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 외동딸 키우고 있어요
예민하고 똘똘한 편이라 상황 파악이 빠른 아이어요
작년까진 아무 문제 없는 아이였어요
올해 유춘기 시작인지 이유없는 변덕( 본인 은 이유가 있겠지요 ㅠㅠ), 심한 짜증, 엄마에게 반항 등등
저한테 계속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훈육을 하면 강하고 짧게 하는게 아니라 잔소리가 되어지고 아이와 말싸움을 하는 상황이 되면서
그게 아이에게도 스트레스가 되었나 봐요
갑자기 근래들어 쉬를 바지에 싸버리더라고요
그럼 전 또 그거로 심하게 혼을 내고 그럼 아이는 점점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ㅠㅠ
그게 반복되다가 급기야 오늘은 처음으로 아이 엉덩이까지 때리면서
정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너 엄마 괴롭힐려고 그러는거지? 엄마가 너한테 잘못한게 뭐야? 엄마는 애지중지 키운 죄밖에 없어, 나한테 왜 이래?"
등등등 완전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을 쏟아내고 말았어요
48개월 아기한테 제가 무슨 얘기를 한건지 ㅠㅠ
아이는 계속 그런거 아니라고 울고 매달리고 전 뿌리치고 ㅠㅠ
아이에게 그러고 나서 한참 울다 정신차려보니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건가 싶고
아이 방에 가보니 책 읽고 있다가 얼른 안기는데 꼭 안고 미안하다고 말해줬어요
아이가 괜찮다고 하는데 어찌나 미안한지
그동안 제가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에게 했던 모든 폭언들이 생각나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사실 요 근래 남편과 사이가 안좋아 지면서 아이게게 화풀이를 많이 했던거 같아요
툭하면 소리지르고 아이를 뿌리치고 독설로 눈치를 보게 하고 ㅠㅠ
그 때문인지 요즘 부쩍 자신감이 없어지고 불안, 강박 증세를 보이는 듯 해요
그간의 일들이 생각나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남편과도 대화로 잘 풀었고요
저희 아이 엄마한테 받은 상처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까요?
저희 아이 다시 예전의 밝고 귀엽던 모습 찾을 수 있을까요?
어릴적 상처가 치유는 되지만 지워지진 않는다고 들었는데요
사실 저도 어릴적 엄마에게 들었던 모진 말들이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나거든요
지금은 엄마랑 사이가 좋은 편인데도요
저희 아이가 저처럼 엄마에게 받은 상처를 품고 살아가게될까봐 두렵습니다
다시는 아이게게 상처주는 말 하지 않을거여요 ㅠㅠ