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자룡 마지막회에서 진주 (스포)

난임이 조회수 : 3,494
작성일 : 2013-05-18 16:49:17

결국 진주는 김선생님과 결합하고 부른배를 감싸안은 채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는군요.

다 좋다고요. 착하고 예쁜 진주 행복하게 끝나는 거 보기 좋지요.

근데, 불임이라면서요? 불임이라고 갖은 고초를 겪고 솔이/하늘이도 입양하고 기타등등 했던거 아닌가요.

물론 개연성이 강한 드라마도 아닌데 뭘 따지냐 할 수도 있지만, 티비나 영화에서 보면 불임은 늘 이런식으로 다뤄집니다.

아무리 의학적인 문제이고 전문가가 결론을 내려도 그건 그거고, 정말 잘 맞는 다른 짝을 만나서 시도하면 임신이 되게 마련입니다. 결국 의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금 커플사이에 남들도 모르는 문제가 있다는 거지요. 우리나라 드라마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몇년전 헐리우드 영화중에 베이비 마마라는 나름 헐리우드치곤 진보적인 영화가 있었는데 거기서도 불임녀가 대리모를 고용해서 억지로 아기를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뜻대로 잘 안되고, 극 후반에 어떤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덜컥 임신이 되더라는 이야기지요. 결국 진정한 짝을 만나면 난임이고 불임이고 상관없이 아기가 생긴다는 거예요.

저는 결혼 8년차 안 생기는 난임이라 시험관 시술 세 번 시도끝에 2년전 아기를 얻었습니다. 누가봐도 수긍이 갈 조건이 잘 맞는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사랑해서 결혼한 남편이라 남들이 볼땐 의아해 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친정엄마가 아이가 생기지 않는 걸 몹시 괴로워 하셨어요. 얼른 아이가 주렁주렁 생겨서 하늘도 허락하신 커플이라는 걸 주위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으셨던 거죠. 저희 부부는 사이좋고 하루하루가 즐거워서 아기가 꼭 안생기면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입장이었는데 부모님께서 너무나 원하셔서 난임 클리닉을 시도하게 된것입니다. 물론 아기가 생겨서 기쁘고 행복하지만 그래도 아이 없던 예전도 좋아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이제 시험관으로 아기 낳았다는 말은 남들한테 하지 말자고 하세요. 그럼 다들 색안경끼고 보게 된다고. 더 기막힌건 고등학교 때부터의 절친 한명이 최근 저한테 자기 아이도 시험관으로 낳았다고 근데 그동한 저한테까지 그 사실을 숨겼다는 겁니다. "아니, 왜?" 물었더니 역시 친정엄마가 부끄러운 일이니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데요. 부부관계 문제있다는 거 (이 친구 부부는 진짜 문제가 있긴 한데) 남들한테 드러내게 된다고요. 전 모두에게 더 알리고 싶은 마음이예요. 내가 이만큼 힘들게 노력해서 얻은 소중한 아기라는 거 남들한테 얘기하면 더 축복 받을거라 믿고 있습니다만...

아무튼 진주는 사랑하는 김선생님과 어렵게 돌아돌아 결혼하게 된거잖아요. 충분히 행복하지요. 게다가 김인국씨는 이제 에이티 그룹을 맡게 되었으니 앞으로 둘이 바쁘게 일하고 사랑하고 즐겁게 지내면 되잖아요. 진주가 아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그 점이 아쉬우면 보육원에서 푸름이한테 정붙였듯이 입양을 하든 봉사를 하든 하면 되고요. 꼭 자기씨로 애를 만드는 게 사랑의 완성인가요? 아니 두 사이의 궁합이 그만큼 완벽하다고 증명해 보이고 싶었나요? 많이 아쉽네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드라마에서는 난임이 아닌데도 지환이를 첫째아이로 입양하지요. 그때도 솔직히 임신중이던 김남주 캐릭터 임신 했는데도 상관없이 아이 입양하길 바랬는데, 임신했던 아이가 잘못되고 나니 마음을 돌려먹고 입양을 결심하더군요. 그래도 그 드라마에서는 가족이란 화두에 대한 진정어린 고민이 느껴졌었습니다. 그래서 잃어버렸던 아들과 아버지가 만나는 장면도 오자룡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감동적이었고요.

난임이나 불임은 그 누구보다도 본인들에게 힘든 문제지요.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이지만 이런 식으로 허구적으로 극복시켜 버리면 지켜보는 난임 시청자들은 그만큼 더 마음이 아픕니다.

 

 

 

IP : 109.155.xxx.3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18 4:55 PM (175.249.xxx.100)

    그 생각 못하고 웃기네........다들 왜 배에 손을 얹고 그래....그러면서 봤는데....ㅋㅋㅋ
    임신했다고 손 얹고 다는 사람 없잖아요.

    불임이라고 그렇게 생난리를 치더만........작가가 미친 게 확실하네요.

