 506
271802 비염이 오래되서 코맹맹이 소리가 안풀려요. 6 무늬만공주 2013/07/08 2,882
271801 대형 병원 이빈후과 유명의 1 유명의사 2013/07/08 4,949
271800 무능보다 더 무서운 건 무책임입니다 2 샬랄라 2013/07/08 1,324
271799 부엌칼 어디서 갈아요? 13 새댁 2013/07/08 1,935
271798 중3남학생 단짝친구등 교우관계 어떠신지.. 7 주니맘 2013/07/08 1,577
271797 아이허브의 귤젤리좋아하세요~?^^ 1 귤젤리 2013/07/08 1,511
271796 혹시 80대 부모님 암걸리신분 있으신가요? 15 2013/07/08 5,664
271795 제습기물 아까워서. 11 2013/07/08 8,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