  • 2. 오자룡작가야 뭐
    '13.5.18 4:56 PM (112.222.xxx.114)

    다시는 드라마 쓸생각하지 말라고 악플 단 시청자도 있었잖아요
    그 말은 좀 심했지만 그런 반응을 보인 사람도 많을만큼 드라마에 억지나 무리수가 많았어요

    남의 아픔을 다루는데 너무 무신경한 일부작가들 있죠
    속상하셨겠네요 원글님

  • 3. ...
    '13.5.18 4:58 PM (175.193.xxx.73)

    넝쿨당과 오자룡은 급이 다른 드라마잖아요..바랄 걸 바라셔야죠. ㅎㅎㅎ

  • 4.
    '13.5.18 5:03 PM (218.235.xxx.144)

    저도 공항에서 진주보고 황당ᆢ
    차라리 김선생 딸이랑 셋이 손잡고
    나왔다면 더 좋았을것 같아요

  • 5. 원글
    '13.5.18 5:52 PM (109.155.xxx.31)

    아이고 위로까지 해주시니 감사합니다만, 뭐 위로받고 싶어서 올린 글은 아니고요. 제말은 늘 이런 식이라는 거죠. 내 자식을 내 씨로 만들어서 내 밑으로 낳아야 부부간의 사랑이 완성된다는 이데올로기가 불임 난임을 다루는 방식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는 겁니다. 둘 사이만 좋으면 의사가 뭐라고 했건 다 된다는 거예요.

    뭐 그런 경우도 없는 건 아니죠. 현재 알려진 불임의 원인은 전체의 5%가 안된다고 들었어요. 그 이외는 이유도 모르니 알수 없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겠죠. 근데 안되는 건 안되는 거인 커플도 있고 그게 사랑이 약하거나 궁합이 안좋아서 그런것도 아닐 수 있다는 거예요. 왜 인정을 못하는 걸까요?

  • 6.
    '13.5.18 6:12 PM (177.33.xxx.179)

    이 드라마 한번도 본적 없는데 엄청 욕 하면서 다들 보셨나봐요.
    완전 관심밖이었는데, 주말에 풀로 시청해볼까 싶습니다 ^^

  • 7. .....................
    '13.5.18 6:38 PM (182.208.xxx.100)

    그냥 단순하게,드라마니까,라고 봐주세요,,,불임이라고했다가,생길수도 있는거 아니에요,,그냥 드라마는 드라마다,,,

  • 8. 근데
    '13.5.18 6:43 PM (211.60.xxx.236)

    불임인데
    노력하면 나중에 애 가질수 있다고
    본것 같은데요
    그니까 완전 불임은 아니었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5005 '용기있는자가 미인을 얻는' 라는 말 어떻게 생각하세요? 9 쿠커티 2013/05/22 5,284
255004 뜬금없는 문자 어떡할지 조언 좀.. 9 ... 2013/05/22 3,628
255003 배고프고 뭔가 먹고싶네요..참아야.. 8 괴롭 2013/05/22 1,284
255002 가방 좀 골라주세요~ 1 브릭스 2013/05/22 1,008
255001 쓴글 다 날라간거 다시썼어요 11 무서워요 2013/05/22 2,182
255000 뉴스킨 알투 드셔보신분~~~~^^ 2 비니유 2013/05/22 2,504
254999 저희집 등본에 아는 사람 이름이 갑자기 올라와 있습니다;;;뭐죠.. 5 엥?????.. 2013/05/22 6,230
254998 우리나라 가족제도에서 결혼생활을 해보니 동거가 낫겠더라 39 ㅇㅇ 2013/05/22 6,006
254997 "손버릇 나쁘다"며 알몸수색… 속옷도 못입게 .. 2 참맛 2013/05/22 2,165
254996 김남길은 선덕여왕 이후 비슷한 역할만 맡는거 같아요 10 ,, 2013/05/22 2,951
254995 해외 사시는 분들 먹거리 만족하세요? 24 배고파 2013/05/22 3,335
254994 키자니아나 잡월드요.. 5 키자니아 2013/05/22 1,753
254993 맛있는 돼지갈비집 추천 부탁드립니다!!!(외국인 친구방문시) 7 .. 2013/05/22 1,859
254992 아이가 그린 그림 1 6세남아 2013/05/22 747
254991 어묵 샐러드 냉동해도 되나요? 2 오이가 있어.. 2013/05/22 714
254990 여러분들 하루에 수면시간이 어느정도신가요... 15 졸려요 2013/05/22 3,496
254989 열무김치 시댁에 갖고가도 될끄나 고민이에요. 4 열무열무 2013/05/22 1,230
254988 지향이 사건 글 읽고 잠이 안오네요. 5 나거티브 2013/05/22 2,462
254987 주차된 차를 많이 긁었어요 5 한심이 2013/05/22 2,164
254986 공기청정기? 제습기? 어떤 걸 사야하나요? 3 2013/05/22 1,837
254985 남자들의 성희롱에 대한 갑론을박 23 ㅇㅇ 2013/05/22 2,680
254984 뉴스타파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4 참맛 2013/05/22 857
254983 요즘 썰전인가 하는 프로그램 7 AAD 2013/05/22 1,728
254982 재산이라곤 집 하나, 앞으론 어찌 할까요? 13 어디로가나 .. 2013/05/22 3,822
254981 들깨를 두유나 우유에 갈아 드셔보셨나요? 3 들깨 2013/05/22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